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살리는 일 중심은 바로 기업"재계 우려에 "영역별 대화 나눠야""일본과 경제 연대 모색해야" 李에 제언
  • ▲ 이재명 후보 초청 경제5단체 간담회 ⓒ이종현 기자
    ▲ 이재명 후보 초청 경제5단체 간담회 ⓒ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경제 5단체장을 만나 기업의 역할을 역설했다. 이 후보는 친기업 행보를 보여왔지만 '주 52시간 예외' 반대 등 '위장 우클릭' 논란에 휩싸였다.

    8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초청 간담회'에서 이 후보는 "경제를 살리는 일의 중심은 바로 기업이고 과거처럼 경제 문제, 산업 문제를 정부가 제시하고 끌고 가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위장 우클릭' 논란을 의식한 듯 다시 한 번 반도체 업계 '주 52시간 예외'와 관련해 언급했다.

    이 후보는 "반도체 업계 주 52시간 얘기를 양쪽 다 들어봤더니 별로 차이가 없는데 없는 차이를 만들어서 싸우고 의심하더라"라고 말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2월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법 적용 제외 어떻게'라는 주제로 정책 토론회를 한 후 "특정 산업의 연구·개발 분야 고소득 전문가들이 동의할 경우 예외로 '몰아서 일하게 해주자는 게 왜 안 되냐'고 하니 할 말이 없더라"라고 밝혔다.

    그러나 주 52시간 예외 조항은 민주당 반대로 무산됐다.

    이 후보의 이런 발언은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으로부터 시작됐다. 손 회장은 근로 시간 유연화와 민주당의 주 4.5일제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손 회장은 "주 4.5일제로 시행하자는 논의는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대중소 기업 간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우려가 있다"며 "주 4.5일제 법정 근로 시간 단축 문제는 노사 선택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고민해 주길 건의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정년 연장이나 주 4.5일제를 제가 어느 날 긴급 재정명령으로 확 시행할까 걱정하나"라며 "저한테 개인적인 이익이 있는 것도 아니고 민주당에 표가 엄청 생기는 것도 아닌데 다 영역별로 차등을 두고 대화를 해야 한다"고 달래기에 나섰다.

    이날 간담회에서 경제계는 새로운 성장모델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최 회장은 "대한민국이 독립적 경제 체제를 갖추고 있지만 지금 같이 미중 갈등 속에서 룰테이커(rule-taker)가 되는 상황이 저희를 괴롭게 만들고 있다"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려면 다른 나라와 연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 회장은 외교 방향에 대해 제언했다.

    최 회장은 "가장 가까운 이웃인 일본과의 경제 연대를 모색해야 한다"며 "단순 협조가 아니라 유럽연합(EU)과 같은 경제 공동체를 생각하고 있다. 2조 달러가 안 되는 한국 GDP를 일본과 합하면 7조 달러에 달하는 규모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 회장, 손 회장을 포함해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경제 5단체는 이날 이 후보에게 공동으로 작성한 '제21대 대선 미래 성장을 위한 국민과 기업의 제안' 제언집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