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강제 단일화 불법, 내가 나서서 이길 것" … 국힘 의총 내홍 격화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9일 국회 의원총회에서 한덕수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 추진을 강하게 비판하며 당내 긴장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김 후보는 당 지도부의 단일화 압박을 불법적 시도로 규정했고 이에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도자의 책임과 희생을 언급하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단일화 방식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의원총회를 열었다. 의원총회는 애초 오전 11시 시작 예정이었지만 김 후보의 도착이 약 1시간 가까이 지연되면서 회의도 늦춰졌다. 김 후보는 박수를 받으며 입장해 꽃다발을 전달받았고 권성동 원내대표와 권 위원장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한 뒤 회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권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김 후보는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뜨겁게 살아온 보수우파의 아이콘"이라며 "이재명식 잡음 없는 단일화는 오히려 쇼일 수 있다. 이 자리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누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후보님께 과격한 발언을 한 점은 사과드린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이어 발언에 나선 김 후보는 단일화 압박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7일 연휴가 끝나자마자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과 '선 단일화 후 선대위 구성'이라는 말을 듣고 매우 놀랐다"며 "지금의 단일화 압박은 저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를 올리려는 불법적이고 부당한 시도"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는 당헌·당규를 위반한 반헌법적·반민주주의적 행위로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단일화는 검증받지 않은 무소속 후보를 추대하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내가 이재명을 이기는 여론조사도 있었다"며 "김문수가 나서서 이기겠다. 전당대회 직후 당이 힘을 모아줬다면 지금의 지지율은 달라졌을 것이다. 제가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 발언 이후 권 위원장은 단상에 올라 "이제라도 김 후보가 의총에 참석한 건 환영하지만 발언 내용은 매우 실망스러웠다"며 "의원들이 기대했던 메시지와는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큰 지도자라면 자기 자신을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권 위원장 발언 후 김 후보는 퇴장했고 의원들 사이에서는 고성이 터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