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함미사일 가능성 높은 것으로 판단""주한이란대사 초치해 항의 뜻 전달 예정"
  • ▲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이 27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호르무즈해협에서 발생한 HMM 선박 나무호 피격 사건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이 27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호르무즈해협에서 발생한 HMM 선박 나무호 피격 사건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는 27일 호르무즈해협에서 한국 선박 HMM 나무호를 공격한 무기가 이란산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외교부는 주한이란대사를 초치해 항의의 뜻을 전할 방침이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나무호 피격 관련 추가 조사 결과 브리핑을 열고 "나무호는 총 2번의 미상 비행체의 공격을 받았으며 첫 번째 탄두는 불포, 두 번째 탄두는 기폭됐다"며 "엔진의 경우 이란산 터보제트 엔진과 유사했고 부품에서 이란의 제조사 각인으로 추정되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입수한 불발탄 탄두에 대해 "이란 대함미사일 '누르' 또는 '카데르'의 탄두 형상과 유사했다"며 "화약의 경우 완폭되지 않은 불발 상태의 고폭 화약 물질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박 차관은 "기체의 경우 잔해물이 하늘색으로 도색되어 있는데 이는 이란산 대함미사일 누르 계열의 도장 및 색상과 같다"며 "전자기판 잔해물은 약 20~30년 전 생산된 것으로 추정되며 생산 연도 고려 시 구형인 누르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조치에 대해 "우리 정부는 주한이란대사를 초치해 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우리 선박 피격에 대한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하며 재발 방지를 포함한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할 예정"이라며 "우리 국민 선박의 안전을 보장하고 우리 포함 모든 선박의 자유롭고 안전한 항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을 당부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박 차관은 나무호를 향한 공격의 고의성 여부를 묻는 말에는 "확정하기 매우 어렵다"며 "입증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답했다. 정확한 공격 주체에 대해서는 "이란 내부의 상황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주체를 확정하기는 매우 어렵다"며 "일단 증거가 이란 측으로 향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이날 브리핑 현장에 있던 국방부 관계자는 공격 고의성에 대해 "정확하게 피해를 입히겠다는 의도를 갖고 쏜 걸로 파악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10일 정부합동조사단 현장 조사 결과 나무호 폭발·화재 원인이 미상의 비행체에 의한 외부 타격이라고 밝혔다. 공격 주체와 정확한 기종 등에 대해선 추가 감식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판단을 유보했다.

    나무호를 타격한 것으로 추정되는 누르 지대함 순항미사일은 이란이 중국제 C-802를 역설계해 개발한 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은 최대 220km까지 날아가는데 비행 중에는 마하 0.9의 아음속이지만 표적을 타격하기 직전에는 속도가 빨라져 초음속으로 바뀐다. 

    피격된 나무호의 손상 부위에 구멍이 크게 난 이유도 속도가 빠른 미사일이 강력한 탄두를 터트렸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전문가들은 조사 초기부터 드론으로는 이런 손상이 불가능하다고 보았다. 이란은 누르 대함미사일의 사정거리를 300km로 연장한 개량 미사일 카데르(Qader)도 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