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대비 0.4%P 내려…2008년 이후 최저치 예상美, 지난해 절반인 1.4% 전망…"무역 긴장 확대 후폭풍""정책 불확실성, 분열 심화…무역장벽 완화 위한 대화-협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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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로스앤젤레스 항의 컨테이너.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세계은행(WB)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여파로 올해 전세계 경제성장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기(recession)를 제외하고는 최저인 2.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특히 '트럼프 관세'를 시작한 미국의 성장률은 전년대비 '반토막'이 날 것으로 내다봤다.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WB는 10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 '6월 세계경제전망(Global Economic Prospects)'에서 높아진 무역 관련 긴장과 정책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2025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연초 발표한 2.7%에서 0.4%P 하향한 2.3%로 조정했다.전세계 성장률 2.3%가 현실화하면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두 차례의 경기침체기를 제외하고는 2008년 이래 최저치가 된다고 WB는 소개했다.또한 전세계 경제주체의 70%에 대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했다고 WB는 밝혔다.WB는 "무역 긴장과 이에 따른 불확실성 및 금융변동성 확대가 성장률을 큰 폭으로 하향 조정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이어 "글로벌 경기 침체는 예상되지 않지만, 향후 2년간의 경제 전망이 현실이 되면 2020년대 첫 7년간의 평균 경제 성장은 1960년대 이래 최저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국가별로는 '관세 전쟁'을 시작한 미국이 올해 1.4%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해 미국의 성장률인 2.8%에서 반토막날 것이라는 예상치이며 1월 WB가 제시한 2.3% 성장 전망과 비교해도 0.9%P 낮은 것이다.WB는 관세 정책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 확대, 대내외 소비·투자심리 위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내년 미국이 다소 반등한 1.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1월 예측보다 0.4%P 하향 조정한 것이다.미국과 가장 격렬한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의 경우 올해 4.5% 성장(전년대비 0.5%P 하락), 내년 4% 성장이 예상됐다. 이는 1월의 예측치와 같은 것이다.유로존은 올해 0.7% 성장, 내년 0.8% 성장이 각각 예상됐다. 이는 1월 WB 예상치보다 각각 0.3%P, 0.4%P씩 하향 조정한 것이었다.일본도 올해 0.7%, 내년 0.8% 성장이 각각 예측됐다. 이는 1월 예측치보다 각각 0.5%P, 0.1%P 낮은 것이다.선진국 그룹 전체의 경우 올해 1.2%, 내년 1.4%의 성장이 각각 예상됐다. 이는 1월에 비해 0.5%P, 0.4%P씩 각각 하향조정된 것이다. -
- ▲ 미국 캘리포니아주 롤랜드하이츠의 한 아시아 식품점에 식료품들을 가득 실은 쇼핑 카트가 서 있다. 250403 AP/뉴시스. ⓒ뉴시스
WB는 또 올해 개발도상국 60%가량이 성장률 둔화를 겪으며 평균 3.8%의 성장률을 기록한 뒤 2027년에는 평균 3.9%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이는 5%대를 기록했던 개도국들의 2010년대 성장률보다 1%P 이상 떨어진 예측치다. 또 WB가 올해 초 예측한 개도국 성장률(4.1%)에 비해서도 0.3%P 내려간 것이다.아울러 저소득 국가들은 올해 5.3%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WB는 예측했다. 이는 올해 초보다 0.4%P 하향 조정된 수치다.한국이 포함된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올해 성장률은 4.5%로 둔화하고, 내년 4%로 더 내려갈 것으로 WB는 예측했다. 이는 1월 수치 대비 각각 0.1%P 하향된 것이다.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별도로 제시하지 않았다.WB는 또 글로벌 물가상승률 예상치는 역시 관세의 영향을 고려해 올해 평균 2.9%로 상향 조정했다.WB는 다만 "주요 경제국들이 무역 긴장을 완화할 수 있다면 글로벌 성장은 예상보다 빠르게 반등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이어 "현재의 무역 갈등이 타결돼 5월 말의 관세 수준을 절반으로 낮춘다면 2025년과 2026년 글로벌 성장률은 평균 0.2%P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인더미트 길 WB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높은 수준의 정책 불확실성과 무역 관계의 커지는 해체 추이로 인해" 올해와 내년 글로벌 성장과 인플레이션 전망이 악화했다면서 "신속한 방향 수정이 없으면 생계 수준에 미칠 악영향이 심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WB는 정책 과제로 무역 긴장 해소, 신흥개도국 지원 확대, 기후변화 대응 등을 제안했다.먼저 무역장벽 완화를 위한 대화와 협력을 통해 장기 성장을 촉진할 것을 권고했다. 또 신흥시장 및 개도국에 대한 국제적 지원을 확대해 해외직접투자를 촉진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편, 분쟁과 난민 증가 등 글로벌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뿐만 아니라 기후재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지속가능한 식량체계를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