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위 "현실적 한계" 지적에도 법안화 무산김민석·정청래 신경전…정부 입장 해석 충돌"수사·기소 분리, 현실과 맞지 않는 이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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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8일 오후 경기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6.3 지방선거 청년 당선자 워크숍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전 대표가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한 형사사법체계 개편 방향을 정리했지만 별도의 정부 입법안을 제출하지 않기로 하면서 수개월간 이어진 제도 설계 논의가 국회 단계로 넘어가게 됐다.총리실 검찰개혁추진단을 중심으로 학계·법조계 자문을 거쳐 다양한 대안이 검토됐으나 구체적인 법안 형태로 정리되지 않은 채 입법 절차로 이관되면서 제도 공백 우려가 제기된다.이 과정에서 정부가 최종 설계안 없이 결론만 제시한 채 입법 책임을 국회로 넘겼다는 점을 두고 형사사법체계 개편의 완성도와 책임 구조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동시에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 수사 통제 공백을 어떻게 보완할지를 둘러싸고 전건송치 제도 등 대안 논의도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
-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정부안 없이 국회 이관 … 형사사법 개편 '설계 공백'정부는 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을 통해 지난해 10월부터 보완수사권 존폐를 포함한 형사사법체계 개편을 논의해왔다. 추진단은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 유지 여부와 폐지 시 대체 수단 등을 두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중대범죄수사청 신설, 경찰 1차 수사 구조 유지, 전건송치 제도 부활 여부 등도 함께 논의됐다. 추진단은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보완수사권 유지 의견도 적지 않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그러나 정부는 개혁 방향만 정리한 채 별도의 정부 개정안을 제출하지 않기로 하면서 핵심 설계는 국회로 넘어갔다. 이를 두고 제도 완성도와 책임 구조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자문 과정에서도 우려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회는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 전면 금지와 보완수사 요구 대체 구조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검찰 내부에서도 "다양한 대안이 검토됐지만 최종 법안으로 정리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나온다.보완수사권 폐지 이후 통제 공백 대안으로 전건송치 제도도 거론된다. 이는 경찰이 수사한 모든 사건을 불송치까지 포함해 검찰에 송치하는 제도로 2021년 수사권 조정 이후 검찰의 직접 검토 범위는 제한돼 있다.검찰은 최소한의 통제 장치로 전건송치 필요성을 주장한다. 실제 2022년 경찰 불송치 사건은 37만1412건으로 재수사 요청은 3.7%, 지난해는 2.1%로 감소했다. 다만 현행 형사소송법 개정안에는 전건송치가 포함되지 않아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
-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중동 사태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들어서며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 ⓒ이종현 기자
◆ '명·청 대전' 겹친 당권 경쟁 … 보완수사권 정치 쟁점화보완수사권 폐지 논의가 정치권의 이른바 '명·청 대전'처럼 정쟁으로 비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 산업 등 국가 핵심 현안과 맞물리며 당리당략적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이런 가운데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 25일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싸고 공개적으로 신경전을 벌이면서 민주당 당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보완수사권 폐지가 8월 전당대회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검찰개혁을 둘러싼 선명성 경쟁도 가열되는 양상이다.김 총리는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다양한 의견을 감안해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최종 정리했다"며 "국회의 자유로운 논의를 위해 별도의 정부안을 제출하지 않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5월 2차 검찰개혁안 처리를 당에 제안했으나 당의 요구로 연기됐다"고도 설명했다.정 전 대표는 이에 대해 "국회에서 보완수사권을 불가역적으로 폐지할 테니 시행령도 완벽한 폐지로 준비해달라"며 "제헌절 이전에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맞받았다. 정부가 별도 입법안을 내지 않기로 한 데 대해서는 "국회로 떠넘긴 것"이라고 비판했다.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이 각각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메시지 경쟁에 나서면서 보완수사권 폐지 논의가 당권 경쟁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는 해석이 나온다.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국정 운영보다 명·청 대전 당권 투쟁이 더 중요한 것"이라고 비판하며 "민생 범죄 피해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국회 원내지도부는 복수 법안이 발의될 경우 상임위 심사를 거쳐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며 법제사법위원회를 중심으로 입법 심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
- ▲ G7 정상회의와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환영나온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인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 "정책 논의 신념화" … 법조계 "이분법 구조 한계"국무총리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회 위원장인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논쟁이 정치적 선명성 경쟁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박 교수는 "검찰개혁의 핵심은 수사개시권 조정이지 보완수사권 폐지가 아니었다"며 "정치권이 이를 지지층 결집 기준으로 삼으면서 정책 논의가 신념의 영역으로 이동했다"고 말했다.이어 "정부 역시 명확한 제도 설계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출구는 국민 전체 이익 기준으로 제도의 목표와 한계를 설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법조계에서는 보완수사권 폐지가 현실화될 경우 수사 통제 기능 약화와 실체 진실 규명 저해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조상규 법무법인 로하나 변호사는 "보완수사권은 반드시 존치돼야 한다"며 "검찰의 존재 이유는 경찰 수사를 통제하고 크로스체크하는 것인데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사라지는 구조"라고 말했다.조 변호사는 "경찰 수사에 오류가 있어도 검사가 이를 보완할 통로가 없어지고 결국 억울하면 법원에서 다투는 구조로 흐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최건 법무법인 건양 변호사는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대해 "현실과 맞지 않는 이분법"이라고 평가했다.최 변호사는 "기소를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수사가 필수적이며 화이트칼라 범죄 등 복잡한 사건은 기록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며 "보완수사 구조는 실체 진실 발견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말했다.또 "경찰이 검찰 요청대로 움직이지 않는 경우도 있어 통제 기능이 약화돼 있다"며 "일정 범위에서는 보완수사 기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