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안팎서 이재명 향한 다양한 요구 분출 조국당, 조기 대선 염두하며 국민경선 투척친명 불쾌 … "요구 안 들어주자 정략적 접근"야권 원탁회의 출범 지연 … 친문 비판은 계속실용주의 두고도 뒷말 … 李 "흑백논리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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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당 안팎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요구 사항이 쌓이고 있다. 당내 친문(친문재인)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통합과 포용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조국혁신당이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를 거론하고 나서자 민주당 내부의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다.이 대표와 가까운 민주당의 한 의원은 12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벌써부터 조기 대선을 두고 기싸움을 시작하려는 모습이 나오고 있는데 지금은 내란 종식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할 때"라며 "지금 대선 경선 방식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국민에게 오만하게 비치지 않겠느냐"고 했다.최근 민주당은 조국당이 제안한 야권 원탁회의에 참여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 헌법재판소 심판 등을 앞두고 야권의 결집을 위해 결정한 사안이다.하지만 12일 출범을 예고한 원탁회의는 의제를 어디까지 둘 것이냐를 두고 기싸움을 벌이며 미뤄졌다. 민주당이 내란 종식에 방점을 찍고 있으나 조국당은 향후 조기 대선 연합을 위한 논의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자녀 입시 비리 사건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조국 전 대표는 12일 공개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첫 번째 연합은 내란 종식-헌정 회복 연합이고 두 번째 연합은 새로운 대한민국 연합 또는 사회대개혁 연합"이라며 "전자는 합의가 쉬울 것이고 후자는 논의가 더 필요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전자에만 그치고 후자를 접어버리면 다수 연합이 역동성과 지속성을 잃을 수 있다"고 했다.조국당은 최근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오픈프라이머리'를 언급하고 있다.황운하 조국당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다수파 연합을 만들어 진보층을 결집하고 중도층을 끌어들여야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을 포함한 다수파 연합 모든 후보가 들어와서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한 원샷 방식과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재명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이 단일 후보를 만들어 이 대표와 경쟁해 단일화하는 '투 샷 방식'이 있다"고 밝혔다.야권의 최대 지분을 가진 민주당은 이런 발언이 달갑지 않다. 민주당 내부 경선 원칙이 이미 있고, 이 대표를 지지하는 권리당원이 압도적으로 많아 후보 선출이 유력한 상황에서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한 통합 경선은 한마디로 도박이다.민주당에서는 조국당이 요구해 온 원내 교섭단체 완화 등을 받아주지 않자 정치적 공세를 가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원내 교섭단체 조건이 20석인 상황에서 12석의 조국당은 이를 10석으로 낮추자고 주장하고 있다. 원내교섭단체가 되면 상임위원회 협상과 정당 보조금 등에서 월등히 나은 대접을 받을 수 있기에 조국당은 이를 당내 숙원 사업으로 꼽는다.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결국 자당의 이익을 얻기 위해 대선 경선 방식을 두고 압박을 시작한 것으로 본다"며 "정권 교체라는 큰 틀에서 야권의 결집을 이뤄내야지 작은 이익을 위해 정략적 접근을 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
- ▲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민주당을 향한 외부의 공세는 야권의 또 다른 반명(반이재명) 정당인 새미래민주당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새미래민주당은 이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다가 민주당과 언쟁을 벌였다.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이재명 정치의 동반 청산이 시대정신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며 "(광주는) 민주당 후보를 바꿔야 한다고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에 민주당 전남도당은 "윤석열 내란이 불러온 정국 혼란을 정치 재개의 돌파구로 삼으려는 이낙연 씨의 기회주의·분열적 행태를 엄중히 규탄한다"며 불쾌함을 나타냈다.외부의 공세와 당내의 비판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 대표가 지난 대선 패배의 책임을 인정하고 봉합에 나섰지만 친문계는 여전히 쓴소리를 내놓고 있다.문재인 청와대에서 정무수석을 지낸 최재성 전 의원은 전날 "통합하자는 얘기에 내부 총질이라고 분열이라고 몰매를 놓듯 해버리는 건 착각을 하는 것"이라며 "민주당 내에서 계엄령을 선포한 것도 아니고 통합하자는 말에 '내란 종식이나 탄핵을 먼저 해야지 내부 분열, 내부 총질을 하느냐' 이런 식으로 한다"고 비판했다.최 전 의원의 발언은 지난 3일 이 대표가 "작은 차이로 싸우는 일은 멈추고 총구는 밖으로 향했으면 한다"는 발언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됐다.이재명식 실용주의도 당내에선 뒷말이 나오고 있다. 그는 최근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을 꺼내 들며 성장을 강조했지만 지난 1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는 자신의 간판 정책인 '기본사회'와 '주 4일제'를 주장했다.이후 비판이 일자 이 대표는 "일정 범위 내에서 주 52시간제 예외를 검토하는 것은 노동시간 단축, 주 4일제 추진과 얼마든지 양립 가능하다"면서 "흑백논리에 익숙하다 보면 빨강이나 회색이 있는지 잊게 된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