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송영선,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 최근 국방부가 보고한 군사기밀을 국회의원들이 그대로 언론에 공개하면서 국가안보태세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대북(對北) 전단과 물품 살포 현황을 공개해 ‘보안 유출’ 논란에 휩싸인 미래희망연대 송영선 의원이 3일 김관진 국방부장관에게 공개적으로 항의했다.

    송 의원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내가 공개한 내용은 작년 천안함 폭침 이후 군이 대북심리전을 재개하겠다고 밝힌 것과 연장선에 있는데, 정부가 공개하면 비밀이 아니고 국회의원이 공개하면 기밀 유출이냐”며 김 장관에게 따졌다.

    그러자 김 장관은 “대북심리전 문제는 공개적으로 논의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송 의원의 이 같은 대응에 국방부는 당황스럽기만 하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다른 의원이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군 기밀을 누설했다며 날을 세웠던 송영선 의원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본인은 억울하다며 발뺌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해 천안함 등 군사기밀 유출과 관련해 다른 의원과 국방부를 싸잡아 비난할 땐 언제고, 이번엔 ‘어처구니 없다’ ‘(본인을) 기밀 유출자로 몰아간다’ 등으로 변명하는 것을 차마 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니깐 중간에서 항상 국방부가 중간에서 욕을 먹을 수밖에 없다”며 “여러 상황으로 인해 국방위 의원이 기밀자료를 요구할 때 안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자료를 건네주면 언론에 공개해버리니 참 답답하기만 하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이처럼 송 의원이 ‘억울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비공개를 전제로 한 보고 기밀들이 국회의원들을 통해 세세하게 언론에 공개되는 상황은 이만 저만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북한군의 서해5도 상륙설과 공도화(空島化)전략, 또는 다음차례로 경기도 포격설이 난무하는 등 우리 국가안보는 위기상황 아래 놓여 있다. 아울러 북한이 곧 2차, 3차 무력도발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잇따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의 중대한 군사기밀들이 언론을 통해 줄줄 새나가는 것은 바로 북한의 노림수에 말려드는 것이며, 이를 국회의원과 언론이 깨달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한용섭 국방대학교 부총장은 최근 KBS1-TV ‘일요진단’에 출연해 “우리 국회의원들은 국가기밀 관련 사안을 대수롭지 않게 자랑삼아 말한다”며 “이는 시급히 고쳐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송영선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대북심리전은 지난 2004년 6월 남북 합의 하에 중단했지만 지난해 3월 천안함 폭침 만행이 발생하자 정부는 같은 해 5월 대북심리전을 재개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면서 “대북전단지 살포 현황까지 언론에 공개됐기 때문에 국회 국방위원으로서 그 현황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자료를 수집해 언론에 공개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