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재판중지법 대통령실과 조율 못해 걱정" 장동혁 "개딸·김어준과 협의했냐" 직격김어준이 이슈 띄우면 '정청래 민주당' 호응
  •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재판중지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추진했다가 당정 간 엇박자를 노출하면서 정청래 대표를 향한 당내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강성 지지층에만 편승하는 정 대표의 리더십이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가 여권 여론을 주도하는 유튜버 김어준 씨와 보조를 맞추며 강성 행보를 이어가는 것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의 한 의원은 5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정 대표가 대통령실과 재판중지법을 조율하지 못한 것에 대해 당내에서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며 "정 대표 특유의 강성적인 면모가 여실히 부작용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현직 대통령의 재판을 중지하는 재판중지법을 처리하려 했으나, 대통령실의 제동으로 뜻을 접었다. 대통령실은 "대통령을 정쟁의 중심에 끌어넣지 말라"고 했는데, 정 대표에게 '자기 정치'를 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왔다. 

    당정 간 엇박자는 이른바 '명청'(이재명-정청래) 갈등설로까지 번졌다. 이전부터 정 대표의 강경 일변 행보에 대통령실이 부담을 느낀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던 터였다. 대통령실은 최근 정 대표가 3대(검찰·언론·사법) 개혁을 밀어붙이자 속도와 방향성을 두고 이견을 드러낸 바 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강성 지지층을 움직이는 김 씨와 정청래 지도부의 공생 정치에 대한 반발 목소리도 나온다. 그간 김 씨가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이슈를 던지고 여론을 결집시키면 민주당이 입법 등의 형태로 호응하는 일이 빈번했다.    

    실제로 김 씨는 지난달 23일 자신의 방송에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재판 재개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을 언급한 뒤 재판중지법에 대해 "굳이 해야겠다"고 주장했다. 다음날인 24일에는 이른바 '대장동 변호사' 출신인 민주당 의원들을 불러다 "설마 대통령을 법정에 부르겠어? 근데 설마를 너무 많이 봤다"며 재판중지법 처리가 시급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3일 민주당이 재판중지법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하자 "'개딸'(개혁의딸)들과는 소통했냐, 김어준 씨하고는 협의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과거 정 대표를 향해 "김어준의 똘마니"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여의도 대통령'으로 통하는 정 대표가 의회 권력의 정점에 섰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김 씨는 '충정로 대통령'으로 불리고 있다. 오래 전부터 좌파 진영의 스피커 역할을 맡은 김 씨가 그만큼 여권 내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곽상언 민주당 의원은 김 씨를 겨냥해 "유튜브 권력이 정치 권력을 흔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김 씨의 유튜브 방송 단골 출연자 중 한 명으로서 남다른 친분을 과시해 왔다. 김 씨가 운영하는 '딴지일보' 온라인 게시판에 1000개 이상의 글을 올렸으며, 지난 6월 김 씨가 기획한 토크콘서트에도 참석했다.

    김 씨는 지난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와 박찬대 전 원내대표가 당대표 자리를 놓고 맞붙을 당시 노골적으로 정 대표를 밀어줘 일등 공신으로 활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당시를 상기하며 "의원들이 정 대표의 강성한 모습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다. 그때의 우려가 실제로 현실화된 것"이라며 "야당과 싸울 때는 강경하게 나가는 게 맞지만 매번 '강강강'으로만 가니까 걱정이 많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민주당 중진 의원은 "정 대표가 김 씨와 밀착하면서 강성 행보를 이어가는 것은 중도층 표심 확보에 좋지 않은 전략"이라며 "재판중지법 추진 과정에서도 정 대표가 선의로 했겠지만 신중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