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에서 誤認으로 核전쟁이 일어날 가능성

    북한에서 누가 어떤 의사 결정 과정을 거쳐 핵미사일 발사 단추를 누르느냐가 문제이다.
    김정은이 오판이나 발작으로 발사 단추를 누르려고 할 때, "안 됩니다"라고 건의할 사람이 있을 것 같지 않다.



  • 趙甲濟    
     
    1995년 1월25일 러시아의 모스코바. 보좌관이 가방 하나를
    옐친 대통령에게 건넸다.
    4분 전 노르웨이 근해에서 미사일이 발사되어 날아오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항적이 스크린에 나타났다.
    옐친이 발사 단추를 누르면 러시아의 핵미사일이 미리 지정된 목표물을
    향하여 날아갈 판이었다.

    러시아군 참모총장 콜레스니코프 장군도 다른 곳에서 스크린을 보고 있었다.
    로켓이 단계적으로 분리되는 것으로 봐서 중거리 탄도 미사일로 추정되었다.
    西유럽의 나토 동맹국에 배치된 美製(미제) 퍼싱 미사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했다.
    항적의 경로로 봐서 미국 잠수함에서 모스코바를 목표로 발사한 듯했다.
    참모총장은 옐친에게 전화를 걸었다. 대통령은 6분 안에 발사 여부를 결정해야 했다.
    수 분 더 항적을 관찰한 결과 러시아 지도부는 미사일이 러시아 영토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 나중에 밝혀진 바로는 이 항적은 노르웨이가 오로라를 연구하기 위하여 쏜
    과학 로켓이었다. 노르웨이는 발사 예정 사실을 러시아에 통보하였으나 이 정보가 군 당국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오해가 빚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냉전 시대의 核 사고 보고서를 종합하면 핵무장 국가의 핵공격으로 핵전쟁이 일어날 확률보다는 사고로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았다고 한다. 작동 실수로 비행기에서 핵폭탄을 떨어뜨린다든지. 핵탑재 비행기에서 불이 난다든지, 핵탑재 미사일의 폭발이나 레이더와 컴퓨터의 오작동 같은 사례들이 있었다. 1958년 마크 36형의 수소폭탄을 실은 미국의 B-47 폭격기가 모로코의 미군 기지에서 활주로를 향해 진입중 불이 났다. 폭격기는 두 동강 났고, 불은 두 시간 반 계속되었다. 기지 요원들은 긴급철수하였다. 다행히 핵탄두의 화약은 폭발하지 않았다. 이 사고는 비밀에 붙여졌다.

    그 6주 후 마크 6 핵탄두를 싣고 가던 미군 폭격기 안에서 한 승조원이 폭탄 투하 수동 레버를 잘못 건드렸다. 핵탄두가 떨어졌는데 다행히 이 탄두엔 핵물질 코어가 삽입되지 않은 상태였다. 폭약만 폭발, 땅에 큰 구멍을 냈을 뿐이었다.

    1960년 콜로라도의 北美방공 사령부(NORAD) 컴퓨터가 방금 소련이 미국을 향하여 전면적인 핵미사일 공격에 나섰다는 경보를 발령했다. 핵폭탄이 수 분 이내로 떨어질 확률은 99.9%라는 것이었다. 당시 흐루시초프는 유엔에 참석하기 위하여 뉴욕에 있었다. 이를 근거로 사령부는 오작동이라고 판단하였다. 나중에 밝혀진 바로는 그린란드의 조기경보 시스템이 노르웨이에서 달이 떠오르는 것을 미사일 발사로 인식하였다는 것이었다.

    1979년 북미방공사령부 컴퓨터가 소련의 전면공격이 시작되었다고 경보했다. 미국의 폭격기, 미사일 기지에 비상이 걸렸다. 공항 관제소엔 민간 여객기에 대한 즉시 착륙 명령이 떨어질지 모른다는 주의가 하달되었다. 이 경보 또한 교육용 워게임 테이프를 한 기술자가 컴퓨터에 잘못 끼운 데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1년 뒤에도 비슷한 소동이 벌어져 카터 대통령의 안보 보좌관 브레진스키를 밤중에 깨우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 사고는 컴퓨터의 결함 때문이었다.

    미국의 핵전쟁계획은 핵공격이 임박할 때의 대응전략이 너무나 단순하였다. 핵 공격에 대해선 '전면적인 핵공격'으로 대응한다는 것이었다. 즉 어떤 경우에도 적의 핵공격을 받은 이후를 상정하지 않았다. 그러니 즉각 대응에 모든 것을 걸었다. 시간에 쫓기면 오판을 하기 쉽다. 여기에 핵 사고의 위험이 있다.

    북한이 핵무기를 소형화하여 미사일에 갖다 붙이는 이른바 核미사일 실전 배치가 임박하였다. 일단 核미사일이 실전배치된 후엔 계획적인 핵사용에 의한 재앙보다는 상호 오해나 기계 오작동에 의한 사고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다.

     1. 미국 정부의 심리 분석에 따르면, 김정은은 성격이 '위험하고, 예측불능이며, 폭력을 좋아하고, 과대망상적이다.' 이런 자가 발사 단추를 누르는 자리에 있다는 것은 어린 아이의 손에 라이터를 쥐어준 것과 같다. 화재 위험이나 핵사고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다.
     2. 북한에서 누가 어떤 의사 결정 과정을 거쳐 핵미사일 발사 단추를 누르느냐가 문제이다. 김정은이 오판이나 발작으로 발사 단추를 누르려고 할 때, '안 됩니다'라고 건의할 사람이 있을 것 같지 않다.
     2-1. 북한이 신뢰할 만한 핵미사일 발사 결정 과정과 시스템을 갖출지 의문이다. 한국, 미국, 일본이 발사 결정 과정의 합리성을 의심하게 되면 민감하게, 선제적으로, 과격하게 대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3. 북한정권도 핵미사일을 실전배치한 다음엔 더욱 예민해질 것이다. 韓美군사 훈련중 미군 폭격기가 접근하면 '우리 核미사일을 파괴하려는 것이 아닐까' 의심, 核미사일을 쏠지도 모른다.
     4. 긴장하기는 한국 측도 마찬가지이다. 레이다에 이상한 물체가 남하하는 게 잡히면 핵폭탄을 실은 것으로 간주, 강경한 대응을 할 수도 있다. 북한의 통상적인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핵미사일 실제 발사로 오인, 선제공격을 했다가 北의 핵공격을 부를 수도 있다.
     5. 北에서 쿠데타나 암살이 발생하면 지휘체제가 무너져 핵미사일 발사 단추를 누르는 사람이 자주 바뀌고 발사 권한이 흔들릴 것이다. 자연히 사고 위험성이 높아진다.

    北의 핵미사일 實戰 배치는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핵폭발의 위험성을 극적으로 높인다. 이는 대한민국이 절대로 용인할 수 없는 조건이다. 사실상 선전포고로 받아들이고 대응해야 할 중대사이다. 대한민국 정부는 미리 이런 요지의 성명을 발표해놓는 게 어떨까?

    '우리는 北의 핵미사일 實戰 배치를 국가의 독립과 생존을 위협하는 금지선으로 설정한다. 만약 북한이 이 금지선을 넘으면 대한민국은 국가 생존 차원에서 자위권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하여 대응할 것이다. NPT 탈퇴, 자위적 핵무장에 대한 국민투표, 철수한 미군의 전술핵 재배치 및 공동사용권 요구 등도 배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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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술核무기 재배치한 다음 韓美가 공동사용권을 갖는 방안

    2009년11월 현재 벨기에,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터키가
    미국의 核무기를 自國 영토안에서 보관, 공동사용권을 갖고 있다.

    趙甲濟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核共有(핵공유)정책'이란 걸 갖고 있다.
    核무기를 개발하지 못한 국가가 核보유국가의 核무기를 自國(자국)영토에 가져다 두고
    戰時(전시)엔 공동으로 사용에 참여하는 제도이다. 3大 核보유국인 프랑스, 영국, 미국 가운데
    미국만이 이 정책을 실천하고 있다.

    2009년11월 현재 벨기에,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터키가 미국의 核무기를 自國 영토안에서 보관하고 있다. 거의가 1~340kt짜리 전술핵무기이다. 평시엔 이 核무기의 관리권을 미국이 갖고 있다. 하지만 전쟁이 일어나면 미국과 해당 국가가 공동으로 협의하여 사용한다.

    미국은 核共有 정책이 없으면 독일이 소련의 核위협에 대응, 독자적으로 核개발을 할 것으로 보고 이런 제도를 만든 것이다. 만약 한국이 北核에 대응, 자위적 核개발을 할 것이 확실하다고 판단하면 미국은 이를 막기 위하여 한국에 전술核무기를 배치하고 공동사용권까지 보장해줄지 모른다.

    미국이 약속한 核우산은 믿을 수 없다. 북한의 核무장을 막지 못한 핵우산은 이미 찢어진 우산이다. 미국이 한국을 위하여 핵폭탄을 사용할 것인가. 만약 북한이나 중국이 서울에 핵폭탄을 투하하면 미국은 한국을 지키기 위하여 북경과 평양을 향하여 핵폭탄을 실은 미사일을 쏠 것인가? 그렇게 하면 뉴욕이 核공격을 받을 것이다. 즉, 미국은 서울을 위하여 뉴욕을 포기할 것인가? 미국 여론과 議會(의회)가 이를 허용할 것인가?

    미국이 전술核무기를 한국에 재배치하면 된다는 주장을 하는 이들도 있다. 미국이 배치한 전술核무기의 관리 및 사용에 한국이 공동으로 참여한다면 고려해볼 만하다. 그러지 않고 미국이 전술核무기를 갖다 놓기만 한다면 큰 의미가 없다.

    한국 정부와 국민들은 늦기 전에, 즉 북한정권이 核미사일을 實戰(실전)배치하기 전에 생존권 차원에서 自衛的(자위적) 핵무장을 결단해야 한다. 서울을 지키기 위하여 미국이 평양을 때리고 뉴욕을 희생시킬 것인가? 이런 질문에 오바마가 '예'라고 답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살 길을 찾아야 한다.

    프랑스가 NATO를 믿지 않고 독자적인 核무장을 한 것은 미국이 소련의 核공격으로부터 유럽을 방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프랑스 국가 지도부는 비록 프랑스가 약하더라도 더 강한 소련에 대하여 核억지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전략론을 발전시켰다.
    드골 대통령은 이렇게 말하였다고 한다.

    '10년 안으로 우리는 러시아 사람 8000만 명을 죽일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할 것이다.
    나는 8000만 명의 러시아인을 죽일 수 있는 나라를 그들이 간단히 공격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8억 명의 프랑스인을 죽일 수 있다고 해도, 물론 프랑스인이 8억 명이라면 말이다.'

    [조갑제닷컴=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