"국민모임, 두 호랑이 살기에는 작은 산"… 천정배, 몸 불려 합류하나
  • ▲ 한때 [천신정]으로 불렸던 정동영·천정배 전 의원과 신기남 의원의 발길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04년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이 물러날 때의 [천신정]의 모습. ⓒ연합뉴스 사진DB
    ▲ 한때 [천신정]으로 불렸던 정동영·천정배 전 의원과 신기남 의원의 발길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04년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이 물러날 때의 [천신정]의 모습. ⓒ연합뉴스 사진DB

    4·29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원외 야권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천정배 전 의원은 광주 서구을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며 국민모임과의 '연대'를 거론하고 정동영 전 의원의 서울 관악을 출마설이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정동영 전 의원은 10일 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 출연해 "국민모임이 창당으로 가는데 있어서 4월 29일 보선은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며 "국민모임이 희망이 되겠다는 징표를 보선에서의 일정한 성과를 통해서 만들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소한 한 석이라도 건져야 국민모임의 가치 구현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정치와 (국민 삶의) 불평등 문제가 현재는 별개처럼 돌아가고 있지 않느냐"며 "이것이 국민모임이 재보궐선거에 임하는 입장"이라고 강조해, 원내 진입에 대한 강한 욕구를 숨기지 않았다.

    이런 측면에서 정치권에서는 정동영 전 의원의 서울 관악을 출마설이 '꺼지지 않는 불씨'다. 천정배 전 의원이 국민모임과의 '연대'는 거론하되 '합류'하지 않고 있고,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을 후보로 영입해 경기 성남중원에 공천한다는 방안도 물건너가고 있는 상황에서, 1석 확보를 위해서는 대중적 인지도가 가장 높은 정동영 전 의원이 나설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정동영 전 의원의 관악을 출마 고려는 처음 있는 일도 아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2008년 관악을에서만 5선을 한 이해찬 의원이 이 지역 불출마 선언을 했을 때, 출마를 고려하기도 했었다. 당시 이해찬 의원이 "정동영 전 의원이 관악을에서 출마하겠다는 것은 아무런 정치적 의미도 없고, 도의상 맞지도 않다"며 "굳이 서울에서 출마하려면 상징성을 가져야지, 당선 가능성 위주로 선택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력히 반발하는 통에 결국 무산된 바 있다.

    이처럼 정동영 전 의원이 이 지역과 연결고리를 찾자면 못 찾을 것도 없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까지 정 전 의원의 출마 여부는 관악을 지역의 관심사로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 ▲ 한때 [천신정]으로 불렸던 정동영·천정배 전 의원과 신기남 의원의 발길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04년 천정배 전 의원이 당시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로 당선되자 이를 축하하고 있는 정동영 전 의원과 신기남 의원의 [좋았던 한때]. ⓒ연합뉴스 사진DB
    ▲ 한때 [천신정]으로 불렸던 정동영·천정배 전 의원과 신기남 의원의 발길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04년 천정배 전 의원이 당시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로 당선되자 이를 축하하고 있는 정동영 전 의원과 신기남 의원의 [좋았던 한때]. ⓒ연합뉴스 사진DB

    한편 한 석이 급한 국민모임과 광주 서구을 출마 결심을 굳힌 천정배 전 의원은 맺어질 듯 맺어지지 않고 있다.

    천정배 전 의원은 9일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뒤 복수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국민모임은 최우선 연대 대상"임을 밝혔다. 반면 국민모임에 '합류'해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동영 전 의원과 달리 '합류' 여부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명백히 밝히지 않고 있다. 정동영 전 의원이 "합류를 기대한다"며 러브콜을 던졌음에도 마찬가지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모임이 원내 정당도 아닌 만큼, 국민모임의 이름으로 출마하는 것이 무소속 출마에 비해 이렇다할 실익이 없다는 점을 들어 천정배 전 의원이 국민모임과 동등한 지위에서 '연대'한 채로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를 치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와 관련, 야권에 정통한 관계자는 "국민모임이 아직 세(勢)가 미약해 두 호랑이가 살기에는 작은 산"이라며 "이미 DY(정동영 전 의원)가 자리를 잡고 있는데, 천정배 의원이 그 밑으로 들어가겠느냐"고 말했다. 광주 서구을에서 자력으로 당선을 노린 뒤, 국민모임에 들어가더라도 체급을 불려 들어갈 것이라는 예측이다.

    나란히 장관까지 지냈던 정동영~천정배 두 전직 거물이 국민모임의 이름 아래 모인다 해도 당장 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한때 두 사람과 함께 '천신정'이라 불렸던 새정치연합 신기남 의원의 일갈도 이를 반영한다. 신기남 의원은 13일 한 매체와의 만남에서 "자기들끼리 뭉친다고 해도 거기서 거기"라며 "천~정의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