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 비서실장이 걸림돌, 3년차 출범 발목! 박근혜 정부 쇄신은 어디로?

  • ‘7시간 미스터리 논란-청와대 문건유출 파문’ 등 각종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는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이 물러날 뜻이 없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이른바 ‘불통(不通)의 늪’이다.

    김기춘 실장은 2일 청와대 비서실 시무식에서 “돌이켜보면 우리 나름대로 노력한다고 하지만, 여러가지 불충(不忠)한 일들이 있어 위로는 대통령님께, 나아가서는 국민과 나라에 많은 걱정을 끼친 일들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기춘 실장은 “금년에는 모두가 가슴에 손을 얹고 자기 자신을 반성하고 이곳에 일한다는 영광이 자기 자신을 위해 있다는 이기심, 다른 마음을 품어서는 안된다. 그런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여기 근무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청와대 비서실은 더욱 기강을 확립하고 규율을 확실히 해서 모든 정부기관의 모범이 되고 대통령에게도 쓸모있는 비서, 행정관이 되기를 모두 다짐하기 바란다. 저도 더욱 노력할테니 여러분도 분발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기춘 실장의 이러한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경질을 요구하는 압도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유임’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을 불구속 기소하고 수사를 마무리하기로 하면서 내부적으로 김기춘 실장에 대한 책임론을 조용히 덮으려 한다는 것이다. 


    비단 야당 뿐만이 아니다.
    여권 안팎에서도 김기춘 실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는 상황이다.

    앞서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1일 평화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기춘 비서실장이나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은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물러나야 한다”고 꼬집었다.

    “청와대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이들이 그대로 눌러앉게되면 인적 쇄신이 불가능하고, 국정의 동력이 붙지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 이만섭 전 국회의장. ⓒ연합뉴스 사진DB
    ▲ 이만섭 전 국회의장. ⓒ연합뉴스 사진DB



    <조선일보> 역시 사설을 통해 “청와대 비서들 사이에서 내분(內紛)에 가까운 상황이 빚어졌는데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은 비서실장과 여권 실세들조차 버거워하는 존재로 변한 ‘문고리 3인방’에 대한 뒤처리가 있어야 한다”며 김기춘 실장을 포함한 일부 비서진의 교체를 촉구했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여전히 여론에 귀를 닫고 있다.

    지난 18일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기춘 실장을 비롯한 여론의 인적쇄신 요구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었다.

    “쇄신요구에 귀를 닫는 것은 아니다. 여론을 듣고 있다. 여러분들이 제시하시는 쇄신안에 대해서도 언론의 고견과 의견을 눈여겨 보고 있다.”

    그러나 결국 변한 건 없었다.

    박근혜 정부 3년차 출범의 첫 단추를 꿰는 일이다.
    청와대의 불통(不通) 행보를 두고 연일 쓴소리가 쏟아지는 상황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불통(不通) 이미지’를 지적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청와대를 소통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청와대를 향한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청와대가 천지분간을 못하고 있다.”

    비선실세 의혹을 둘러싸고 오죽하면 여당 의원들의 입에서 이런 얘기까지 나오게 됐을까?

    새누리당의 한 중진급 의원은 “이대로 사안을 덮어버리기에는 일이 너무 커져버렸다. 청와대 비서진을 대표하는 김기춘 실장의 책임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향후 국정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청와대 내부 인적쇄신이 반드시 필요하고 더 이상 늦춰져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비록 억울한 부분이 있더라도 스스로 책임을 안고 사표를 던지는 게 박근혜 정부를 위한 길”이라는 정치권 원로들을 제언을 김기춘 실장은 새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