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도부, 헌재 향해 "조속한 판결" 촉구30여 의원도 '기각·각하' 신속 판단 공개 요구'5대3 데드락' 시나리오에 낙관론 확산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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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 등 참석자들이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헌재의 신속 탄핵 각하·기각 촉구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은 31일 헌법재판소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을 조속히 마무리하라고 촉구했다. 그간 국민의힘은 선고가 늦어질수록 자신들에게 유리하다는 판단 하에 '신중한 판결'을 요구해 왔으나 최근 기류가 급변했다. '5(인용) 대 3(기각 또는 각하) 데드락'(교착 상태) 시나리오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여권 내에서 확산되면서 이제는 '신속한 판결'을 촉구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지난 29일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의 '국무위원 줄탄핵 협박'을 언급하면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더는 시간을 끌지 말고 헌법재판관 한 사람, 한 사람의 결정에 따라 조속히 판결해야 한다"고 밝혔다.권 위원장은 "정부를 겁박하고 헌재를 압박해서 대통령을 끌어내리려는 민주당의 오만한 시도가 대통령 직무 복귀의 당위성을 높이는 것"이라며 "이제 헌재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권성동 원내대표도 "대통령 탄핵 심판을 둘러싼 정치·사회적 혼란이 극심해지고 있다"며 "헌재는 국정의 혼란과 불확실성을 정리하기 위해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를 조속히 선고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이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늦어지면서 헌재를 둘러싼 낭설이 이리저리 증폭되고 있다"며 "이미 헌재는 대통령 탄핵 심판과 관련해 평의를 수십 차례 한 것으로 안다. 문 대행은 선고 일자를 잡고 헌법재판관 개개인의 판단을 들어서 하루빨리 결론을 내리길 바란다"고 강조했다.이날 지도부에 이어 나경원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의원 30명도 헌재의 신속한 결단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이들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헌재의 신속 탄핵 각하·기각 촉구 긴급토론회'에서 헌재에 윤 대통령 탄핵소추를 신속히 각하·기각하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긴급 결의안을 발표했다.이들은 "헌재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1·2차 탄원서에서 지적했듯 탄핵소추의 근본적 흠결을 이유로 이 사건(윤 대통령 사건) 탄핵 심판 청구를 마땅히 각하해야 한다"며 "설령 본안 판단에 나아가더라도 명백한 증거 부족, 민주당의 의회 독재적 행태를 고려할 때 탄핵 사유의 중대성이 결여됐다. 기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어 "헌재는 더 이상의 국론 분열과 사회 혼란을 막고 대한민국 헌정 질서와 법치주의를 굳건히 수호하는 역사적 결단을 하루라도 빨리 내려 달라"고 촉구했다.여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이 헌재에 신속 선고를 공개적으로 촉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권 위원장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안이 기각될 당시만 해도 "헌재는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절차적 하자와 내용상 문제점이 없는지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철저히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그간 여당은 선고 기일이 지연될수록 자신들에게 불리할 게 없다는 입장이었다. 만약 인용돼 조기 대선을 치르더라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혐의 관련 대법원 판단까지 시간을 지연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그런데 이처럼 입장을 180도 선회한 것은 '5대3 데드락'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쉽게 말해 헌재 재판관 입장이 현재 5(인용) 대 3(기각 또는 각하)으로 갈려 있어 문 대행이 선고 기일을 잡지 않고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시나리오다.이에 대해 국민의힘 소속 한 중진 의원은 "헌재는 통상적으로 정치적 부담과 여론 분열 우려를 덜기 위해 만장일치의 합치된 의견을 내려고 한다"며 "그런데 헌재 내 이견이 있다는 게 앞선 한덕수 총리 탄핵 심판에서 드러났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을 두고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진단했다.그러면서 "그렇지 않으면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이 100일 넘게 지연될 이유가 없다"며 "저쪽(좌파 진영)에서 6표를 획득하지 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탄핵이 인용되기 위해선 재판관 8명 중 6명 이상이 '인용' 의견을 내야 한다.물론 어디까지나 '시나리오'일 뿐이지만 민주당이 돌연 '국무위원 줄탄핵'라는 무리수를 던지면서까지 마 후보자 임명을 압박하는 것은 여권의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이 저렇게 조급한 걸 보면 6명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확신이 든다"며 "더는 미루지 않고 판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다만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른바 '5대3 데드락'과 관련 "추정을 사실로 전제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그러면서도 신 대변인은 "재판관들 개인 의견이 다 정리가 됐음에도 어떤 정치·정무적 이유로 헌재가 이 상황을 방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계속 결론을 못 내리고 4월로 넘어가고 있는데 이렇게까지 늦어지면 4월 18일 재판관 두 분(문형배‧이미선) 퇴임 후 큰 혼란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