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서울시 복지 정책, 공약에 포함"吳 "상세 내용 원하면 다 드릴 것"
  • ▲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식당에서 오찬 간담회를 갖고 있다. ⓒ서성진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식당에서 오찬 간담회를 갖고 있다. ⓒ서성진 기자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쪽방촌을 방문하고 오찬을 함께하며 본격 대선 행보에 돌입했다. 첫 공식 일정으로 오 시장과 동행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빅텐트 구상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오후 한 전 총리는 오 시장과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 주민공동시설을 둘러본 뒤 인근 식당에서 순댓국을 먹으며 오찬을 함께했다.

    한 전 총리가 오 시장에게 "대선 공약에 오 시장께서 내세운 '약자와의 동행'을 포함해도 되겠냐"고 묻자 오 시장은 "물론이다. 제가 출마는 못 하지만 제가 준비한 정책은 출마를 시키겠다"고 답했다. 이어 오 시장은 "여야 상관없이 서울시가 시행하던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 상세한 내용이 필요하면 다 드리겠다고 공언했다"며 "선점하는 게 임자"라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2023년 오 시장과 협력해 청소 노동자들의 이동 편의를 위해 새벽 버스 첫차 시간을 15분 앞당긴 사례도 언급했다. 한 전 총리는 "상계동에서 서초동으로 가는 146번 버스를 타는 분들이 첫차 시간이 조금만 더 빠르면 좋겠다고 해 시장님께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응해주셨다"고 전했다.

    순댓국 오찬 후 한 전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 행보에 대해 "오 시장께서 그동안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슬로건 아래 많은 일을 해오셨다"며 "이를 중앙정부 차원으로 확대해 제 공약으로 채택하고 함께 추진해야겠다고 생각해 함께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지난달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대선 후보들에게 "약자와의 동행을 대선 아젠다로 삼아 달라"고 강조했다.

    한 전 총리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약자 동행'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쾌적한 주택, 든든한 노후 보장 등 이런 일을 가장 잘할 수 있는 분들을 찾아 최고의 일하는 내각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번 동행은 정책 공감대를 넘어 향후 정치적 연대의 가능성까지 열어둔 행보로 평가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출마 직후 첫 일정으로 오 시장과의 동행을 택한 것은 외연 확장을 위한 포석이자 우파 통합의 신호로 읽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