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논란으로 얼룩진 전당대회 … 분열 조짐도당권주자들도 자성 요구 … "민주당 이기겠나"당 선관위, 주자들 소환해 주의 … 지도부도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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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상현, 한동훈, 나경원, 원희룡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8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 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광주=서성진 기자
보름 앞으로 다가온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당 대표 선거 레이스를 강타한 '문자 읽씹' 논란으로 비난전이 거세지면서다. 당 안팎에서는 집안 싸움을 멈추고 집권여당의 본분에 충실해야 한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이른바 '문자 파동'의 여파로 제2 연판장 사태, 윤리위원회 제소, 법적 조치 경고 등 이전투구 양상으로 격화하고 있다. 당 대표 선거전이 후보 간 건설적인 정책 경쟁 대신 상호 비방전으로 얼룩지고 있는 것이다.이와 관련, 국민의힘 나경원 당 대표 후보는 이날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문자 파동 등에 따른 내홍에 대해 "정신 못차리고 치고 박고 싸우고 줄세우고 줄서고, 이래가지고 우리가 이재명의 민주당을 이길 수 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한동훈 당 대표 후보는 자신을 향한 공세에 "인신공격과 비방으로 내부총질을 하고 있다"고 반발했고, 윤상현 당 대표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사과 등 입장 정리를 요구했다.문자 '읽씹' 논란은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둔 지난 1월, 당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던 한 후보가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무시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불거졌다. 김 여사는 당시 한 후보에게 다섯 차례의 텔레그렘 메시지를 통해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한 대국민 사과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당 대표 후보자들 사이에서는 총선 참패에 대한 '한동훈 책임론'과 향후 당정 관계를 둘러싼 공방이 가열됐다. 후보 간 말다툼의 여파는 상호 간 '음모론' 공세로도 이어졌다.한 후보 측은 문자 공개 시점과 한 후보에 대한 일부 원외 당협위원장들의 사퇴 요구 움직임 등이 '제2 연판장' 사태라며 친윤(친윤석열)계와 원희룡 후보 측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이에 대해 원 후보 측 이준우 대변인은 이날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서 "(연판장) 의혹의 화살을 (원희룡 캠프에) 돌려 이익을 보려는 게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해 나경원 후보에 대한 연판장 주도 세력 대다수가 현재 한동훈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갈등이 좀처럼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합동연설회 전 당권주자들을 소환했다. ([단독] 與 선관위, 문자 '읽씹' 둘러싼 자중지란에 당권주자 긴급 소환) 이는 당권 출마자들을 직접 불러 '주의'를 주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당 지도부도 당권 출마자들을 향해 "자해적 행태"라며 자중할 것을 촉구했다. 거대 야당이 세제 완화 등 민생 입법은 외면하고 특검법 등 정쟁에 주력하는 가운데, 집권당마저 내분에 매몰되는 것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또한, 일각에서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총선을 앞두고 개혁신당을 창당했듯, 내부 권력다툼이 현재 국민의힘 의석수를 더욱 줄어들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황우여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전당대회가 과도한 비난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는 일부 지적에 귀 기울여야 한다"며 "당헌·당규에 어긋나는 언행은 선관위와 윤리위를 통해 즉시 엄중한 조치가 내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당대회에 대한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 의혹 등에 대해서도 "그런 일이 있을 수도 없고 전혀 그런 점에 대해 염려는 없다"고 강조했다.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국민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면서도 "공방이 계속된다면 당이 결속하는 게 아니라 분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당대회는 당과 국가의 미래, 당의 성찰과 비전이 국민께 제시되는 가장 중요한 행사"라며 "지금 우리는 헌법을 유린하는 거대 야당과의 싸움에 당력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언급했다.이에 대해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국민은 경제와 민생고에 신음하는데 우리 당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은커녕 집안 싸움만 하는 모습이 국민 눈에 어떻게 비치겠나"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경제와 안보는 보수정당이 책임진다는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는 데만 (당권주자들이) 힘써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