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병원 냉장고 텅 비어… 수액은 유통기한 초과염화나트륨·프로포폴만 유통기한 8개월 가량 남아미래병원 간호사 "정맥주사 맞다가 의식잃고 숨져"
  • 지난 20일 캄보디아에서 갑작스럽게 숨진 개그맨 출신 사업가 서세원(67)이 사망 전 '프로포폴(Propofol)'을 투약했을 가능성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프로포폴은 팝스타 마이클 잭슨을 숨지게 한 약물로 잘 알려진 수면유도제(수면마취제). 오남용 시 중독될 가능성이 있어 2011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됐다.

    디스패치에 따르면 서세원의 사망사실이 알려진 20일 오후, 서세원이 숨을 거둔 곳으로 알려진 캄보디아 프놈펜 '미래병원(미래폴리클리닉)'의 한 간호사가 디스패치 취재진에게 서세원이 프로포폴을 맞았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보도에서 디스패치는 취재진이 "(서세원이)어떤 종류의 주사를 맞았나? 비타민인가?"라고 묻자, 현지인 간호사로 추정되는 한 여성이 "OO"이라고 답했다고 전하며 어떤 종류의 주사액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24일 추가 보도에서 디스패치는 당시 간호사가 "프로포폴"이라고 답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날 이 여성은 "서세원이 사망한 게 맞다"며 사망사실을 인정한 뒤 "정맥주사(IV Injection)을 맞다가 의식을 잃었다. 숨을 쉬지 않았다(no breathing)"고 설명했다.

    이에 취재진이 "What kind of injection, is it Vitamin?"라고 묻자, 이 여성은 "Propofol"이라고 답했다고.

    그때 한 한국인 관리자(미래병원 운영 이사로 추정)가 전화를 가로채더니 "여기는 프로포폴 없어요. 그런 거 취급 안 합니다. 링거 맞다가 돌아가셨어요. 다시 확인해 보고 연락드릴게요"라고 밝힌 뒤 전화를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디스패치는 직접 미래병원이 있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날아가 사실 확인을 시도했다.

    현지 경찰을 통해 파악한 결과 미래병원은 캄보디아 사업자 등록증은 있었으나 아직 '병원 허가증'은 나오지 않은 무허가 병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 내부를 살펴보니 의약품 등을 보관하는 냉장고는 비어 있었고, 수액의 유통기한은 초과된 상태였는데 1층 서랍 안쪽에서 프로포폴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디스패치는 "냉장 보관이 원칙인 프로포폴이 실온에 방치돼 있었고, 재사용이 금지된 이 약품의 뚜껑을 열었다 닫은 흔적도 보였다"며 "2층 침대 부근 '검은색 봉지' 안에 폐기된 주사기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 주사기는 우윳빛 약물을 머금고 있었다"며 "프로포폴로 추정된다"고 밝힌 디스패치는 "병원에 있는 주사액 중 유통기한이 남은 2가지는, 염화나트륨과 프로포폴뿐이었다"며 "수액(포도당)과 당뇨병에 도움이 되는 마그네슘 모두 유통기한이 지났고, 링거를 맞을 때 사용하는 '나비 바늘(Scalp Vein)'조차 유통기한을 2년이나 초과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의혹 제기에 서세원과 형·동생 사이로 지냈다는 박현옥 캄보디아 한인회장(아시아한인총연합회 부회장)은 "프로포폴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 말이 안 된다"며 "내가 도착해서 직접 혈관에 꽂힌 바늘을 뽑았다. 링거액이 오렌지색이었다. 영양제를 맞은 것 같다"고 반박했다.

    또 박 회장은 뉴스1에 "(프로포폴 투약설은)고인을 욕 먹이려고 하는 주장으로,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이런 주장들은 돌아가신 분을 이중, 삼중으로 욕 먹이는 일"이라고 분개했다.

    이어 "캄보디아에서든 한국에서든 미래병원에 책임을 다 묻고 나서 장례를 치러야 할 것 같다"며 "병원이 책임을 물어야 하는데 오히려 돌아가신 분한테 책임을 전가시키려고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흘 전 캄보디아 미래병원에서 링거 주사를 맞던 중 심정지로 사망한 서세원은 아직 유족들의 결정이 내려지지 않아 냉동 상태로 보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프놈펜 부영타운 인근 한 사원에 임시 빈소가 차려졌으나 정식으로 장례 절차에 들어간 상태는 아니다.

    애초 현지에서 화장한 뒤 장례를 치를 예정이었으나 서세원의 딸 서동주의 반대로 유족 측이 시신을 국내로 이송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세원의 시신이 한국으로 이송될 경우 서동주 등의 의견에 따라 부검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