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12년 만에 한일 '셔틀외교' 재개 당일 北 ICBM 도발與 "한일관계 개선에 불안감… 깡패식으로 협박·공갈"
  • ▲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지난달 23일 북한군이 함경북도 김책시 일대에서 전략 순항미사일 '화살-2형'을 발사하고 있다. ⓒ뉴시스
    ▲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지난달 23일 북한군이 함경북도 김책시 일대에서 전략 순항미사일 '화살-2형'을 발사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만나 12년 만에 한일 정상의 '셔틀외교'가 재개되는 당일 북한이 또다시 미사일 도발을 강행하자 국민의힘이 "미친개에게는 몽둥이 찜질이 답"이라고 맹폭했다.

    국민의힘은 오히려 이 같은 북한의 도발이 한일관계가 회복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윤 대통령의 이번 방일을 통해 문재인정부에서 끊어졌던 관계가 회복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 김정은이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윤 대통령의 전용기 출발이 예정돼 있는 16일 새벽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미친개에게는 몽둥이 찜질이 답"이라고 질타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7시10분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장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이달에만 벌써 네 차례(9일, 12일, 14일, 16일) 도발을 강행한 것이다.

    합참은 "탄도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돼 약 1000km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며 "한미 정보당국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동향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분석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이 같은 도발은 한일 정상회담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도쿄를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회담을 가질 계획으로, 이는 12년 동안 중단됐던 한일 간 '셔틀외교(상대국을 오가는 정례 정상회담)'가 재개되는 것이었다.

    태 최고위원은 이를 두고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김정은의 이런 깡패식 협박, 공갈이 통하지 않으며 우리도 김정은 전용기 이륙 징조가 보이면 미사일 발사훈련을 할 것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 최고위원은 "그래야 김정은이 지금 자기가 얼마나 위험천만한 짓을 하고 있는지 알 것"이라며 "김정은의 비행기가 뜰 때마다 우리가 미사일 발사훈련을 하게 된다면 겁 많은 김정은은 아마 평생 비행기를 탈 수도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일관계가 회복 조짐을 보이자 북한이 도발을 강행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태 최고위원은 "누가 봐도 한일관계가 개선의 계기를 맞는 데 대한 불안감으로 김정은이 윤 대통령에게 깡패식으로 협박, 공갈하려 한다는 것이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한반도와 역내 평화를 위협하는 무력도발"이라며 "우리 민족이 과거사를 딛고 미래로 가기 위한 오늘의 발걸음에, 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로 훼방을 놓은 것"이라고 직격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정부의 한일관계 개선 노력과 한·미·일 안보 공조 시동에 대한 북한다운 대답"이라고 비판했다.
  • ▲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종현 기자
    ▲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종현 기자
    "문재인정부가 방치한 한일관계 정상화"

    한편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이번 방일이 문재인정부에서 끊어졌던 한일관계가 회복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지난 문재인정권과 민주당은 북한에 굴종하며 북한 김정은 3대 세습독재에 봉사했고 일본에는 죽창가만 불러대며 최악의 한일관계를 즐기고 국민 반일정서를 정권 유지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원내대변인은 "12년 만의 단독 정상회담을 위한 방일이 지난 문재인정권이 조장·방치한 최악의 한일관계가 정상화되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태 최고위원도 또다른 페이스북 글을 통해 "어제 나온 윤 대통령의 일본언론 인터뷰 내용을 보면 일본에 구상권을 행사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며 "윤 대통령 시대에 와서 한일관계가 비로소 올바른 방향에서 정리돼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태 최고위원은 이어 "강제동원 문제 해법과 관련해서도 일본이 사죄하든 말든, 일본기업이 피해자 배상에 참여하든 말든, 일단 우리의 해법을 제시하는 것으로 우리 정부가 할 일은 다 했다"며 "이런 점에서 윤 대통령의 구상권 포기 결정은 대승적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태 최고위원은 "우리 입에서 '빈손외교' '굴욕외교'라는 단어 자체가 나오는 것이 비정상"이라며 "아침에 일 나간 아빠가 저녁에 집에 돌아올 때 손에 무엇을 들고 들어와야 집 식구가 하루 끼니를 때울 수 있었던 시대는 영원히 지나갔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일 국내기업으로부터 받은 기부금을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배상금 명목으로 지급하는 것이 핵심인 '제3자 변제안'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 구상권 행사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