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4일만에 2021 모빌리티쇼 관람객 수 육박쏘나타 디엣지, EV9, 토레스 EVX 폭발적 관심경쟁력 높여 찾고 싶어하는 모터쇼로 변화해야
  • ▲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 많은 관람객들이 몰렸다. ⓒ서울모빌리티쇼 조직위원회
    ▲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 많은 관람객들이 몰렸다. ⓒ서울모빌리티쇼 조직위원회
    “2023 서울모빌리티쇼가 개최된 지 4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2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몰렸습니다. 2021년 서울모빌리티쇼 전체 방문 인원과 비슷한 규모입니다. 흥행 부진에 대해 걱정했는데,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서울모빌리티쇼 조직위원회 관계자의 반응이다. 최근 몇년 간 국내와 해외를 막론하고 모터쇼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과거에 비해 모터쇼의 위상이 약해지고 참가업체 수, 관람객 수 모두 감소하면서 앞날을 기약할 수 없는 분위기가 팽배했기 때문이다. 

    가장 단적인 예가 지난해 7월 개최된 ‘부산국제모터쇼’다. 부산모터쇼에는 ▲현대자동차 ▲기아 ▲제네시스 ▲BMW ▲MINI ▲롤스로이스 등 단 6개 브랜드만 참여했다. 사실상 현대차그룹과 BMW그룹만 참가하면서 내년 행사가 개최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로 존폐 위기에 몰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번 서울모빌리티쇼에서도 부정적인 전망이 많았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한국지엠은 불참했고 르노삼성코리아도 행사장 내 부스를 꾸리지 않고 외부 별도 공간을 마련했다. 

    수입 브랜드 중에서는 벤츠, BMW, 포르쉐, 테슬라 등 4곳만 참여했다. 아우디, 폭스바겐, 볼보, 지프, 재규어랜드로버, 포드 등은 불참했다. 토요타, 렉서스, 혼다 등 일본 브랜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4년전 2019 서울모터쇼 현장에 방문을 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참가업체 수가 21개에 달해 킨텍스 1전시장과 2전시장으로 나눠 부스를 배정할 정도였다. 하지만 2021년 서울모빌리티쇼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기존 60만명을 넘나들던 관람객 수가 25만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 ▲ KG모빌리티는 이번 모빌리티쇼에서 새로운 비전 제시를 전달했다는 평가다. ⓒ뉴데일리DB
    ▲ KG모빌리티는 이번 모빌리티쇼에서 새로운 비전 제시를 전달했다는 평가다. ⓒ뉴데일리DB
    이런 이유들로 이번 서울모빌리티쇼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현장을 찾아보니 2021년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다. 

    조직위원회는 지난달 31일 개막한 이후 이달 2일까지 약 19만명이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 추세라면 오는 9일 폐막할 때까지 50만~60만명 정도의 관람객이 서울모빌리티 행사장을 찾을 것으로 예측된다. 모터쇼 위기론을 넘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흥행 요인으로는 우선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신차들에 대한 관람객들의 관심이 뜨거웠던 점을 들 수 있다. 특히 현대차 ‘쏘나타 디 엣지’, 기아 ‘EV9’,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등이 있는 부스에는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줄을 서야 했다. 

    신차들에 대한 각종 영상과 이미지들이 대형 커뮤니티들에 빠르게 확산됐고 서울모빌리티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선순환이 이뤄졌다. 

    물론 모터쇼가 완성차 업체들의 신차 쇼케이스의 장으로 한정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고객들의 관심이 뜨거운 차들이 모터쇼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을 체감할 수 있었다. 

    신차 외에 다채로운 전시물과 출품작들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현대차의 4족 보행로봇 ‘스팟’이나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 테슬라가 선보인 인간형 로봇 ‘테슬라 봇’. 현대모비스의 목적기반차량(PBV) ‘엠비전 TO’ 등도 높은 관심을 받았다. 업체들도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 ▲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선을 보인 테슬라의 '테슬라 봇' ⓒ뉴데일리DB
    ▲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선을 보인 테슬라의 '테슬라 봇' ⓒ뉴데일리DB
    아울러 KG모빌리티는 이번 모빌리티쇼를 활용해 새로운 미래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자연스럽게 관람객들에게 전달했다. KG모빌리티 부스를 돌아보면서 예상보다 넓은 전시 부스에 다양한 모델을 전시해서 놀랐다. 

    신차인 토레스 EVX를 비롯해 회사의 미래를 이끌어 갈 것으로 기대되는 ▲KR10 ▲F100 ▲O100의 디자인 콘셉트 모델들을 총동원하면서 새로운 희망을 선사한 건 의미가 크다고 판단됐다.

    물론 서울모빌리티쇼가 극복해야 할 과제들도 여전히 남아있다. 더 많은 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동차 브랜드들이 모터쇼에 참가하려면 수십억원의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모터쇼가 위기에 놓인 건 비용 대비 투자 효과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점도 작용했다. 국제가전전시회(CES)를 벤치마킹해 참가하고 싶은 행사로 변화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완성차 업체는 물론 타이어, 부품 업체, 충전기 업체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행사로 진화해야 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또한 전기차 일변도에서 자율주행,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커넥티드카 등 보다 다양한 분야를 담아내 모터쇼 자체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참가 업체와 관람객 모두를 만족시키는 묘수(妙手)를 찾을 수 있도록 앞으로 행사 주체들의 부단한 노력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