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백악관, 경제 우려 외면시 중간선거 패배 걱정"트럼프, "생활비 문제는 민주당의 사기극" 주장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AFPⓒ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미국 경제가 강하다고 주장하며 생활비 문제를 '민주당의 함정'으로 치부하고 있지만, 백악관 참모진과 공화당 내부에서는 국민 체감 물가에 집중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제에 불만을 가진 유권자들이 대거 이탈할 것을 우려한 움직임이다.

    8일 뉴스1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악관 고위 참모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메시지가 유권자들의 주된 관심사인 높은 물가와 '생활비 문제(affordability)' 위주로 맞춰지도록 전방위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몇 주간 트럼프 대통령과의 사적 대화를 통해 참모들이 물가와 경제에 대한 메시지를 조정하도록 대통령을 압박해왔다는 것이다.

    특히 참모들은 지난달 대통령의 전담 여론조사기관에서 얻은 설문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생활비에 대한 유권자들의 우려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임금 인상, 주택 비용 절감,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해 행정부가 노력하는 부분을 더 많이 이야기하도록 촉구했다.

    이에 따라 2026년 초 트럼프 대통령은 전국 순회 연설에서 임금 인상, 주거비 절감, 인플레이션 대응을 강조할 계획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른바 "당신의 고통을 느낀다(I feel your pain)"는 식의 메시지를 대체로 피하고 있으며, 경제가 강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생활비 문제가 주목받는 것은 행정부의 경제적 성과를 덮으려는 민주당의 함정이라고 일축하는 입장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각료회의에서 "민주당이 말하는 '생활비 문제'라는 가짜 서사"라면서 "'생활비 문제'라는 단어는 민주당의 사기극(con job)"이라고 주장했다.

    캐롤라인 래빗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이 '생활비 문제'를 사기극이라고 부른 이유에 대해 "민주당이 자신들이 만든 문제를 고치려는 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고문인 스티븐 무어는 "요즘 모두가 'A로 시작하는 단어(Affordability)'에 대해 이야기한다"며 "생활비 문제는 백악관의 큰 문제이고 대통령의 경제 지지율은 마땅히 받아야 할 수준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시지 전달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미국의 전반적인 경제 성장률은 견조했지만, 일자리 증가 속도는 더딘 편이며 실업률은 소폭 상승했다. 인플레이션은 약 3% 수준에 머물러 있다. 설문조사에서 소비자들은 높은 물가와 일자리 부족에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