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현직 시장 오차범위 밖 열세 … 텃밭 흔들2018년 참패 악몽 재현되나 … 국힘 내 혼선도 부담與, 보수인사 영입 영토 넓히는데 국힘은 뺄셈 정치
  • ▲ 박형준 부산시장. ⓒ뉴데일리DB
    ▲ 박형준 부산시장. ⓒ뉴데일리DB
    내년 6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6개월여 앞두고 국민의힘의 위기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수도권 열세는 이미 전제로 깔린 상황에서 전통적 지지 기반으로 분류돼온 부산·경남(PK)까지 불안 요인으로 거론되면서 선거 초반부터 판세를 둘러싼 해석이 분분해지고 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주요 언론사가 공개한 부산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거론되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국민의힘 소속 현역 박형준 시장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가 여론조사기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8~30일 실시한 부산시장 선거 가상 양자 대결(전화면접)에서 전 전 장관은 39%의 지지를 얻어 30%를 기록한 박 시장을 9%포인트 차로 앞섰다. 오차범위는 ±3.5%포인트다.

    국제신문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7~28일 실시한 전재수-박형준 양자 가상 대결(ARS 방식)에서도 전 전 장관이 48.1%로, 35.8%에 그친 박 시장을 12.3%포인트 차로 앞서며 오차범위(±3.1%포인트)를 크게 넘어섰다.

    보수 텃밭으로 분류되던 부산에서 민주당 후보가 현직 보수 시장을 상대로 오차범위(±3.5%포인트) 밖 우세를 보인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전 전 장관은 최근 불거진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에도 지지율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3선 도전에 나선 박 시장은 시정 수행 평가에서 부정 응답이 긍정 응답을 앞서며 부산 정가에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뉴스1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27~28일 부산시민 18세 이상 남녀 8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박형준 시장의 시정 운영 평가 조사(무선전화면접조사)에서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48%,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37%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와 오차범위(±3.5%포인트) 밖의 차이를 보인 것이다.  

    이런 이유로 국민의힘은 부산의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부산은 보수 정당의 상징적 거점으로, 이곳에서의 선거 결과는 단일 광역단체장을 넘어 보수 진영 전체의 체력과 직결된 신호로 해석돼 왔다.

    긴장감의 배경에는 문재인 정부였던 2018년의 악몽이 자리하고 있다. 제7회 지방선거 당시 분열 상태였던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의 전신)은 대구·경북 2곳에서만 승리하고 부산시장·울산시장·경남지사를 모두 내주며 PK 전반에서 기록적인 패배를 겪었다. 
  •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2025.12.28. ⓒ이종현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2025.12.28. ⓒ이종현 기자
    당시 패배는 단순한 정권 심판 결과로만 설명되지 않았다. 지역 경제 침체와 누적된 행정 피로감, 현직 단체장에 대한 견제 심리, 대안 세력 부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일수록 기대치 역시 높았고 그 기대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 이탈 폭도 컸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부산에서 감지되는 흐름이 당시와 닮아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역 경제 둔화와 체감 민생 악화, 중앙 정치 이슈로 인한 정당 피로도가 겹치면서 유권자 판단 기준이 정당 구도보다 성과와 인물 경쟁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일수록 기대치도 높다는 점에서 방심은 곧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여권의 전략은 대비된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보수 성향 인사 영입과 중용을 통해 정치적 외연 확장을 시도해 왔다. 중도·보수 유권자에게 선택지를 열어두는 효과를 노린 행보로 해석된다.

    반면 국민의힘은 내부 정비 과정에서 갈등을 반복적으로 노출하고 있다. 당성 논쟁과 제명·배제, 계파 갈등이 이어지면서 외연 확장보다 내부 수축이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된 것으로 밝혀진 이른바 '당원 게시판(당게)' 감사 결과를 두고 여전히 계파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사안에 대한 평가와 대응을 놓고도 당내 노선 정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잡음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이러한 혼선은 선거 국면에서 요구되는 결집과 확장이 동시에 작동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중도층은 물론 기존 지지층에게도 피로감을 주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 민심이 과거처럼 자동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인식은 당 내부에서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곳에서 균열이 발생하면 PK를 넘어 수도권과 충청 등 전국 선거 전략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치권 중론이다. 부산의 결과는 곧 '보수 안전지대'라는 전제 자체를 흔드는 신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정부·여당에 악재가 터졌는데도 그에 실망한 표가 국민의힘으로 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보수 지지층 입장에서도 현재 국민의힘이 미덥지 못한 것"이라며 "근본적으로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하고 한동훈 전 대표와 손 잡고 내부 통합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내부 갈등을 정리하지 못하고 현재의 '뺄셈 정치' 흐름을 이어가면 2018년과 유사한 충격이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