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韓 두 달만에 대통령실서 만찬 회동"새로운 당 지도부 격려하고 화합 다지기" 韓, 대통령실에 尹과 독대 자리 재요청
  • ▲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을 마친 뒤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과 환담하며 산책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9.24. ⓒ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을 마친 뒤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과 환담하며 산책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9.24.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저녁 한동훈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를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으로 초청해 야외에서 만찬을 가졌다.

    이날 만찬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바로 다음 날인 7월 24일 만찬 후 두 달 만이며, 새롭게 구성이 완료된 당 지도부를 처음으로 초청해 상견례와 함께 당 지도부를 격려하고 화합을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

    윤 대통령은 분수정원에 도착해 기다리고 있었던 한동훈 당대표, 추경호 원내대표와 악수를 나눈 뒤 만찬장으로 함께 이동했다. 참석자들은 윤 대통령이 도착하자 모두 박수를 보냈고, 윤 대통령은 "반갑습니다" "잘 지내셨어요?"라고 안부를 묻고 신임 최고위원들에게는 "축하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며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여기 처음이시죠? 저도 여기서 만찬을 해야지 생각만 했는데, 2022년 분수정원이 만들어진 후, 처음으로 이렇게 (여러분과) 함께 먹게 됐네요"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오미자차로 다 같이 건배하며 만찬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술을 마시지 않는 한 대표를 배려해 만찬주 대신 오미자차를 준비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한 대표가 고기를 좋아해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준비했어요"라고 메뉴를 직접 소개했다.
      
    그러면서 "원래 바베큐를 직접 구우려고 했었다"면서 지난 5월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과 만찬을 하며 비서실장과 함께 직접 고기를 굽고, 계란말이를 만들었던 일화도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식사를 하면서 여야 관계와 국정감사, 체코 방문과 원전 생태계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또 참석자들에게 "이제 곧 국감이 시작되나요"라고 물으며 "여소야대 상황에서 고생이 많습니다"라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참석한 최고위원에게는 "상임위가 어디시죠?"라고 물으며 관심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체코 순방 성과를 설명하며 "세계적으로 원전시장이 엄청 커지면서 체코가 우리와 함께하고 싶어한다"면서 "2기에 24조 원을 덤핑이라고 비판하는데,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AI 반도체 등으로 전기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어 대안이 원전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인요한 최고위원은 "지난 정부 때 망가진 원전 생태계가 회복 안 될 줄 알았다"며 원전 생태계를 복원하고 있는 정부의 성과를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기업도 함께 참여하는 현지화를 통해 상대국의 원전 생태계와도 협력해야 한다"며 원전 산업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한 대표도 대화 중간중간 관심 있는 사안에 대해 언급하거나 대통령에게 질문을 하기도 했다.

    식사 중 추경호 원내대표는 "대통령께서 한 간담회에서 양자학을 많이 알고 있어 놀랐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한 전문가가 양자학을 열심히 하지 않으면 미래에 보안이 뚫릴 수 있다는 경고를 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예산을 투입하고 지원하려면 어렵더라도 양자학을 공부해야 한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이 끝나갈 무렵 참석자들에게 "커피 한 잔씩 하자"며 "우리 한 대표는 뭐 드실래요?"라고 묻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아이스 라떼를 주문하자, 한 대표는 "대통령님 감기 기운 있으신데 차가운 것 드셔도 괜찮으십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대통령은 "뜨거운 것보다는 차가운 음료를 좋아한다"고 답했다.

    대통령실은 "오늘 만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1시간 반 동안 진행됐다"며 "만찬을 마친 후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분수공원에서 다 같이 '국민을 위하여!'라는 구호와 함께 박수를 치며 사진 촬영을 했다"고 전했다. 

    기념 사진 촬영 후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공원을 소개시켜주겠다고 즉석에서 산책을 제안했다.

    분수공원에서 어린이야구장까지 한 대표, 추 원내대표와 나란히 거닐며 10여분 동안 산책을 하고 담소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용산에 오니까 주변 환경이 좋고 어린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 좋다"며 "초선 의원들과는 식사를 했는데, 다음에는 재선, 삼선 의원들과도 자리를 마련하면 좋겠다"며 다음 모임을 기약했다.

    이날 만찬에서 한 대표에게 모두 발언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고, 의대 증원이나 김건희 여사 등 현안 관련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만찬이 끝난 뒤 한 대표는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에게 빠른 시일 내에 윤 대통령과 현안을 논의할 수 있는 독대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재차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만찬에는 한 대표와 추 원내대표를 비롯해 장동혁·김재원·인요한·김민전·김종혁·진종오 최고위원, 김상훈 정책위의장, 서범수 사무총장,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 곽규택·한지아 수석대변인, 정희용 원내대표비서실장 등 주요 당직자가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정진석 비서실장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성태윤 정책실장을 포함해 수석급 이상 참모진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