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정치 경륜·내공으로 이재명 뒤흔들 것""내 논리만 강조 정치 아냐, 여야 공존해야""가려운 곳 긁고 소통하는 재밌는 정치 추구""이재명은 양아치, 그런 사람 대통령 하면 안 돼"
  • ▲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국민의힘 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마련된 선거캠프에서 뉴데일리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국민의힘 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마련된 선거캠프에서 뉴데일리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정치는 '기술'이 아니라 '내공'이다."

    여의도 정치판을 관통해 온 정치 30년의 베테랑,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다시 대선판에 몸을 던졌다. 경선 초반 빠르게 지지율 상승세를 타며 '정치 9단'의 면모를 드러낸 그는 "이슈를 만드는 건 기술이 아니라 경륜"이라며 정치 내공이 곧 경쟁력임을 강조했다.

    강단 있는 화법과 거침없는 소신, 시대를 꿰뚫는 통찰력까지. "양아치 같은 정치인은 내가 아니면 못 잡는다"며 '이재명 저격수'를 자처한 그는 "조선 태종 이방원과 같은 대통령이 되겠다"며 자신만의 '새로운 나라' 청사진을 내놓았다. 

    6·3 조기 대선 출마를 선언한 홍 후보는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대하빌딩 대선캠프에서 진행된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후보와 차별화된 자신만의 강점'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대구시장직을 사퇴해 취업 준비생이 된 지 오늘로 6일째"라며 취재진에게 유머 있는 인사를 건넨 홍 후보는 "나는 아무리 각박해도 즐겁고 재밌게 정치를 하는 사람이다. 그게 바로 다른 후보들에게는 없는 '내공'이자 '경륜'"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여야, 우와 좌가 공존해야 한다. 내 논리만 강요하는 게 정치가 아니라 유연성이 있어야 한다"며 "현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중심으로 흘러가는 판을 제압할 힘이 내게는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어떤 대통령이 되고 싶나'라는 질문에 "조선 초기 태종 이방원과 같은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나라의 기틀을 잡기 위해 악역도 하고 강력한 추진력으로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 보고 싶다"며 "좌고우면하지 않고 완전히 새로운 나라를 만드는 데만 매진할 것이다. 지지율에 구애받는 마치 수양버들 같은 대통령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 ▲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국민의힘 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마련된 선거캠프에서 뉴데일리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다음은 홍 후보와의 일문일답. 

    -경선이 본격화하며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연일 상승세다. 
    "현재 우리 당원 동지들과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이재명 같은 양아치를 잡을 사람을 찾고 있다. 이재명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은 홍준표밖에 없다고 보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선 안 된다고 수차례 말했다. 그렇게 판단한 이유는.
    "아주 위험한 사람이다. 그래서 '양아치'라고 부른다. 양아치 짓을 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하는가? 그건 안 된다."

    -청년층 지지가 도드라지고 있다. 청년층이 후보에게 왜 열광한다고 생각하는가. 
    "청년들이 뭘 생각하고 뭘 불안해하는지 늘 함께 고민한다. 아들 둘에게서 교육을 받는다. 내가 하는 말과 행동에서 청년들이 '자신들과 같은 세계에 산다'고 느끼니 지지해 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강점은. 
    "내공이자 경륜이다. 나는 짧은 기간 폭발적으로 이슈를 창출해서 이재명 중심의 판을 제압할 수 있다."

    -이번 대선에서 보여주고 싶은 홍 후보의 모습은 무엇인가. 
    "30년간 정치 생활하며 축적된 캐릭터 중 부정적인 부분을 해소하려고 노력 중이다.(하하) 스스로 어떤 부분이 대중에게 마이너스가 되는지도 잘 알고 있다. 반면 내가 즐겁고 재밌게 사는 사람이라는 것을 대중에게 더 알리고 싶다. 정치는 재미있게 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 가려운 부분도 긁어주고 정치판에서 '소통'도 가능하다." 

    -후보의 직설적인 발언이 강점인 동시에 우려 사항으로 지목된다. 중도층 표심 확보 전략이 있다면. 
    "우선 '중도층'이란 말은 없다고 생각한다. 오로지 '정치 무관심층'만 있을 뿐이다. 즉 스윙보터가 되는 계층이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도 도널드 트럼프와 해리스가 붙었을 때 대표적인 미국의 동부 지역 스윙보터 7개 주(펜실베이니아·애리조나·조지아·미시간·네바다·노스캐롤라이나·위스콘신)가 있는데 7개 주 전부 트럼프로 기울었다. 그들이 움직인 이유는 트럼프가 자신들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어줄 거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들(스윙보터)을 위한 인물이 될 수 있고 그들을 위한 정책을 내놓을 수 있다."

    -대표적인 스윙보터로 거론되는 2030 세대를 위해 구상한 정책은 무엇인가.  
    "지금 2030세대는 선진국인 대한민국에 태어났다. 그런데 이재명이 집권하면 나라는 후진국으로 다시 돌아간다. 베네수엘라처럼 포퓰리즘의 나라가 된다. 선진국에서 태어나 후진국으로 돌아가는 기막힌 경험을 하는 세대가 될 것이다. 미래 세대에게 '살고 싶은 나라'를 만들어 줄 여러 구체적인 공약을 이미 마련해 놨다."

    -'제7공화국, 선진대국시대'를 강조해 왔다. 후보께서 구상하는 선진대국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선진대국은 우리 사회의 모든 부분이 골고루 선진화되고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는 사회를 뜻한다. 대한민국 국호 빼고 다 바꾼다는 문자 그대로 재조산하(再造山河)의 시대를 열겠다. 선진대국을 이루기 위해 개헌을 해야 하고 개헌을 통해 선진대국의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

    -경제, 외교·안보 등 국정 분야에서 핵심 공약은 무엇인가.
    "경제 분야에서 정부 간섭을 최소화해야 한다. 분배는 생산성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지난 6공화국 기간 동안 경제는 비약적으로 도약했고 국민 생활 수준도 향상돼 소득 3만 달러 시대를 넘겼지만 완전히 선진국 범주에 들어갔다고 하기 어렵다. 흔들리는 경제의 펀더멘탈을 갖추고 번영과 풍요의 미래 100년의 주춧돌을 놓기 위한 대전환이 필요하다. 또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나토식 핵 공유와 나아가 남북 핵 균형을 실현할 것이다. 남북 핵 균형과 무장 평화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확실히 지키겠다."

    -'반명(反이재명) 빅텐트론'이 계속해서 제기되는데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끝까지 대선을 완주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를 '빅텐트' 안으로 합류시킬 수 있는가. 
    "이 후보와는 사이가 좋다. 앞으로도 정치를 같이 하는 기회가 올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가 유력 주자가 된 데에는 우파 진영에서 반성할 지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우파 진영의 반성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이래로 한국 사회를 지배해 온 진영 논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진영 논리의 뼈대는 내 진영의 사람은 도둑놈이라도, 강도라도, 어떤 범죄자라도 OK라고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된 상황은 진영 논리에 매몰됐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내에서 윤 전 대통령 탈당 등 '윤심 절연' 주장이 나온다.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 안철수 후보야 입당과 탈당을 수없이 반복한 사람이지만 나는 이 당을 30년 지킨 사람이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나간 시대다. '앞으로 미래를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가' 하는 시점에 지나간 사람에 대해 다시 소금 뿌리고 하는 짓은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

    -이번 경선 방식에 MBTI 자기소개, 밸런스 게임 등 새로운 방식이 도입됐다는 평가가 있다. 경선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머릿속에 고정적인 답변만 생각하고 들어가면 안 된다. 나는 인터뷰할 때도 질문지만 한 번 보고 들어간다. 머릿속에 고정적인 답을 생각하면 딱딱해지고 재미없는 인터뷰가 된다. 국회의원 5선을 하면서 상임위·본회의 답변서를 보좌관에게 써 달라고 해본 적이 없다. 준비된 답지에 얽매이면 사고를 확장할 수 없다." 

    -대통령이 되면 거대 야당을 마주해야 한다. 협치에 대한 방안은.
    "97년도 DJ(김대중 전 대통령)가 대통령으로 당선 될 때 새정치국민회의는 79석이었다. 대통령 5년 내내 DJ는 여소야대였다. DJ가 어떻게 정치를 했기에 나라가 안정적으로 굴러갈 수 있었는지 공부하면 답이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은 정치력이 부족해 한동훈을 앞세워서 검찰로 나라를 통치하려 했다. 그러니 어려움이 심화됐다.

    나는 정치를 30년 해왔다. 정치라는 것은 행정부와 입법부, 여와 야, 각자에게 그의 몫을 줘야 한다. 그게 '공존'의 비결이다. 여야가 공존하고 우와 좌가 공존하려면 그쪽의 입장과 논리도 언제나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내 논리만 강요하는 게 정치가 아니다. 유연성이 있어야 한다." 

    -어떤 대통령이 되고 싶나.
    "조선 초기 태종 이방원과 같은 대통령이 되고 싶다. 나라의 기틀을 잡기 위해 악역도 하고 강력한 추진력으로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 보고 싶다. 만약 내가 대통령이 되면 지지율에 신경 안 쓸 것이다. 나라를 새로 만들고 완전히 새로 바꾸는 데에만 매진할 것이다. 좌고우면하고 이리저리 눈치 보는 대통령은 안 될 것이다. 지지율에 구애받는 수양버들 같은 대통령은 안 한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