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베센트-中 허리펑, 스톡홀름 회담 종료 후 발표中 "美와 솔직한 의견교환과 건설적 논의…24% 관세 중단 연장"美 "90일 연장은 하나의 선택지…트럼프, 관세 유예 연장 여부 결정"트럼프-시진핑 연내 대면 회담 개최 가능성…트럼프 "연말 전" 회동 시사
  • ▲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좌)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가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50728 신화/뉴시스. ⓒ뉴시스
    ▲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좌)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가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50728 신화/뉴시스. ⓒ뉴시스
    미국과 중국이 29일(현지시각) 관세전쟁의 '휴전'을 90일 연장하는 방안에 의견 접근을 이뤘지만, 최종 합의는 뒤로 미뤘다.

    미·중 관세전쟁 재개시 세계 경제에 큰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양측이 협상팀 차원에서 관세 유예 연장방안을 논의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브리핑을 받은 후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로이터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미국 측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중국 측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등 양국 협상 대표단은 전날부터 이날까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무역협상을 갖고 내달 11일 만료되는 관세유예조치를 90일간 추가로 연장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중국 대표단 일원인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차관)은 "중·미 양국의 합의(共識)에 따라 양국은 미국의 상호관세 24% 부분과 중국의 반격 조치의 계속 유예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리청강 부부장은 "양국 경제·무역팀은 양국 정상이 6월5일 통화에서 만든 공동인식에 따라 중·미 경제·무역협상 메커니즘의 역할을 계속 발휘했다"면서 "서로가 주목하는 중대한 의제에 관해 심도 있고 솔직하며 건설적인 교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국 경제·무역팀은 긴밀한 소통을 계속 유지하면서 경제·무역 의제에 관해 제때 교류할 것이고, 양국 경제·무역 관계의 안정적이고 건강한 발전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 측 그리어 USTR 대표는 현지 기자회견에서 "우린 워싱턴 D.C.로 돌아가서 트럼프 대통령과 (미·중 협상팀간에 잠정 합의한 사항이) 원하는 바인지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현재 (미·중간) 협의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베센트 장관은 일부 풀어야 할 기술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양측이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 여부에 대해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우리가 논의할 때까진 아무것도 합의되지 않은 것"이라면서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하지 않을 경우 대(對)중국 관세는 4월2일 책정한 수준(34%)으로 되돌아가거나 별도로 책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체적인 회담 분위기는 매우 건설적이었다"며 "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원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미국 측은 또 '관세 휴전'을 90일 연장하는 방안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옵션의 하나라면서 앞으로 양국이 90일 내 추가로 회담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고율 관세 부과의 유예기간이 3개월 더 연장되면 양국간 관세 휴전은 11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이번 회담은 5월10~11일 열린 스위스 제네바 회담, 6월9~10일 열린 영국 런던 회담에 이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세 번째 미·중간 고위급 무역협상이다.

    앞서 양국은 1차 협상을 통해 서로 100% 넘게 부과하던 관세(미국은 중국에 145%, 중국은 미국에 125%)를 각각 115%P씩 대폭 낮추기로 합의했다.

    특히 당시 양측은 각자 수입품을 겨냥한 추가 관세율 115% 가운데 4월 매겨진 91%P는 취소하고 24%P에 대해선 적용을 90일 유예하기로 했다.

    이후 합의를 둘러싼 이견이 불거지면서 열린 2차 협상에서 양국은 각각 상대국에 대한 반도체 등 기술(미국)과 희토류(중국)의 수출 통제에서 서로 양보하며 합의점을 찾았다.

    이번 3차 협상에서 양측은 이 같은 1·2차 협상의 합의를 연장 적용하는 데에 협상팀 차원에서 일정한 공감대를 형성한 듯 보이지만 각국 정상의 최종 승인을 남겨뒀다.

    각국에 '관세 칼날'을 휘두르며 유럽연합(EU)과 일본, 베트남 등 주요 무역 상대와의 합의에서 대체로 자신의 뜻을 관철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앞서 합의한 이익의 팽팽한 균형점에 만족하려 할지, 추가적 양보를 얻어내려 할지가 관건으로 남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에 차등 부과하기로 한 상호관세의 발효(8월1일)가 임박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잠정합의를 수용할지는 '트럼프발 관세전쟁'의 확전 정도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코틀랜드 방문을 마치고 이날 미국으로 돌아오는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난 막 스콧 베센트한테서 전화를 받았는데 중국과 회의가 매우 잘됐다고 했다"면서 베센트 장관 등이 "내일(30일) 내게 브리핑할 것이며 난 (합의를) 승인하거나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양국 정상의 승인과 함께 관세전쟁 휴전 연장이 최종 결정될 경우 연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 대면 회담 개최 문제를 조율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과 시 주석이 서로 만나고 싶어 한다면서 "올해 말이 되기 전"에 회동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6일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10월31일~11월1일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전에 중국을 방문하거나 APEC 정상회의 기간 별도로 시 주석과 회담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