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의 빈틈! 통일 향해 나아가는데 찌라시에 발목 잡혀서야…
  • ▲ 청와대를 뒤흔들고 있는 정윤회 문건을 주요 보도한 언론들. ⓒYTN 방송화면
    ▲ 청와대를 뒤흔들고 있는 정윤회 문건을 주요 보도한 언론들. ⓒYTN 방송화면

    집권 3년차를 맞는 박근혜 정부가 권력암투설을 담은 찌라시(증권가 정보지)에 발목 잡혀 휘청거리고 있다.

    여론의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철통같던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40%선이 붕괴되며 취임 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심지어 집토끼들도 등을 돌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최대 지지층으로 꼽히는 영남지역과 중장년층의 이탈이 두드러진다. 최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50~60대 이상 지지율은 두 자릿수 넘게 떨어졌고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 지역 지지율도 눈에 띄게 하락했다.

    두 말할 필요 없이 ‘정윤회 문건 유출’의 충격 때문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강 건너 불 구경이다.

    당장 야권 진영은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 ‘탄핵(彈劾)’까지 요구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SNS 상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 탄핵론이다.

    일부 세력의 정치공세라고 쉽사리 치부할 수 없는 위기다. 그럼에도 청와대 비서진들은 “검찰수사를 지켜보자”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할 뿐 출구전략을 전혀 찾지 못하고 있다.  

  • ▲ “내년 싸움 준비 완성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전쟁을 기다리는 북한 김정은의 모습. ⓒ북한 선전매체 보도화면
    ▲ “내년 싸움 준비 완성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전쟁을 기다리는 북한 김정은의 모습. ⓒ북한 선전매체 보도화면


    #. 통일의 호기를 내칠텐가?


    통일(統一)은커녕 야권의 눈치만 보다가 레임덕에 빠질 지경이다.

    박근혜 정부의 최대과제는 단연 한반도 통일이다. 대외환경은 우호적이다. “통일은 전 세계의 대박”이라는 박 대통령의 발언에 주변국과 열강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도 오는 18일(현지시간) 유엔총회 본회의에서 정식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고립이 가속화되고 있다. ‘김씨 왕조’를 감싸던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에 등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 푸틴은 북한을 돌볼 겨를이 없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제 코가 석자다. 루블화 가치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서방의 경제 제재와 최근의 유가 하락으로 인해 올해 들어서만 58% 폭락했다. 1998년 외환 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러시아 중앙은행은 16일 새벽 기준금리를 10.5%에서 17%로 올리는 비상조치를 단행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사상 최대 폭의 금리 인상이라는 긴급 처방이 실패하면서 러시아가 자본 통제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내부 사태가 이토록 심각한 만큼 푸틴 대통령은 북한을 돌아볼 겨를이 없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중론이다.

  • ▲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정상회담을 갖고 있는 모습. ⓒYTN 방송화면
    ▲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정상회담을 갖고 있는 모습. ⓒYTN 방송화면



    . 권력강화에 여념 없는 시진핑 주석

    북한과 혈맹(血盟) 관계를 유지해왔던 중국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중국은 현재 ‘부패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단순히 개인의 비리를 단죄하는 차원이 아닌 중국 공산당의 고질병이었던 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시진핑 주석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호랑이(고위 부패 관료)와 파리(하위 부패 관료)를 한꺼번에 때려 잡아야 한다”고 선언했다. 지금 부패를 바로 잡지 않으면 국가의 존망까지 위협할 것이란 판단이다.

    그는 저우융캉(周永康) 전 공산당 상무위원 겸 중앙정법위원회 서기에 이어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에게 칼을 겨누고 있다. 이는 곧 시진핑 국가주석의 권력강화와 직결된다.   

    중국 정세에 밝은 전문가들은 “시진핑 주석이 내부 문제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오로지 북한을 위해 모든 것을 걸 수는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더욱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중국이 대놓고 ‘김씨 왕조’를 두둔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 많다.   

    . 유가 하락에 따른 경제여건 형성

    국제유가 하락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내년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쏟아지고 있다.

    국제유가 급락과 함께 환율과 채권 가치의 하락세가 심화되고 있는 원자재 수출국과 달리, 우리의 경우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움직임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전문가는 “유가 하락은 일정 기간 이후 소비자의 가처분소득 증가와 기업들의 원가 절감을 이끌어내고 내년 2분기부터 수출 경기는 물론 국내 제조업 경기가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경제여건과 주변정세’ 등 통일을 위한 필수 요소가 형성되고 있다. 세계 열강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의 목을 조일 절호의 기회가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 ▲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정상회담을 갖고 있는 모습. ⓒYTN 방송화면



    #. 청와대, 이대로 괜찮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컨트롤타워는 연일 뒤숭숭하기만 하다.
    ‘찌라시’를 우습게 보다가 발목이 잡힌 청와대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이제 꼬일대로 꼬여버린 실타래를 누군가가 풀어야 한다.

    정치권에서는 어지러운 정국을 타개하기 위해선 청와대 내부의 인적쇄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무너진 신뢰를 다시 회복하는 방법은 쇄신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와대 내외 측근들에 대한 구설수가 쏟아지고 있는 시점이라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설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청와대 비서진을 총괄하는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이 총체적인 책임을 지고 사태를 해결할 소방수 역할을 해야한다는 얘기다.

    “박근혜 정권 3년차 출범의 시작은 김기춘 실장의 자진사퇴가 돼야 한다”는 정치권 일각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 ▲ 청와대 문건 파문과 관련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뉴데일리 DB
    ▲ 청와대 문건 파문과 관련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뉴데일리 DB


    . 누군가 책임지고 사태를 수습해야


    물론 김기춘 실장으로서는 억울한 측면도 있다.

    아들은 지난해 말 갑자기 쓰러져 식물인간 상태다. 아내는 늘 눈물로 세월을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김기춘 실장은 늘 “비서는 입이 없다”며 입버릇처럼 말해온 원칙을 몸소 실천해왔다.

    또 지난 8월 김기춘 실장은 이례적으로 춘추관을 찾아 기자들에게 말했다. “바라건데 대통령님의 환한 모습을 많이 찍어주길 바란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낸 김기춘 실장이다.    

    그러나 이제는 결단이 필요하다.
    청와대 내부에서 시작된 파문을 청와대 내부에서 마무리 지어야 한다.
       
    검찰총장(1988년 12월~1990년 12월), 법무부장관(1991년 5월~1992년 10월), 3선(15~17대) 국회의원, 그리고 현재 대통령비서실장까지. 명예로만 보면 이미 ‘천수(天壽)’를 누렸다.

    1960년 사법고시에 합격한 이래 김기춘 실장이 나라의 녹을 먹고 지낸 지 벌써 수십년이다.

    ‘도마’ 안중근 의사의 유묵: 위국헌신 군인본분(安重根義士遺墨-爲國獻身軍人本分)

    김기춘 실장이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자세로 박근혜 정부가 처한 위기를 뚫을 돌파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정치권 원로들의 지적은 괜한 얘기가 아니다.

    김기춘 실장이 공직사회에 기여할 유일한 기회이자 마지막 도리를 내쳐선 안 된다는 것이다. 

    “사표 요구에 떠밀리기보다는 억울하더라도 책임을 안고 먼저 사표를 던지는 게 박근혜 정부를 위한 길”이라는 제언을 김기춘 실장 스스로 가슴에 새길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