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클래식 위상 반영, 오는 10~11일 이천아트홀서 결선 무대오케스트라 협연 라운드 신설 등 국제 공동 운영 체제 구축
  • ▲ 사진 왼쪽부터 조정현 한국국제예술학교 이사장 겸 지휘자, 스테판 재키브 심사위원, 아숏 카차투리안 이자이 콩쿠르 설립자, 엘레나 라브레노프 콩쿠르 총감독 겸 설립자, 남카라 콩쿠르 한국국제예술학교 교장, 조엘 스밀노프 심사위원장.ⓒ프레인글로벌
    ▲ 사진 왼쪽부터 조정현 한국국제예술학교 이사장 겸 지휘자, 스테판 재키브 심사위원, 아숏 카차투리안 이자이 콩쿠르 설립자, 엘레나 라브레노프 콩쿠르 총감독 겸 설립자, 남카라 콩쿠르 한국국제예술학교 교장, 조엘 스밀노프 심사위원장.ⓒ프레인글로벌
    '이자이 국제 음악 콩쿠르'의 최종 결선 무대가 오는 10~11일 양일간 경기도 이천아트홀에서 개최된다.

    해외 유명 국제 콩쿠르의 파이널 라운드가 국내에서 치러지는 것은 국내 클래식 역사상 최초다. 이번 한국 결선 유치는 단순히 경연 장소의 지리적 확장을 넘어 세계 클래식 무대의 중심축이 아시아, 특히 한국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자이 콩쿠르는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외젠 이자이(1858~1931)의 예술적 유산과 인간적 진정성을 기리기 위해 2018년 벨기에 리에주에서 창설됐다. 리에주는 벨기에 남동부에 자리한 인구 70만 명 규모의 도시다.

    세계 최고 권위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전신(1937년 창설 당시 이자이 콩쿠르)과 이름은 같으나, 2018년 바이올리니스트 엘레나 라브레노프 총감독과 피아니스트 아숏 카차투리안 예술감독 등이 젊은 예술가들의 국제적 교류를 위해 새롭게 설립한 독립적 경연 대회다.

    바이올린과 실내악 부문으로 출발한 대회는 이후 피아노와 첼로 부문을 추가해 운영하기도 했으나, 2023년부터 대회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바이올린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인으로 2021년 바이올리니스트 김서현이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사상 첫 해외 결선지 확정은 남카라(바이올리니스트) 한국국제예술학교(KISA) 교장이 지난해 이 대회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면서 결실을 맺었다. 남 교장과 라브레노프 총감독은 젊은 연주자 교육 철학과 '기교보다 음악적 해석과 깊이를 중시하는 경연의 방향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라브레노프는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로데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매년 수백 명의 지원자 중 약 70%가 아시아 출신인 상황에서 한국에 가장 훌륭한 파트너(KISA)가 있었기에 주저 없이 결정을 내렸다"며 "이번 결선은 벨기에와 한국의 문화적 교류 폭을 넓히는 음악적 가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대회에는 전 세계 23개국에서 121명의 바이올리니스트들이 지원했다. 벨기에 본부에서 온라인 영상 심사와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치러진 1·2차 예선 및 준결선의 관문을 뚫고 최종 20명(주니어 8명, 시니어 12명)이 파이널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 ▲ '2026 이자이 콩쿠르' 준결선 심사위원.ⓒ프레인글로벌
    ▲ '2026 이자이 콩쿠르' 준결선 심사위원.ⓒ프레인글로벌
    한국 결선에서는 콩쿠르 최초로 '시니어 부문 오케스트라 협연 라운드'가 도입됐다. 기존의 피아노 반주 형식을 벗어나, 실제 오케스트라와의 호흡을 통해 종합적인 음악성과 협연 역량을 평가하겠다는 취지다. 지휘자 조정현(KISA 이사장)이 이끄는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협연하며 베토벤, 브람스, 시벨리우스, 차이코프스키 등 거장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선보인다.

    20명의 결선 진출자 중 한국인 연주자는 이세나(주니어), 김아인(시니어), 임해원(시니어) 등 3명이다. 심사는 조엘 스밀노프 위원장을 비롯해 최은식, 알렉상드르 페예, 스테판 재키브, 에레즈 오퍼, 키릴 트루소프 등이 참여해 작곡가의 비전 구현 능력과 연주자의 개성 간 균형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스밀노프 심사위원장은 "그동안 열정과 성실함을 갖춘 훌륭한 한국인 제자들을 수없이 만나왔다"며 "클래식은 서양에서 출발한 음악이지만, 이제는 오히려 뛰어난 연주자를 배출하고 있는 동양에 와서 배워야 할 때다. 세계 클래식의 중심으로 발돋움한 한국에서 결선을 치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고 말했다.

    시니어 부문 최종 우승자에게는 상금과 함께 세계 유수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기회, 1년간 이탈리아 명기를 무상 대여받는 특전이 주어진다. 경연 기간 중에는 스트라디바리우스를 포함한 세계적 명기 전시회와 마스터 클래스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KISA 캠퍼스 등에서 진행된다.

    한국 결선은 단발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국내 음악계에 주목을 받고 있다. 조직위원회는 2027년 결선까지 한국에서 연속 개최하기로 확정했다. 2028년부터는 벨기에 리에주와 한국을 격년으로 오가며 결선을 공동 운영하는 정기적인 '국제 공동 운영 체제'를 구축한다.

    공동 디렉터를 맡은 남카라 KISA 교장은 "이번 결선 유치는 단순한 지역적 확장을 넘어 유럽의 음악 전통과 한국의 교육 철학이 공식적으로 연결되는 문화적 협력의 선례"라며 "동서양 음악가들이 자연스럽게 교류하고 서로의 성장을 돕는 지속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 이자이 콩쿠르는 유수의 국제 경연 인증 기관인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WFIMC) 가입을 추진 중이다. 경연의 전 일정은 클래식 전문 방송 채널 한경ArteTV와 이자이 콩쿠르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세부 일정과 예매 정보는 공식 누리집, 이천아트홀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