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원장 함성득 교수) 제1차 인천안보회의 주관"윤석열 정부, 트럼프 2024 대선 당선 대응책 준비해야"
  • ▲ 인천안보회의ⓒ뉴데일리tv
    ▲ 인천안보회의ⓒ뉴데일리tv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불안정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함에 따라, 포탄 재고량이 바닥 난 러시아는 북한과 맞손을 잡았습니다.
    신변상 이유로 해외 순방을 극도로 자제해 온 북한 김정은은 방탄 열차를 타고 5박 6일 러시아를 방문하는 정성을 보였습니다.
    김정은과 푸틴 대통령은 북-러 정상회담 자리에서 "제국주의와 싸우자"며 결속력을 다졌습니다.
    푸틴은 북한 우주개발 기술을 지원할 조짐입니다.
    일각에서는 푸틴이 북한에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과 핵 추진 잠수함 건조 기술을 전수할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에서 활동한 전직 관료와 미국 보수학자들은 지난달 말 차기 정부의 국정과제를 담은 <프로젝트 2025>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 시 미국 동맹국들은 재래식 방어 분야에서 훨씬 더 큰 비용을 분담해야 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매우 불안한 국제 정세와 트럼프라는 최대 변수를 직면한 대한민국 정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이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국내외 석학들이 인천에 모여 처음으로 안보 회의를 열렸습니다.
    <제1차 인천 안보 회의>가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원장 함성득 교수) 주관 아래 인천 연수구에서 지난 18일 개최했습니다.

    이날 안보 회의에서 좌장을 맡은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 실장은 <북한 핵 위기 속에서 한미 동맹> 세션을 진행했습니다.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은 역사적이라며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2019년 한국 대법원판결로 한국 내 일본인 재산은 몰수 직전 위기에 봉착했다.
    또 한국 정부는 동맹국 간의 첩보 공유를 중단하겠다고 위협했다.
    이에 맞서 일본 정부도 한국을 수출 통제국 리스트에 올렸다.
    양국은 중국과 북한으로부터 위협을 받는 순간에도 어떠한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이런 과거를 떠올리면 2023년 8월 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은 역사적이다.
    이러한 삼자관계의 제도화와 협력 범위 확대는 전례 없는 것이다.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이라는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던 것은 불안정한 국제 정세, 중국과 북한의 위협, 미국의 동맹 중시 정책, 윤석열 정부의 대외 정책이 맞물려서다."

    빅터 차는 이어 최근 이뤄진 북러 정상회담에 대해 이런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캠프 데이비드 때문에 북한과 러시아가 결속력을 다지는 게 아니다.
    서로가 서로를 필요하기 때문에 만나는 것이다.
    과거 북한은 소련이나 러시아에 지원을 호소했다.
    그러나 지금의 북한은 러시아에게 무기와 탄약을 제공한다.
    이번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은은 새로운 영향력(leverage)을 얻었다.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실패로 망신을 당했던 김정은이 푸틴과의 정상회담으로 체면을 살리게 됐다.
    푸틴과 동맹을 맺은 북한은 앞으로 미국과 대화할 가능성이 더 낮아졌다.
    옛날에 북한과 미국이 대화할 확률이 영(0)이었다면, 지금은 마이너스 상태다.
    북한은 핵 능력을 기반으로 강압적인(coercive) 정책을 계속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뒤이어 테렌스 로릭 미국 해군전쟁대학 국가안보문제 교수는 북한 핵무기와 한반도 안보에 대해 이런 견해를 내놓았습니다.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 역량이 고도화됨에 따라 한반도 안보는 점점 더 도전적 과제가 됐다.
    비핵화 가능성은 오래전에 사라졌다.
    국방 담당자는 핵 무장한 북한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와 관련된 대응 방안으로 억제 기능 강화와 굳건한 한미동맹이 거론된다.
    그러나 북한의 핵무기 역량 강화로 억제 전략의 미래 및 실행 방안은 많은 의문에 직면하고 있다.
    북한의 핵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어떠한 군사적 역량이 필요한가?
    북한을 억제하는 한편, 남한도 안심시킬 수 있는 미국의 결단을 살릴 방안은 무엇인가?
    이 같은 질문을 심각히 고려해야 한다.
    앞으로 5~10년 내에도 북한 비핵화에 대한 결론을 못 내릴 것이다."

    로릭 교수는 최근 북러 관계가 장기간 이어질지 의심스럽다며 이런 회의적 시각을 내비쳤습니다.

    "러시아-북한의 관계가 우려스럽다.
    그러나 앞으로 어떻게 양국 관계가 발전할지 지켜봐야 한다.
    얼마나 장기간 친분을 쌓을지는 모르겠다.
    또 러시아가 어느 수준의 첨단 기술까지 전수할지 의문스럽다.
    현재로서는 양국 관계가 어떻게 될지 관망해야 한다."

    자유토론에서 이병철 경남대학교 교수는 한국의 핵 저농축에 대해 미국은 이제는 전향적인 사고를 가져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24~25개 원자로가 가동 중이다.
    우라늄을 해외에서 100% 수입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우라늄 공급이 30%를 차지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 러시아로부터 대한민국이 우라늄을 공급받는 데 비상이 걸릴 것이다.
    한미 원자력 협정 때문에, 한국은 농축과 재처리를 할 수 없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
    그러나 협정을 자세히 보면, 서면으로 합의할 경우 20% 미만의 농축은 가능하다.
    물론 미국이 협조를 해준다는 전제하에서다.
    한미동맹 70년이면, 미국은 한국의 핵 저농축에 대해 이제는 전향적인 사고를 가져야 한다.
    저농축이 핵무장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과 기술 협의를 통해, 핵 저농축이 고농축으로 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이온 결합법은 하나의 대응책이다."

    외교부를 대표해 이날 행사에 참석한 우정엽 외교전략기획관은 윤석열 정부 외교 정책은 헌법과 국익에 부합한 것이라며 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 비판에 이렇게 반박했습니다.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으로 인한 한-미-일 결속이 북-중-러 결속을 불러일으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침략을 일으켰다는 것처럼 터무니없는 주장이다.
    우리나라 정체성과 국익은 헌법에 명시되어 있다.
    윤석열 정부의 대외 정책은 헌법에 부합한 정책이다.
    따라서 미국 국익만 추구하는 정책이라는 비판은 올바르지 않다.
    우리나라는 과거 자유민주주의 국가들로부터 경제지원을 받아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를 달성했다.
    한-미-일 삼자관계에 대해 비판적인 분들께, 어떤 세계 질서를 표준으로 삼아야 하는지 반문하고 싶다."

    끝으로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은 한-미-일 삼자관계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며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전 국가안보실장으로서, 한미일 삼자관계는 북한에 대응하고, 중국에 전략적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서다.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에서 대북 제재 등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삼자 관계는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다.

    김 전 국가안보실장은 이어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 한미정책국장을 향해 트럼프가 재당선되면 미군 철수 가능성과 한미 동맹 균열 우려가 국내에서 제기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논평을 부탁했습니다.
    그러나 스콧 스나이더 국장은 "잘 모르겠다"며 매우 신중한 태도로 답변했습니다.

    한편, 안세현 서울시립대학교 국제관계학 교수도 대한민국이 트럼프 당선에 대비해야 한다고 이렇게 경고했습니다.

    "트럼프가 재선되면 반도체, 에너지, 전기차 모든 산업 정책이 바뀔 것이다.
    또 모든 외교 정책이 바뀔 것이다.
    대한민국은 트럼프 당선 시나리오를 잘 준비해야 한다.
    트럼프 재당선으로 역내 안보가 매우 복잡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