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개발업체 대표 정모 회장, 수백억 회삿돈 횡령 혐의'성남시 비선실세' 김인섭 영입해 백현동 인허가 청탁 의혹도
  •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정상윤 기자
    ▲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정상윤 기자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핵심 피의자이자 수백억원대 자금 횡령 혐의를 받는 민간개발업자를 소환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이날 오전 부동산 개발업체 '아시아디벨로퍼 대표 정모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백현동 개발이익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정 회장이 비용 과다계상 등을 통해 수백억원대 회삿돈을 횡령·배임한 정황을 파악하고, 지난 17일 압수수색을 통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정 회장이 개발이익 일부를 횡령하고 공사비용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백현동사업 시행사인 '성남알앤디피에프브이'(성남R&D PFV)에 수백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디벨로퍼는 성남알앤디피에프브이의 지분 4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백현동사업 결과 성남알앤디피에프브이는 약 3000억원의 분양이익을, 아시아디벨로퍼는 약 700억원의 배당이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회장 아내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다문화가정 지원 비영리법인 A사에 성남알앤디피에프브이의 자금 수십억원이 넘어간 경위를 정 회장을 상대로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A사 경영진이 아시아디벨로퍼와 상당부분 겹치는 상황에서 A사의 46억원대 현금성 자산 출처가 성남알앤디피애프브이인 것에 주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측에 백현동 개발과 관련해 인허가를 청탁한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대관 로비스트'로 꼽히는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를 영입한 뒤 백현동사업 관련 인허가가 이뤄진 과정도 조사할 방침이다.

    아시아디벨로퍼는 2014년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짓기 위해 성남시에 2단계 부지 용도변경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그러나 2014년 12월 특수목적법인 성남알앤디피에프브이를 설립하고 이듬해 1월 김 전 대표를 영입한 뒤 성남시가 자연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 상향을 승인해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김 전 대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성남시의 비선실세'로 지목되는 인물이다. 

    김 전 대표는 2006년 이 대표가 성남시장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냈고, 2008년 총선에서 이 대표의 성남 분당갑 출마와 관련해 조언했으며, 2010년 지방선거에서도 이 대표를 도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정 회장이 김 전 대표에게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 등 성남시 공무원들에게 로비를 하며 현금 77억원과 5억원 상당의 현장식당 사업권을 준 것으로 보고, 지난 2일 김 전 대표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정 회장에게 백현동 개발비리 본류인 배임, 산지관리법 위반 혐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관련 조사를 마무리한 뒤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이 대표도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