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부 "韓 발언 용납불가…대결적 정책 재검토"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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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윤 기자
    외교부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제공한다면 한러관계에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의 발언과 관련해 러시아 측에 "실수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러관계에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도록 러시아 측이 실수하지 말 것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 측이 북한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답게 처신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러시아와 북한이 지난 19일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북러조약)을 체결해 사실상 군사동맹을 복원하자, 한국 대통령실은 북러 조약에 대응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 문제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 ▲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AP/뉴시스
    ▲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AP/뉴시스
    그러자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우리는 러시아와 한국의 관계에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한국의 성급한 조치에 대해 경고하고 싶다"고 말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러시아는 한국 무기와 군사장비가 러시아 영토 공격과 평화로운 민간인 살해를 위해 우크라이나의 '신(新)나치'로 넘어가는 것을 무관심하게 지켜보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한러 관계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교부 아시아태평양차관이 이도훈 주러시아 대사를 외무부 청사로 불러 양자 협력 발전에 대한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들의 '반(反)러시아적 발언'을 용납할 수 없다며 한국 정부가 "대결적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압박했다.

    한국 외교부는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 대사가 루덴코 차관을 면담하고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체결된 북러조약에 대한 러시아 측 입장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 대사는 면담에서 조약에 대한 우리의 엄중한 우려를 표명했다. 또 북한의 군사력 증강에 도움을 주는 어떠한 협력도 우리의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임을 강조하고, 이에 대한 러시아 측의 분명한 설명을 요청했다.

    러시아 측은 한국 측 대응에 유감을 표하고 최근 북러 협력은 한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며 해당 조약은 오직 침략이 발생한 경우만을 상정한 방어적 성격의 것이라면서 관련 조항 등에 대해 설명했다.

    외교부는 "양측은 이번 방북 결과 및 동 조약과 관련해 면담을 기초로 필요한 대화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