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당국, 30일 오후 3시간 30분간 '국장급 협의'일본의 사죄·배상 등 '성의있는 호응 조치' 놓고 이견일본 "1965년 청구권협정으로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외교부 "현안이 해결되면 정상간 셔틀외교 있지 않겠나"
  • ▲ 서민정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일제 강제징용 배상 관련 한일 국장급 협의를 마치고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서민정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일제 강제징용 배상 관련 한일 국장급 협의를 마치고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일 양국이 '일제 강제동원(징용) 배상'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실무급인 국장급 협의와 고위급 협의를 병행하기로 했다. 협의의 핵심쟁점은 일본 측의 '성의 있는 호응조치'다.

    '2018년 한국 대법원판결'의 '제3자'인 한국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원고인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하기 위해 조성하는 기금에 일본 '피고기업'들이 참여할지, 일본 정부가 피고기업들과 함께 징용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죄할지에 대해 양국은 이견을 보이고 있다.

    서민정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지난 30일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약 3시간 30분간 '한일 국장급 협의'를 갖고 "앞으로도 고위급을 포함한 다양한 레벨에서 외교당국 간 긴밀한 소통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협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일본과 협의를 가속화한 것은 양국 정상간 관계개선을 조속히 추진해 가라는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성의 있는 호응조치"가 협의의 핵심쟁점이라고 밝혔다.

    '일본 피고기업의 기금 조성 참여' 여부에 대해선 "역사적 문제와 법리적 문제가 있기 때문에 최대 관심사인 사과와 호응에 대해 우리 입장을 얘기하고 일본 측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양국 간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된 듯했던 징용배상 문제는 '2018년 한국 대법원판결'로 법적혼란이 가중되면서 역사적 문제와 법리적 문제까지 얽히고설키게 됐다. 

    한국은 피고기업이 자발적으로 기금 조성에 참여하고 피해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사죄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일본은 "(징용) 노동자 문제에 관해서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의해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협정 제2조 제1항)됐다"며 피고기업의 참여와 직접 사죄를 독려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협정 체결 당시 일본 정부는 피해자들에게 직접 배상하길 원했지만, 한국 정부의 요구에 따라 유·무상 5억 달러를 정부 차원에서 일괄 지급함으로써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했으므로 또다시 배상할 이유는 없다는 주장이다. 피해자들 몫이었던 청구권자금을 소양강댐과 경부고속도로 건설, 국내 '수혜기업' 16곳에 투입한 것은 한국 정부의 정책적 결정이다.

    일본은 과거 '통절한 사죄와 반성'을 표명했던 '무라야마 담화'와 '김대중·오부치 선언' 등을 재확인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당국자는 "정부가 반성과 사죄를 발표했던 기존 담화를 계승하는 게 중요하다. 이 부분이 공신력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 ▲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지난해 11월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지난해 11월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당국자는 "서로 이견을 좁혀보고 쟁점에 대해 어떤 (해결)방식이 있는지 협의해보고 국장급에서 정리하는 게 있지만, 핵심은 고위급 차원 논의가 필요하다" "국장급 협의로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있고, 실무적 의견과 고위급에서의 판단과 깊이 있는 대화가 필요한 더 무거운 사안이 있다"며 "(현안이 해결되면) 자연스레 셔틀외교를 포함한 정상 간 교류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부는 원고인 피해자들과 유족들을 만나 정부 계획을 설명하고 설득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당국자는 "원고 측을 찾아뵙고 의견을 듣고 (정부가) 어떤 노력을 했고, 어떤 방안이 나올 것 같은지 수시로 말씀드리는 게 중요하다 보고 있다. 그것을 해야 할 때"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살아계신 피해자, 유족분들을 찾아뵙고 하루라도 빨리 설명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