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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2 월,화 드라마(밤10시) <상어> (연출 박찬옹, 차영훈 / 극본 김지우) 16일 방송에서 이수에게 흔들리는 해우와 이를 알게 된 남편 하석진의 고뇌가 보는 이로 안타깝게 한다. 

    가야호텔 회장인 조상국(이정길)의 손녀인 해우(손예진)와 조회장의 운전기사인 한영만의 아들인 이수(김남길)는 배경이 전혀 다르다. 궁궐같은 집에서 사는 해우는 불화하는 부모님 밑에서 마음을 잡지 못하고 반항적인 불량학생이었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이해하고 다독여 준 사람이 이수였다. 둘의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의문의 뺑소니 사고로 이수는 죽었고 이수로 인해 해우는 검사가 되었다.

    둘의 사랑을 지켜보면서도 준영(하석진)이는 남몰래 해우를 변함없이 사랑했다.
    이수가 죽고 사라지니 둘은 자연스레 결혼했다. 하지만 석진의 마음 깊은 곳에는 친구이기도 했던 이수가 불안한 그림자로 자리잡고 있었다.  행복한 신혼 초에 준영이 물어본 적이 있다.

    "만약에 이수가 살아 있어도 나와 결혼했을까?"

    검사인 해우는 늘 바쁘다. 아내에 대해서 이러구 저러구 한 번도 토를 달거나 무엇을 요구한 법이 없고 아내 말을 잘 따르는 준영은 웬지 늘 유리처럼 위태하다. 오빠라고 부르면서 남편을 존중하는 해우지만 아내로서 살갑게 대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그저 아내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이수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각자의 일에 충실하며 안정된 결혼생활을 잘 유지하고 있었다.

    결혼식 날 이수는 의도적으로 해우 앞에 나타났었다. 교통사고로 수술하여 전혀 다른 얼굴이 되었는데도 해우는 이수에게 이상하게 끌린다. 이수는 고등학교 때 같이 마음을 나누며 했던 말을 툭툭 던져 해우를 혼란스럽게 했었지만 그 뿐이었다. 

    하지만 이수가 의도적으로 접근하므로 계속 부딪히게 되었고 해우는 이수를 제일 먼저 알아본다.

    이현(남보라)을 구하다 다친 것을 알게 된 해우는 갈등하다 이수 오피스텔로 달려간다. 그 날 준영이도 김준이 이수임을 뒤늦게 깨닫고 해우 뒤를 쫓아간다. 

    이수를 만나 보고 해우는 그냥 돌아서 간다. 이수는 오피스텔로 들어가다가 문을 열고 뛰쳐나온다.
    해우는 벅차 오르는 감정에 휩싸여 엘리베이터를 기다리지 못하고 계단으로 내려가고 있다. 이를 본 이수는 처음으로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드러낸다. 해우를 뒤에서 껴안으며 눈물을 흘리며 말한다.

    "가지 마! 가지 마!"

    그 말 속에는 홀로 오랜 세월 꽁꽁 묶어 두었던 외로움이 실처럼 풀려 나온다. 
     



    다시 안으로 들어 갔던 해우는 잠든 이수를 바라보다 조용히 나오는데 이를 석진이가 본다. 준영이는 큰 충격과 절망감으로 술을 먹고 거리를 헤메다 뺑소니 교통사고로 죽은 아끼는 동생을 둔 납골당으로 가서 주저앉는다. 

    "준호야! 형이야! 보고 싶다!" 

    동생을 보고 싶어하며 울음을 삼키는 모습에서 준영이의 가슴이 찢어지고 갈라지는 말 할 수 없는 고통이  느껴진다. 그 뒤로 아내라면 무조건적이었던 준영은 아내를 멀리한다.

    해우는 남편을 사랑해서 결혼한 것이 아니었을까? 단순히 이수가 없어서 그 자리를 대신 메꾸어 준 사람인가? 
    어릴 때 첫사랑이었던  이수! 첫사랑을 넘어 해우에게 특별한 존재였던 이수이다.

    흔들리는 것은 당연하다. 더군다나 자신의 할아버지 때문에 인생을 망쳤다. 아직도 그 고통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수에 대해서 아무 관계가 아니라도 뜨거운 연민이 솟아날 것이다.

    사랑은 무엇인가? 흔히 감정적인 어떤 강렬한 끌림으로 오도한다. 수많은 드라마와 소설속에서 특별한 감정적인 것으로 묘사하여 사랑에 대하여 이러구 저러구 말은 하지만 우리 모두는 여전히 환상을 갖고 있다.

    그 감정은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 한 사람을 사랑하기 위하여 선택하는 과정일 뿐이다. 불꽃처럼 황홀하고 아름답게 활활 타 오르지만 그 강렬한 불꽃이 책임까지 타 오르게 하지 않는다. 진정한 사랑의 완성은 결혼을 통해서만 이루어 질 수 있다.

    이제 드라마에서 유치한 감정놀이로 현혹시키는 사랑에서 벗어 나 외국인들의 사랑을 모방하는 것에서 벗어 나 진정한 사랑을 보여 줄 수있는 작가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

    미국개척시대를 다루는 영화에서 평화로운 한 가정에 한 나그네가 들렀다. 그 나그네는 누가 봐도 너무나 멋지고 매력적이고 훌륭한 남자였다. 사랑하는 아내는 마음이 흔들린다. 남자가 하룻밤 묵고 있는 방 앞에서 문고리를 잡고 고뇌하다가 돌아선다. 이것을 다 지켜보는 남편은 모른척 한다. 이런 것이 진정한 사랑이지 않은가?

    자기를 포기하는 고통을 딛고 성숙함으로 서로를 놓아주고 서로를 축복해 주는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오래도록 생각케 하는 그런 사랑을 보여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