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사과 놓고 비주류, 인터뷰로 공개 겁박"지도부 사과 않으면 20여 명 사과 메시지"野 당원 게시판에 사과 반대 게시글만 수천 개張, 전국 지역·당 안팎서 광범위한 의견 수렴"당내서 만든 사과 프레임, 민주당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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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일부 비주류 인사들과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이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지도부는 숙고를 이어가고 있다. 사과에 대한 거부감을 표하는 당원들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당 내외에서 충분한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결론을 내겠다는 입장이다.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YTN 라디오 '더 인터뷰'에서 '지도부가 사과하지 않으면 행동에 나서느냐'는 질문에 "나름의 사과를 해야 할 것 같고, 저랑 같이 메시지를 낼 의원이 20여 명 있다"고 밝혔다.'연판장을 돌린다거나 기자회견을 한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의원 20여 명과 함께) 공식적으로 메시지를 내는 것이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지난날의 성찰 등이 주요 내용일 것"이라며 "(함께 할 의원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하지만 당원들의 견해는 다르다. 국민의힘 의원들에게는 이미 사과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당원들의 문자가 쏟아지고 있다. 김 의원의 사무실에도 항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이날 "사과 절대 안 된다", "이 시국에 지도부 힘을 빼려고 하느냐", "위장 보수 20명 출당시켜라", "사과할 거면 탈당하라"는 글이 수천개 달렸다.국민의힘 게시판은 게시글 작성이 1일 3회로 제한되는데도 사과에 반대하는 글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당원들의 비판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향해서도 이어지고 있다. 송 원내대표가 국민의힘 소속 의원 전원에게 계엄 사과 의견을 수렴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송 원내대표가 '장동혁 흔들기'에 나선다고 판단한 것이다.하지만 송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는 '계엄 사과'가 아닌 계엄 1년인 12월 3일에 어떤 방식으로 대응해야 할지 광범위한 의견을 듣고 있다는 입장이다. 원내대표가 원내부대표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통상적인 일이고 장 대표와도 소통을 하고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마찬가지로 장 대표 측도 민생 행보와 전국적 장외 투쟁 등으로 지역을 돌며 폭넓은 의견을 듣고 있다는 입장이다. 계엄 사과에 대해서도 당 안팎의 다양한 의견을 취합하고 신중히 결정을 내린다는 방침이다.야당 내부에서는 개인 차원의 사과는 가능하더라도 당 차원의 사과를 요구하며 집단 행동을 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많다.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사과를 요청하고 싶으면 당 지도부에게 공식적으로 면담을 요청해서 의견을 전달하면 되는데, 왜 언론 플레이를 하면서 본인들 정치적 이익을 챙기려고 하느냐"면서 "지도부가 사과 안 하면 본인들이 사과한다는 것은 대체 무슨 사과 방식이며, 지도부를 향해서 협박성 발언을 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 보다는 그냥 싸우자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
- ▲ 28일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올라온 사과 반대 의견. 28일 하루에만 수천개의 사과 반대글이 게시됐다. ⓒ온라인 캡처
사과에 대한 좋은 기억도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순실 사태'등으로 코너에 몰리자 등에 떠밀리듯 사과했지만, 결국 탄핵당했다. 이후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퍼포먼스를 했지만, 2022년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전까지 모든 전국 단위 선거에서 패했다.당 지도부는 12월부터 지방선거 전까지 여당의 강력한 '내란몰이'를 예상하고 있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에서 기소가 시작됐고, 내년 초 선고가 나오기 시작할 것을 대비해 당이 더욱 강하게 결집해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단합된 힘으로 위기를 버티고, 해가 바뀌면 지방선거를 위한 '필승 전략'을 하나씩 내놓겠다는 구상이다.이에 대해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사과 문제가 부각되는 것도 이미 프레임 싸움에서 진 것이다. 이미 민주당이 반사 이익을 보고 있지 않느냐"면서 "싸워서 이기는 정당을 만들라는 게 당원들의 명령이다. 사과를 무슨 통과 의례처럼 규정되고 있는 상황은 당원들이 바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더불어민주당도 계엄 사과를 한다고 공세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도리어 국민의힘 해산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 와서 사과는 무슨. 정당 해산해', 이것이 12·3 비상계엄 1년을 맞는 국민의 심정"이라며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추경호 의원에 대한 구속이 결정되면 국민의힘은 내란 정당이란 오명을 쓰게 되고 '위헌정당 국민의힘은 해산하라'는 국민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