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무력화 논란·검찰 해체에 개헌까지최고 규범 헌법 개정 압박에 野 불안감 증폭국힘 반대에 한동훈 전 대표도 반대 의견국힘서 야권 지도자 연석회의 목소리도 나와"내전 벌일 상황 아냐 … 싸울 준비 해야"
  • ▲ 우원식 국회의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초당적 개헌추진을 위한 제정당 연석회의에서 제정당 원내대표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용혜인 기본소득당 원내대표,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우 의장,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원내대표. ⓒ뉴시스
    ▲ 우원식 국회의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초당적 개헌추진을 위한 제정당 연석회의에서 제정당 원내대표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용혜인 기본소득당 원내대표,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우 의장,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원내대표. ⓒ뉴시스
    논란의 사법 3법(재판소원·대법관 증원·법왜곡죄)에 이어 검찰 해체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여권이 이번에는 '개헌 바람몰이'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이 법안도 모자라 국가 최고 규범인 헌법까지 일방적으로 손을 대려 하면서 분열을 거듭하던 야당에서는 개헌을 매개로 한 단일대오 형성 기류가 흐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여권 주도 개헌에 강한 거부감을 표하고 있다. 거대 여권이 입맛에 맞는 개헌안을 선거철마다 이벤트성으로 통과시켜 '누더기 헌법'을 만들려 한다는 지적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대표는 "(개헌은) 무겁고 신중하게 제대로 된 공론화 절차를 밟아야 한다"면서 "개헌을 부분·상시적으로 선거에 맞춰 이벤트로 계속하게 된다면 앞으로 모든 선거는 (민생보다) 개헌 이슈에 묻힐 것이고 정략적으로 개헌이 이루어질 개연성이 매우 크다"고 했다.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전날 국회에서 '개헌 추진을 위한 제(諸)정당 연석회의'를 열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원내대표,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5·18 민주화 운동·부마민주항쟁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고 계엄 국회 승인권·국가균형발전 등을 이번 지방선거에서 먼저 개정하자는 것이다. 

    우 의장을 필두로 이 대통령도 지원 사격을 하고 있다. 그는 지난 17일 정부세종청사 국무회의에서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지방자치 강화, 계엄 요건 강화는 국민도 다 동의하고 야당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개헌을 위해서는 재적 의원(295명) 가운데 3분의 2(197석)의 동의가 있어야 국회 본회의를 통과시켜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 현재 여권을 포함해 개헌 회의에 참석한 개혁신당의 의석수를 합하면 188석이다. 9석이 모자란다. 

    여권은 9석을 채울 방법으로 계엄 국회 승인권과 국가 균형 발전 등을 내걸었다. 국민의힘이 참여하지 않으면 친계엄주의·反지방자치 정당이라는 공세를 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계엄과 각을 세워 온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탈할 가능성을 노리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계엄 요건 강화 등에 대해 반대한다면 결국 이 자체가 계엄 옹호 정당이라는 자백으로 비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 ▲ 지난 1월 일본 순방 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하는 모습. ⓒ뉴시스
    ▲ 지난 1월 일본 순방 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하는 모습. ⓒ뉴시스
    결국 표적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윤 어게인 세력 등과 각을 세운 친한(친한동훈)계와 초·재선 의원들로 보인다. 이들은 국민의힘에서 20석 정도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한동훈 전 대표가 반발하면서 여당의 노림수가 틀어질 조짐이 보인다. 한 전 대표는 "법왜곡죄와 공소 취소 등 사리사욕을 위해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을 무너뜨리고 있는 민주당 정권이 독단적으로 헌법 개정까지 추진하려는 저의를 경계한다"면서 "민주당 정권은 지금처럼 헌법 파괴하고 무시하면서 자기들은 지키지도 않는 헌법을 무엇 하러 개정하려 하느냐"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개헌 작업은 결국 압도적 의석수를 바탕으로 한 법안 통과를 지속한 자신감에 기반한다. 사법 3법을 통해 야당으로부터 사법부를 무력화시켰다는 비판을 받은 민주당은 이달 19일 공소청법, 20일 중수청법을 통과시켜 검찰 해체를 눈앞에 뒀다.

    사법 3법은 이미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평가다. 법왜곡죄로 조희대 대법원장과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이 각각 고발됐다. 여야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자신들에 불리한 판결을 내린 판사들에 대해 무차별 고발전의 막이 올랐다. 

    법의 허점을 보완하지 못한 채 급하게 탄생한 재판소원제도는 정치인들의 도구가 될 처지에 놓였다. 당장 불법 대출로 의원직을 상실한 양문석 전 민주당 의원이 재판소원을 하려다 부정적 여론이 높아지자 이를 포기했다. 양 전 의원이 재판소원을 하면 의원직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됐다. 또 오는 6월 재보궐선거에서 해당 지역구 당선인과 양 전 의원의 지위가 양립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왔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관의 숫자를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것이 골자다. 이재명 대통령이 22명의 대법관을 임명할 수 있게 됐다. 사실상 이 대통령과 여권의 입맛에 맞는 인사들이 대거 대법관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편향성 논란은 예고된 사태라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이뿐만 아니라 검찰 해체 작업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공소청법은 19일 오후에 통과될 예정이다. 오는 20일에는 중수청법이 통과돼 검찰의 기능을 모두 나누게 됐다. 검찰총장이라는 이름만 남고 검사의 수사권이 박탈됐다. 특별사법경찰관리에 대한 검사의 지휘감독권도 폐지됐다. 공소청은 공소 제기와 유지만 가능하다. 

    민주당은 독주의 고삐를 더 죌 기세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18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야당이 맡은 상임위는 도저히 진척이 안 된다. 정부가 하려는 것에 입법적 뒷받침이 안 되고 있다"며 "이런 식이면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오는 방안'도 고민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 상임위에서도 각종 법안을 밀어붙였던 민주당이 자당 상임위원장이 없는 상임위에서 법안 통과가 늦다고 주장한 것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상임위 독식에 국가의 정체성과 방향을 결정하는 헌법까지 입맛대로 주무르려 하는 모습에 계속되던 당의 내전을 멈춰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