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 출마 수순AI 정책 총괄하다 靑 이탈 … 정책 추진력 흔들'靑 대변인 승진 한 달' 전은수 보선 출마 예정野 "靑 경력이 선거용 스펙 … 정치 괴물 탄생"
-
- ▲ 하정우(왼쪽) AI미래기획수석과 전은수 대변인이 지난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접견 일정에 참석하는 모습. ⓒ뉴시스
청와대 참모진이 연이어 '선거판'에 뛰어들고 있다. 국가 AI 전략을 총괄하던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은 임명된 지 10개월 만에, '이재명 대통령의 입' 역할을 한 전은수 대변인은 승진한 지 한 달도 안 돼 청와대를 떠나 보궐선거 출마 채비에 나섰다.국민의힘은 국정 운영에 대한 책임보다 개인의 영달을 우선시하는 이들의 정치적 행보를 규탄하고 나섰다. 아울러 청와대 보직이 '선거용 스펙'으로 전락했다는 비판과 함께 결국엔 후보의 정치적 역량이 선거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이재명 대통령은 28일 하 수석과 전 대변인이 전날 제출한 사직서를 재가했다. 앞서 하 전 수석은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부산시장 후보가 되면서 공석이 될 부산 북구갑의 보궐선거 출마 후보로 거론됐다. 민주당은 부산 출신인 하 전 수석에게 연일 러브콜을 보내며 차출론을 띄웠다. 전 전 대변인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의 지역구였던 충남 아산을 보궐선거에 나설 예정이다.그간 하 전 수석은 차출론에 모호한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지난 6일 "고민을 안 할 수는 없다"고 했다가 14일에는 거취 판단의 결정권이 자신에게 있음을 가정한 뒤 "저는 (청와대에) 남는 걸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종 결정 권한은 이 대통령에게 있다는 태도를 유지하다가 나중에는 "스스로 결정하겠다"고 말을 바꿨다.이 대통령은 공개 석상에서 하 전 수석을 향해 "작업 들어온다고 넘어가며 안 된다"면서 차출론에 제동을 걸었다. 아직 하 전 수석이 청와대에서 "할 일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두고 이 대통령과 당이 하 전 수석의 몸값을 올리기 위해 '약속 대련'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샀다.결과적으로 이 대통령이 청와대 잔류를 주문했음에도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설득으로 하 수석이 출마를 결심하게 되는 모양새가 됐다. 정 대표는 지난 26일 하 수석을 직접 만나 출마를 요청했고 27일 하 수석은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 28일 이 대통령이 이를 재가했다.이 대통령이 표면적으로 하 전 수석 차출론에 부정적인 뜻을 내비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하 전 수석이 정부의 역점 사업인 'AI 3대 강국 진입'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신설한 AI미래기획수석 자리에 하 전 수석을 앉혔다. AI 정책 추진에 대한 의지와 하 전 수석을 향한 높은 신뢰를 엿볼 수 있는 지점이다. -
- ▲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이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 발언을 듣는 모습. ⓒ뉴시스
하지만 하 전 수석이 취임 10개월 만에 선거에 도전하면서 여권에서조차 "AI 정책의 추진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하 전 수석의 공백으로 AI 정책의 연속성에 차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AI 기술 개발을 두고 세계 주요국이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경쟁력 확보의 '골든타임'을 허비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커지고 있다.하 전 수석은 작년 6월 취임 첫 언론 브리핑에서 "앞으로 3~5년이 AI 시대에 중요한 골든타임"이라고 말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누구보다 AI 경쟁의 급박함을 아는 하 전 수석이 본인의 정치 행보를 위해 국가 대계를 내팽개쳤다는 지적이 제기된다.이에 대해 국민의힘에서는 "'AI 사령탑' 경력이 고작 10개월짜리 '선거용 스펙'이었다"(박충권 원내수석대변인) "100조 원짜리 국가 AI 전략의 수명이 고작 보궐선거 한판이었음을 스스로 입증한 꼴"(최보윤 수석대변인) "무서운 정치 괴물의 탄생"(손수조 미디어대변인) 등의 비판이 나왔다.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전날 CBS 라디오에 나와 하 전 수석에 대해 "AI로 이룬 구체적인 성과가 없다"며 "예컨대 이명박 후보처럼 청계천을 했다든지 이 정도 들고 나온다면 몰라도 없다"고 평가했다.전 전 대변인을 향한 비판도 이어졌다. 박충권 대변인은 "임명된 지 한 달도 안 된 전은수 대변인까지 선거판으로 향하며 국정 컨트롤타워 '출마 대기실'로 변질시켰다"고 지적했다.전 전 대변인은 청와대 부대변인으로 취임했지만 지난 1일 대변인으로 승진했다. 당시에도 그의 정치적 체급을 높여주기 위한 인선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전 전 대변인은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자 "(승진) 결재창의 온기가 아직도 마르지 않았다"며 부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승진 한 달도 안 돼 대변인직을 던지고 출마에 나섰다.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일 때부터 동고동락한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도 지난 2월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했는데 제1부속실장에서 대변인으로 발령난 지 5개월 만이었다. 김 전 대변인 사퇴 후 빈 자리를 전 전 대변인이 채웠는데 다시 공석이 된 것이다. 민주당은 김 전 대변인을 이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 후보로 공천했다.앞서 6·3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청와대를 나온 우상호 전 정무수석과 김병욱 전 정무비서관은 청와대 간판을 선거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강원지사를 노리는 우 전 수석은 자신을 "대통령이 보낸 사람"이라고 홍보했다. 성남시장 후보인 김 전 비서관은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역임하며 국가의 큰 그림을 설계하고 실행에 옮긴 경험"을 토대로 시정을 이끌겠다고 했다.인사 청탁 논란을 빚고 청와대 디지털소통비서관을 사퇴한 김남국 전 의원도 지난 9일 경기 안산갑 보궐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저는 대통령실 비서관과 당 대변인을 거치며 국정 운영의 중심에서 정책을 조율하는 성과를 만들었다"고 자랑했다. 불명예스러운 퇴진을 했음에도 청와대 근무 경력을 정치적 자산으로 포장한 것이다. 디지털소통비서관은 김 전 의원 사퇴 후 4개월째 공백 상태다.청와대 근무 경험보다는 개인의 정치적 경험과 전략이 선거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 지지율이 높지만 하 전 수석과 전 전 대변인은 정치 초보이기에 선거가 마냥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존 지역구의 조직을 넘겨 받더라도 정치 경험이 없으면 낙관할 수 없다"고 말했다.한편 하 전 수석과 전 전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에게 고별 인사를 전했다. 하 전 수석은 "제가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든 간에 AI 3강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일을 그 시점에서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전 대변인은 "국민을 위해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민주당은 이르면 오는 29일 인재영입식을 열어 하 전 수석과 전 전 대변인에 대한 공천 작업을 추진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