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 차량 소음 순간 98㏈…공사장 기준 웃돌아사고 추모한다더니…"달라진 것 없다"문자·여론조사 전화에 "이제 좀 그만 왔으면"유세 현장 곳곳서 잡음…"시민 배려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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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를 이틀 앞둔 1일 오후 서울 시내의 유세 현장에서 취재진이 스마트 기기로 소음을 측정한 결과 순간 최대 98㏈가 기록되고 있다. ⓒ임찬웅 기자
"왜 정치인들은 규제를 안 받나요. 요새 나라에 대형사고도 많은데, 이렇게 시끄럽게 하는 게 맞는지도 모르겠어요."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를 이틀 앞둔 지난 1일 오후.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후보들의 막판 유세전이 이어지고 있다. 약 2주간 이어진 선거운동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시민들의 피로감도 커지는 모습이다.서울 광화문과 시청, 여의도 일대에서는 후보들의 선거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다. 주요 교차로와 지하철 출입구마다 선거운동원들이 피켓을 들고 인사를 했고 유세 차량에서는 후보 이름과 기호를 알리는 방송이 반복적으로 흘러나왔다.실제로 이날 서울 도심의 한 선거 유세 현장에서 취재진이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소음을 측정한 결과 순간적으로 98㏈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기후환경에너지부 생활소음 규제기준에 따르면 공사장 소음의 주간 허용 기준은 65㏈ 이하이다. 이날 현장에서 측정된 수치는 해당 기준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나타났다.시청역 인근에 근무하는 30대 직장인 차모씨는 "요즘 출근길에 항상 선거운동원들을 마주친다"며 "후보들이 열심히 하는 건 알겠는데 선거가 막바지로 갈수록 피로감도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출근길에 있는 대형 교차로에 덕지덕지 걸려 있는 현수막을 보면 도시 전체가 광고판처럼 변하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다.또 다른 30대 직장인 강모씨도 "저녁에 퇴근하고 집에서 쉬는 시간에 유세 차량이 틀어놓은 노래 소리 때문에 시끄럽다"며 "모처럼 일을 끝내고 집에서 쉬고 싶은데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최근 대형 사고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선거 유세 방식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내는 시민들도 있었다. 잠실에 거주하는 30대 김모씨는 "서소문 고가도로 붕괴 사고 같은 안타까운 일이 있었는데 정치인들은 여전히 음악을 틀고 확성기 방송을 하고 있다"며 "추모를 위해 유세를 자제하겠다고 말하지만 실제 현장에 나와보면 바뀐게 없어 불편하다"고 전했다. -
- ▲ 서울 시내에 선거 현수막들이 걸려있다. ⓒ임찬웅 기자
◆ "하루에도 몇 통씩" … 쏟아지는 문자·여론조사 전화선거 기간 내내 이어지는 문자 메시지와 여론조사 전화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았다.양천구에 거주하는 60대 임모씨는 "하루에도 몇 통씩 문자가 오고 여론조사 전화도 수시로 걸려온다. 누구를 찍을지는 이미 정했는데 이제는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임씨가 취재진에게 보여준 메신저 내역에는 '○○○과 ○○○ 함께한 유세 현장' '○○○과 함께할 미래' '기호 ○번 ○○○' 등의 문구가 적힌 문자가 쌓여 있었다.여의도에서 근무하는 40대 김모씨도 "별로 관심도 없는데 자꾸 귀찮게 하고, 내 개인정보는 어디서 알았는지 여론조사 연락이 와 똑같은 걸 반복해 물어본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이가 이런 상황들을 옆에서 보고 뭘 배울까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20대 대학생 안모씨 역시 "수업 시간 중에 전화가 와서 받아보면 대부분이 여론조사 전화"라며 "이제는 전화 수신이 울리지 않는 '방해금지 모드'를 켜고 지내는 것이 일상이 됐다"고 설명했다. -
-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자 홍보 문자와 선거 관련 메시지가 수신된 휴대전화 화면. ⓒ스마트폰 메시지 캡쳐
◆ 과열된 선거전 … 곳곳서 사건·사고 잇따라선거 막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선거 관련 사건·사고도 잇따르고 있다.전날 전북 전주에서는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전북도지사 후보 측 선거운동원이 경쟁 후보인 김관영 무소속 후보의 유세 차량 아래에 드러눕는 소동이 벌어졌다. 해당 선거운동원은 유세 차량 이동을 막기 위해 차량 뒷바퀴 인근에 몸을 눕힌 것으로 전해졌으며 경찰은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선거 유세 차량을 둘러싼 교통법규 위반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2일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게시판에는 선거 유세차량의 불법 주정차에 항의하는 시민 글이 게시됐다.선거전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경찰도 막판 선거 치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전날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선거사범 관련 사건 322건이 접수돼 현재 304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박 청장은 "지난 선거 당시 구속자는 2명이었지만 현재는 3명이 구속된 상태"라며 "구속 사례는 모두 선거폭력 범죄와 관련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선거범죄와 관련해서는 현재 8건을 수사 중"이라고 덧붙였다.일각에서는 수사당국이 선거 관련 범죄에 대해서만 지나치게 관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이윤호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지금까지 선거범죄는 법이 있으나 마나 한 수준으로 집행돼 왔다"며 "선거법을 위반하지 않는 정치인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위반 사례가 반복돼 왔지만 정작 정치인들은 이를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이 교수는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며 출마한 공직자들이 선거 과정에서 범죄는 물론 시민들에게 소음이나 교통 불편 등을 초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선거운동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일상과 안전에 대한 배려 역시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