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들 중심으로 당게 의혹 조사 요구 목소리 높아당무감사위원회 구성 완료되며 조사 착수 초읽기한동훈 몸 낮추며 "우리 당 정치인 비판 않겠다""그 정도론 부족 … 운신 폭 넓은 韓이 더 낮춰야"
  •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24년 12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회의를 하던 중 잠시 문을 열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배웅하고 있다. ⓒ뉴시스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24년 12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회의를 하던 중 잠시 문을 열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배웅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이 한동훈 전 대표가 연루된 당원게시판 의혹 조사를 두고 눈치싸움을 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게시판 의혹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한 전 대표와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들이 몸을 낮추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최고위원은 23일 뉴데일리에 "당원게시판 논란은 당원들이 이미 다 사실을 알고 있는데 이걸 그냥 덮자고 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니냐"면서 "장동혁 대표가 법과 원칙을 이야기했으니 결국 조사 시기의 문제이지 하지 않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앞서 장 대표는 지난 17일 당무감사위원회 구성을 마무리 지었다. 그는 비공개로 임명장 수여식을 진행하면서 "해당 행위자에 대해서는 엄정 조치해야 한다"며 "당 대표가 당이 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다"고 했다. 

    해당 행위자가 누구를 뜻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 내부에서는 한 전 대표와 그를 따르는 친한계 인사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장 대표는 지난 8월 당 전당대회 시기, 당원게시판 의혹에 대한 진실 규명을 수차례 약속했다.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를 다녀오며 이를 '당원과의 약속'이라고 말해온 점에 비춰보면 장 대표가 당원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도 모른 채 넘어가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신동욱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당원게시판 문제는 살아 있는 이슈이기 때문에 당무감사위원회에서 당원들에게 밝혀야 된다는 여론이 많다"며 "이것을 털고 가는 것이 우리 당의 미래를 위해 발걸음을 가볍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부분은 당무감사위원회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전 대표는 몸을 잔뜩 움츠리는 모습이다. 자당 정치인들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가 하면, 이재명 대통령과 여권을 향한 칼날을 더욱 예리하게 하는 모습이다. 

    그는 "비판 자체가 오히려 여러 내분을 일으킬 수 있다"며 "저와 다른 방식, 동의할 수 없는 방식을 택하고 있는 우리 당 정치인들을 비판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국민에게 여당보다 우리가 낫다는 것을 보여드려야 한다"며 "그러려면 더 나은 미래를 제시할 수 있고, 더 유능한 집단이라는 걸 보여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친한계는 당원게시판 의혹 조사가 당을 향한 '자해 행위'가 될 것이라며 이를 무마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친한계로 평가받는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사안 자체가 복잡하거나 중대한 사안이 아니다. 그걸로 당무감사를 다시 열고 조사를 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며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는 장 대표와 한 전 대표가 서로를 품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다. 장 대표가 지난 전당대회에서 당원들과 약속을 해서 당선된 만큼, 운신의 폭이 넓지 않은 한 전 대표가 과거를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손을 내밀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일이라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의원은 "한 전 대표가 어느 정도 자신의 진심을 보이며 참회하는 모습을 보이고, 두 사람이 만나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분열은 필패다. 한 전 대표가 우리 당 정치인을 비판 않겠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더 몸을 낮추고 적극적으로 장 대표와 스킨십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