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취약계층은 학부모…교육 현장 민심 잡아야""용산·당에 대한 민심은 준엄…상호 경청 필요""지구당 등 원외-지역구민 소통 창구 필요""한동훈 대표, 지방선거 끝까지 책임진다고 했다"
  • ▲ 김일호 국민의힘 서울시당위원장이 15일 오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김일호 국민의힘 서울시당위원장이 15일 오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지금이 바로 당을 정상화할 절호의 기회다. 학부모 민심을 잡아야 수도권·3040 연령층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김일호(51) 국민의힘 서울시당위원장 겸 서울 강서병 당협위원장은 15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뉴데일리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서울대 역사교육학과를 졸업하고, 2001년 28세의 나이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공채로 입사해 24년간 당직자로 근무했다. 당의 실무에 잔뼈가 굵은 그는 지난 4월 고향인 서울 강서병 지역구에 출마하며 처음으로 현실 정치에 뛰어들었다.

    더불어민주당의 현역 중진인 한정애 의원에게 고배를 마셨지만, 그에게는 낙심할 시간도 주어지지 않았다. 민주당 물결에 무너진 서울 민심을 회복하기 위해 지난 6월 당의 서울시당위원장에 도전했고, 그는 원외 당협위원장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현역 또는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원외 인사가 서울시당위원장을 맡게 된 것은 이례적이다.

    시도당위원장은 당원의 교육과 활동 등을 전반적으로 관리하고 중앙당과 지역 정치, 당원·민심의 가교 역할을 하는 자리다. 특히 이번 국민의힘 서울시당위원장은 청년·수도권 공략을 주도함으로써 전국적 민심 회복을 동반 향상시켜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떠안게 됐다.

    김 위원장은 이번 서울시당위원장 자리가 1년 임기 내 지방선거 등 공천권을 행사할 수 없어 사실상 실익이 없다는 일각의 견해에 대해선 "정치공학적이고 이분법적 사고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정당으로서 가장 큰 실익은 당을 정상화하고 국민에게 매력적인 정당으로 변화하는 것"이라며 "오히려 당을 재건하고 새로운 기틀을 마련할 수 있는 적기에 활동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또 총선 참패와 당의 수도권 침체 현상에 관해선 "수천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우리 당이 '그냥 싫어서', '이재명보다 싫어서' 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 당이 가장 취약한 계층이 바로 수도권 3040 연령층이고 이들은 곧 여성이고 학부모"라며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통령선거, 2028년 총선까지 당이 '학부모 민심'을 얻을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화제가 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원외 당협위원장 오찬 자리에 대해서는 "한 대표가 '지방선거를 끝까지 책임진다'고 언급한 것이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그는 "당대표직이 끝나도 도움이 되는 역할을 끝까지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들렸다"고 덧붙였다.

    당정 갈등과 민심 이반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누구 때문에 지지율이 떨어진다는 사고는 패배 의식이라고 본다"며 "당정 갈등은 당연히 해소해야 하지만, '국민의힘'의 이름으로 선거를 치르고 선택을 받아야 하는 것이기에 결국 당이 자체적으로 변화해 잘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뒤에서 정부가 뒷받침해 주면 더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국민의힘 지지자'임을 자신 있게 표현할 수 있게끔 우리가 변화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 ▲ 김일호 국민의힘 서울시당위원장이 15일 오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김일호 국민의힘 서울시당위원장이 15일 오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당이 총선에서 참패하고 어려운 상황인데 서울시당위원장직에 도전한 이유는.

    "서울 48개 선거구에서 우리 당이 11석밖에 획득하지 못했고, 수도권은 처참한 수준으로 대참패를 겪었다. 다음 지방선거까지 당을 새롭게 재건하고 국민에게 다가설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데 당무 경험이 풍부한 제가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아 용기를 내서 도전하게 됐다.

    -임기 내에서는 2년 뒤 지방선거 공천권과는 무관하다. 지선 전략을 모색할 시간도 부족할 것 같은데.

    "지방선거 공천에 관여하지 못하더라도 정당으로서 진정한 실익은 당의 변화와 정상화라고 생각한다. 당원과 원활히 소통할 수 있도록 당협 활동에 대한 중앙당의 지원을 시스템화하는 것이 현재 가장 큰 숙제다. 다음 지방선거까지 청년의 지방의회 진입 장벽을 낮춰 인재 양성을 체계화하는 것이 당면 과제다. 청년 아카데미 등 당원 교육과 체계적인 육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국민의힘이 서울 등 수도권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서울시당이 서울 민심 회복을 위해 주안점을 두는 것은.

    "우리 당은 서울 수도권이 침체해 있기에 전국 선거에서 지는 것이다. 참패 이유는 수천 가지가 있지만 결국 우리 당이 '그냥 싫어서, 이재명보다 싫어서'다. 우리가 취약한 계층이 바로 30·40·50대 연령층이고,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국 이들 연령대의 여성, 즉 학부모다. 좌파 교육이 10년 이상 이뤄지면서 교육 현장이 무너졌는데, 교육 분야에서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의 보수 정치권에 대한 오해가 많다고 느꼈다. 우리 당이 학부모와 함께 가야 한다. 왼쪽에 있는 교육을 이제는 가운데로 정상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동훈 대표가 지구당 부활을 공언했는데, 지구당이 다시 생긴다면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은.

    "과거 여야 할 것 없이 불법 정치자금의 문제로 지구당이 폐지됐지만, 현실 정치를 보면 각 지역에는 당협위원장이 계속 활동하고 전국의 당협 사무실은 실질적으로 존재한다. 문제는 지구당 사무실을 둘 수 없다는 정당법에 있다. 당협위원장들이 잠재적 법 위반자가 되는 잘못된 상황이 돼 있고 고발당하면 벌금, 안 당하면 위법이 그대로 존치하는 기형적인 상황이다. '차떼기' 논란이 있던 2004년으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라 법의 독소 조항을 제거하고, 당당하게 당협에서 당원·국민과 직접 소통하고 당의 정책도 홍보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 한 대표가 강조하는 것이다. 지역당 사무실의 합법화는 쇄신이고 정당 개혁의 핵심이다."

    -서울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대통령, 김건희 여사, 당에 대한 민심은 어떠한가.

    "굉장히 준엄하다.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고 배출한 정권임에도 민심에 부합하지 않은 면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현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희망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애정 있는 비판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분이 우리 당에 대한 지지를 마음 편하게 표현하는 것을 유보하고 있는데, 자신 있게 국민의힘 지지자라고 할 수 있게 우리 당 자체가 변화해야 한다.

    누구 때문에 지지율이 떨어진다는 사고는 패배 의식이라고 본다. 당정 갈등은 당연히 해소해야 하지만, '국민의힘'의 이름으로 선거를 치르고 선택을 받아야 한다. 결국 당이 자체적으로 변화해 잘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뒤에서 정부가 뒷받침해 주면 더 좋은 것이다.

    하지만 당정 모두 노력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당정 갈등에 민심이 악화한 측면보다 이미 어려워진 민심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대표의 직언도 있었는데, 대통령과 대표가 각자의 입장을 상대방에게 설득하려 하기보다 상대방의 입장에 의해 설득되는 모습을 국민께 보여드리면 좋겠다."

    -지난 7일 한 대표와 원외 당협위원장 오찬이 있었는데, 특별히 강조한 사안이 있다면.

    "지역당 부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한 대표가 '우리가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제가 지방선거 끝까지 책임진다'고 말했는데, 당헌·당규를 수정하겠다, 이런 내용보다는 당대표를 마친 뒤에도 어떤 역할이든 끝까지 당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들렸다."

    -현실 정치인으로서의 향후 계획과 소망은.

    "지지자들이 자랑스러워하고 매력 있는 정당을 만드는 데 매진할 계획이다. 2026년도 지방선거, 2027년도 대선, 2028년도 총선 등 3년 연속으로 전국 선거가 치러진다. 우리 당이 선택받고 정권을 재창출하는 데 어떤 역할이라도 할 생각이다. 우리 보수정당은 비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고 언제나 있어야 할 곳에 있어야 한다. 국민을 가르치려 하지 말고 우리가 배우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