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압박에 날 세운 김문수 … "정당한 절차 거친 후보 끌어내리려 한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 단일화를 주장하며 '단일화 강행' 방침을 내세운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김 후보는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정당한 경선을 거쳐 선출된 후보를 당의 몇몇 지도부가 끌어내리려는 해당행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두 번씩이나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당에서 몇몇 사람들이 작당해 대통령 후보까지 끌어내린다면 당원 동지와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겠나"라며 "지금 벌어지는 일련의 과정이 후보 단일화인가 후보 교체인가"라고 되물었다.

앞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한 후보와 조속한 단일화를 촉구하며 '단일화 로드맵'을 제시했다. 전날 두 후보 간 단일화 담판이 불발되자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TV 토론을 거쳐 9일까지 여론조사를 진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김 후보는 이날 토론회 참석 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후보의 동의를 받지 않고 당이 일방적으로 정한 토론회는 불참하겠다"며 양자 토론회 불참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당헌에 규정된 당무 우선권을 발동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직후 한 후보와 단일화 협상을 위해 '선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후 단일화 추진 기구 설치'를 요청했으나 '선 단일화 후 선대위 구성'을 내세운 당 지도부와 이견이 있다고 언급했다.

김 후보는 "당의 공식 후보를 선출해 놓고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선대위를 구성해 단일화 기구를 만들겠다고 했다. (지도부는) 단일화되기 전 선대위 구성은 못 한다고 했다"며 "이건 해당행위이고 선거운동을 못 하게 한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지도부가 대선 후보의 선거운동을 방해하고 있다며 비상대책위원회 해체 등에 대해서 "법적 조치도 필요하면 취할 수 있다"고 했다.

한 후보가 대통령 후보 등록일인 11일까지 단일화가 마무리되지 않을 시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을 두고 '유령'이라고 지칭하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입당·대선 후보 등록 절차 없이 한 후보와 단일화에 나서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무소속으로 입당도 안 하겠다는 사람을 상대로 유령과 단일화하라는 게 올바른 정당 민주주의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허깨비를 보고 단일화하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경선에 출마한 후보들은 기탁금 3억 원을 포함해 수십억 원의 비용을 지출했다"며 "경선에 참여한 모든 분은 사전에 '한 후보와 단일화를 위한 예비경선에 불과한 것 아니냐' '여기에 손해배상해야 하는 것 아니냐' 생각할 것이고 저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단일화가 돼서 본인에게 꽃가마를 태워주면 입당하겠다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입당도 후보 등록도 안 하겠다는 것인데 정체가 뭔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