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대역'만 4차례… 신뢰도 떨어지는 뉴스데스크 보도MBC노조 "음성대역으로 반출 주장… 인터뷰 재단 의혹""'尹 자막오보'내고도 정신 못 차린 MBC, 음성대역 남발""민주당 돈봉투 사건 보도 뒷전‥ 여전히 민주편향 보도"
  • ▲ 지난 17일
    ▲ 지난 17일 "지난달부터 우리 정부가 포탄 수십만 발을 독일로 보내온 정황이 확인됐다"고 단독보도한 MBC 뉴스데스크.
    3년 전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의 주장만 듣고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측이 신라젠에 65억원을 투자했다'는 허위 의혹을 보도해 물의를 빚은 MBC 장OO 기자가 이번엔 '화물차 운전기사'의 말만 듣고 '155mm 포탄 다량이 해외로 반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보도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이 리포트에서 장 기자는 실제 얼굴과 음성이 담긴 인터뷰를 보여주는 대신, '음성대역'으로만 화물차 운전기사의 주장을 방영해 보도의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음성대역' 인터뷰 남발… '155mm 포탄 반출설' 제기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17일 <[단독] 컨테이너 따라가보니‥'155mm 포탄' 수십만 발 해외반출?>이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지난달부터 우리 정부가 포탄 수십만 발을 독일로 보내온 정황이 확인됐다"며 충청도 소재 군 탄약창에서 나온 대형 화물차 20여 대가 경남 진해 탄약창으로 향하는 장면을 방영했다.

    이 리포트를 작성한 장 기자는 "충청도 탄약창 기지 안으로 들어간 트레일러는 20여 대로 모두 15톤급 컨테이너가 실려 있었는데, 부대 밖으로 나온 화물차들이 경남 진해 소재 탄약창 기지로 향했다"며 "이곳은 우리 군과 주한 미군의 보유 포탄들이 반출되거나 해외에서 들어오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음성대역'으로만 화면에 등장한 화물차 운전기사는 "3월 28일부터 운송을 시작했고요. 오늘이 마지막 날인 걸로 알고 있어요. 내일부터는 운송 요청이 없거든요"라고 주장했다.

    장 기자는 "컨테이너에 적힌 'EXPOSIVE 1.3C 1'라는 문구를 보면 이들이 운반한 건 폭발물로 추정된다"며 '자신들이 운반한 물건은 155mm 포탄이었다'는 화물차 운전기사의 인터뷰를 또 다시 '음성대역'으로 내보냈다.

    장 기자는 "운송기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적어도 우리 군 탄약창 기지 3곳에서 진해 탄약창으로 포탄이 옮겨졌다"며 '이송된 포탄을 진해 탄약창에 내려놓은 뒤 다시 가면 원래 내려놓았던 컨테이터 박스는 보이지 않았다'는 화물차 운전기사의 인터뷰를 역시 '음성대역'으로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이나 다른 화물선을 이용해 포탄이 해외로 옮겨졌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장 기자는 "운송기사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최소 30만 이상이 해외로 반출됐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 많은 포탄이 어떤 이유로 이송된 건지 국방부의 좀더 명확한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고 리포트를 마무리했다.

    이처럼 장 기자가 '블러 처리'나 '음성변조'를 적용한 인터뷰 영상대신 '음성대역'으로만 화물차 운전기사의 인터뷰를 소개한 것을 두고 MBC노동조합(3노조, 위원장 오정환)은 "화물차 기사라는 사람의 존재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고 음성대역만 나왔다"며 이 사람의 주장은 물론, 실존하는 인물인지도 의심스럽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음성대역 허용한 국장도 문제… 이러다 '말풍선'까지 나올라"


    해당 보도 직후 '이제는 대역까지‥MBC뉴스 오염자들'라는 제하의 성명을 발표한 MBC노조는 "이 리포트는 미국에서 유출된 기밀문건에 한국산 포탄을 독일로 이송하는 계획이 담겨 있었는데, 이를 실제 검증이라도 하듯 우리 군의 포탄 수송차량을 따라다니며 제작한 아이템이었다"며 "그런데 장 기자가 의심하는 '우크라이나행 살상무기 지원'이라고 확인된 팩트는 하나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 기사를 보고 일반적인 방송기자들은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시청자들도 이상하게 느꼈을 것이다. 인터뷰가 온통 대역이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MBC노조는 "장 기자는 자신의 추정을 뒷받침하려고 화물차 운전기사라는 사람의 인터뷰만 4차례나 내보냈다"고 짚었다.

    MBC노조는 "인터뷰 내용은 '지난달 28일부터 운송했고, 운송료를 많이 준단다. 155mm 포탄이다. 부두에 운송했더니 사라졌더라'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었다"며 "정작 이 화물차 기사라는 사람은 나오지도 않고 음성대역만 나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MBC노조는 "이 리포트를 작성한 장 기자는 정치적 편향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최경환 신라젠 60억 투자' 오보 사건 등 온갖 물의를 빚어 MBC뉴스에 '편파'라는 이미지를 고착화시킨 대표적인 인물 중 한 명"이라고 비난했다.

    "정권교체 전후 어수선한 때 휴직을 다녀오더니 다시 이상한 짓을 하기 시작했다"고 비난의 소리를 높인 MBC노조는 "장 기자가 제대로 훈련을 받은 기자가 맞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이 같은 제작기법까지 동원하는 기자가 결국에는 회사에 얼마나 해가 될 수 있는지 MBC구성원들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MBC노조는 "인터뷰는 사실성·진실성·신뢰성을 위해 뉴스에 꼭 필요한 구성요소로 뉴스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다"며 "그래서 방송기자들은 기를 쓰고 인터뷰를 포함시키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에는 당사자가 사용하는 단어와 문장뿐 아니라 기분·감정·진정성 등으로 시청자들의 공감과 판단을 유도하고, 그 자체로 증거나 역사적인 자료가 되기도 한다"고 설명한 MBC노조는 "직접 얼굴 내놓고 인터뷰를 하는 상황, 얼굴은 감추고 싶은 상황, 혹은 인터뷰를 거부하는 상황 모두 나름의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장 기자는 자기 주장의 완성도를 높이려고 자기 맘대로 인터뷰를 재단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MBC노조는 "'음성대역'을 쓰면 실제 인터뷰가 있다고 하더라도 마치 '윤석열 대통령 뉴욕 발언 자막 오보사건'처럼 기자가 그 내용을 마음대로 줄이고 자르고, 때로는 자기 생각을 넣어 부연할 수도 있게 된다"며 "담당국장도 MBC뉴스에 '음성대역'을 허용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앞으로 기자들이 '내가 들었다'면서 '음성대역'으로 제작하겠다면, 다 허용하겠다는 메시지인가?"라고 반문한 MBC노조는 "MBC 기자들은 앞으로 제작의 수고를 크게 덜게 돼 좋겠다"며 "이런 식으로 '뉴스의 정도'를 무시하다가는 뉴스에도 예능프로처럼 등장인물의 감정을 보여주는 '말풍선'이 붙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고 씁쓸해 했다.

    "타사는 '민주당 돈봉투 사건' 대서특필… MBC는 한 꼭지만"

    이 외에도 MBC노조는 "안형준 사장, 박장호 보도본부장, 임영서 국장 체제에서도 MBC뉴스의 '친민주당·반정부 성향'이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심지어 더욱 심해지고 있다"면서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있었던 MBC뉴스의 각종 불공정·편파보도 사례를 소개했다.

    MBC노조는 "어제(17일) 뉴스데스크 톱뉴스는 전세사기 피해자 자살이는데, KBS와 MBC만 그랬다"며 "SBS와 모든 종편은 민주당 돈봉투 사건을 톱뉴스로 다룬 것과 비교된다. 민주당의 악재라 다루기 싫은 게 분명하다"고 단정했다.

    MBC노조는 "젊은인들을 죽음으로 내몬 전세사기도 충분히 가치있음을 인정한다"면서도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11월 19일 생활고를 못 이긴 일가족이 자살한 뉴스를 왜 MBC만 유일하게 보도하지 않았는지도 설명해야 할 것"이라며 "어이없게도 그날 '고양이 잔혹 살해' 소식은 MBC뉴스에 포함됐다"고 지적했다.

    MBC노조는 "지난 16일 세월호 사고 9주기 기념식 리포트에서 MBC뉴스는 타사와 달리 '한덕수 총리와 이주호 교육부장관은 불참했고, 보수단체 회원들은 외부에서 소동을 일으켰다'며 각을 세웠고, 또 지난 15일엔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임명을 두고 '김건희 여사 동기 임명, 측근만 챙기는 인사'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면서 "KBS가 인사 소식을 전하면서 여야공방이 있었다는 정도로 소개한 것과 대비된다"고 꼬집었다.

    MBC노조는 "지난 13일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관련, SBS는 4꼭지, KBS는 2꼭지로 비중 있게 전한 반면, MBC는 달랑 1꼭지, 그나마 마지막 5문장은 당사자들이 혐의를 부인한다는 내용을 충실하게 전했다"며 "민주당 방송이라는 비아냥은 신경도 안 쓴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 정부에 부담스러운 뉴스는 역시 부각시킨다"며 "지난 12일 타사들은 강릉 산불 소식을 톱으로 집중보도했는데, MBC는 한국 정부를 난처하게 만든 미국 문건 유출 소식을 톱뉴스로 집중적으로 다뤘다"고 지적한 MBC노조는 "'공영방송'과 '편향성', 공존해선 안 되는 두 개념을 한꺼번에 갖고 싶어하는 '현 MBC지도부의 욕심'으로 인한 부담은 조만간 우리 구성원들의 몫으로 돌아올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