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 선고, 민주당 예상보다 뒤로 밀려이재명, 선거법 2심 선고 오는 26일 예정尹 파면-李 선고 시나리오 그린 친명 당혹李 당선 무효형 나오면 비명계 공세 시작중도층 민심 이반 가능성 … 尹 탄핵에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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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부근 광화문 민주당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지연에 더불어민주당이 거칠게 반응하는 것을 두고 당내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사건 2심 선고가 윤 대통령의 파면 결정보다 빨라지면 야권 단일대오가 붕괴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비명(비이재명)계로 평가받는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20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당 지도부의 조급함이 여기저기서 묻어나고 있는데 결국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가장 중요한 국면에서 다시 발목을 잡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지금은 정국을 관리하고 민심을 다독여야 하는데 본인 재판이 대통령 탄핵보다 먼저 진행될까봐 자꾸 헛발질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이 대표는 오는 26일 선거법 재판 2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11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형이 그대로 확정되면 이 대표는 의원직을 상실하고 10년간 공직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대통령을 꿈꾸는 이 대표의 가장 큰 리스크다.그런데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이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다. 애초 민주당은 지난 14일, 늦어도 21일에는 윤 대통령 파면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헌법재판소는 별다른 반응 없이 내부 평의를 진행하고 있다. 민주당은 헌재 내부 사정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파악하고자 백방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도 민주당 지도부 회의에서 헌재 동향을 묻는 등 답답한 심정을 드러내고 있다.이 대표가 윤 대통령 탄핵 선고 전에 2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으면 리더십이 순식간에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윤 대통령 탄핵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집중적으로 부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이 대표와 각을 세우고 있는 비명계가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다. 윤 대통령이 지난 8일 석방되면서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고 있는 비명계의 공세가 당선 무효형을 '트리거'로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
- ▲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국회에서 도보 행진을 시작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의원들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도착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비명계의 공세를 앞둔 친명(친이재명)계에서는 중도층 여론이 무너질 것을 더욱 우려하고 있다. 이 대표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부터 공들인 '실용주의' 이미지가 일거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이 대표의 선거법 2심 재판 결과에 따른 대응을 두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순서가 윤 대통령 파면 결정보다 밀릴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는 기류가 역력하다. 당내 법조인 출신 의원들이 대응 전략과 정보력이 부족하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는 상태다.친명계인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이 대표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공격은 이미 예상하던 것이지만 순서가 뒤죽박죽될 줄은 솔직히 몰랐다"며 "당내 정보력과 전망이 별로 맞은 것이 없다. 우리에게 부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여론이 어떻게 흐를지가 큰 걱정"이라고 했다.민주당 내부의 초조함은 신경질적인 반응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대표는 전날 서울 광화문 천막 농성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한 협박성 발언을 내놨다.그는 "(최 대행이) 직무유기 현행범으로 체포될 수 있으니 몸조심하길 바란다"고 했다.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최 대행이 법을 어긴 현행범이라는 것이다.민주당 지도부는 최 대행에 대한 탄핵 카드도 꺼내 들 기세다. 전날 민주당 지도부 회의에 이어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논의를 이어갔다. 최 대행 탄핵 결정을 지도부에 일임하기로 하면서 다시 공은 이 대표에게 넘어왔다.20일 오전에는 헌재를 찾아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했다. 헌재 앞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원내부대표단이 모였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 탄핵 반대를 외치는 시민들과 대치하는 모습이 연출됐고 급기야 백혜련 민주당 의원이 날아든 계란을 맞는 일도 벌어졌다.여당은 민주당이 탄핵 심판에 불복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비판한다.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회의에서 "이재명 본인의 2심 선고가 눈앞으로 다가오자 탄핵 심판 결과와 자신의 재판 결과에도 불복하고 거리로 나설 명분을 쌓으려는 것"이라며 "이 대표는 본인의 테러 조장 발언을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최 대행과 헌재에 대한 협박을 즉각 중지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