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한복판서 콘크리트 구조물 붕괴…시민들 "아찔했다"현장 주변 통제 계속…출근길 차량 정체·시민 불편 이어져
  • ▲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공사 현장에서 상판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26일 오후 사고 현장에서 소방당국 관계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공사 현장에서 상판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26일 오후 사고 현장에서 소방당국 관계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소리가 엄청 크게 났어요. 동네사람들 다들 놀라 뛰쳐나왔죠. 정말 아찔했습니다."

    서소문 고가차도 구조물 붕괴 사고 다음날인 2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소문동 일대. 평소 차량과 시민들로 붐비던 도심 한복판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사고 현장 주변으로 시민들의 접근을 막는 경찰 통제선이 길게 설치돼 있었고 평소 차량 운행이 많던 도로는 가로막혔다. 경찰과 관계자들은 사고 현장을 점검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고가차도 아래에는 전날 떨어져 나온 콘크리트 잔해 일부와 먼지 흔적이 남아 있었다. 지나가던 시민들도 통제선 근처에 멈춰 서서 무너진 고가차도를 올려다보며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60대 김모씨는 "어제 오후 갑자기 큰 소리가 나더니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며 "여기는 차량도 많고 사람도 많은 곳인데 너무 무서웠다"고 말했다.
  • ▲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공사 현장에서 상판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26일 오후 사고 현장에서 소방당국 관계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공사 현장에서 상판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26일 오후 사고 현장에서 소방당국 관계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도심 한복판에서"…충격받은 시민들 

    인근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도심 한복판에서 구조물이 붕괴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40대 직장인 박모씨는 "뉴스에서만 보던 일이 서울 중심부에서 발생했다는 게 무섭다"며 "매일 아무 생각 없이 지나던 길인데 이제는 고가도로 아래를 지나갈 때 괜히 불안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불안감은 빠르게 확산됐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울 고가도로들 너무 오래됐다" "성수대교 사고 이후 많이 바뀐 줄 알았는데 여전히 불안하다" "비슷한 사고 또 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이어졌다.

    특히 시민들 사이에서는 과거 대형 시설물 사고를 떠올린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한 시민은 "예전에는 그런 사고가 과거 이야기처럼 느껴졌는데 아직도 이런 일이 반복된다는 게 충격"이라고 말했다.

    사고 여파는 다음날 출근길까지 이어졌다. 서소문 고가차도 일대 일부 차선 통제가 계속되면서 차량들이 우회도로로 한꺼번에 몰렸고 인근 도로는 오전 내내 정체가 이어졌다. 평소에도 교통량이 많은 도심 핵심 구간인 만큼 시민 불편도 컸다.

    택시기사 이모씨는 "도로 하나만 문제가 생겨도 주변 도로 전체가 영향을 받는다"며 "오늘은 평소보다 이동 시간이 훨씬 길어졌다"고 말했다.

    버스 이용객들도 불편을 겪었다. 일부 노선은 우회 운행이 이뤄졌고 정류장마다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는 모습도 보였다.

    충정로 인근에서 근무한다는 한 직장인은 "평소보다 20~30분 정도 더 걸렸다"며 "이런 사고가 나면 결국 시민들 일상 전체가 영향을 받는다는 걸 실감했다"고 말했다.
  • ▲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공사 현장에서 상판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26일 오후 사고 현장에서 소방당국 관계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공사 현장에서 상판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26일 오후 사고 현장에서 소방당국 관계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안전조치 충분했나"…인재 여부도 논란

    업계에서는 침하 발생 이후 안전조치가 충분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량 철거는 구조물이 버티던 무게 균형을 단계적으로 해체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작은 실수로도 붕괴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교량 철거는 신설 공사보다 위험성이 높은 작업이다. 기존 구조물이 수십 년간 형성한 하중 균형을 단계적으로 해체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침하가 관측됐다면 구조가 불안정해졌다 가능성이 큰데, 작업 중단과 추가 안전조치가 적절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건설업 관계자는 "이번 사고의 쟁점은 왜 붕괴됐느냐보다 '붕괴 위험 징후 이후 어떤 판단이 이뤄졌느냐'가 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침하가 발생한 뒤 현장 접근 제한 보강 조치 등이 있었는지가 원인 규명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전날 오후 2시 30분께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도로 철거 현장에서 안전진단 점검 중 고가 상판 일부가 무너졌다. 이 사고로 현장관리소장과 감리단장, 외부 전문가 등 공사 관계자 3명이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