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한미관계포럼 참석 여성 한반도전문가… "한국 역할 확대" 주문앨리슨 후커, 캐슬린 스티븐슨, 카틀린 프레이저 등 전문가들 한목소리
  • ▲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만나기 위해 호텔로 온 앨리슨 후커 당시 백악관 NSC 선임보좌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만나기 위해 호텔로 온 앨리슨 후커 당시 백악관 NSC 선임보좌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윤석열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두고 “한국이 북한문제를 넘어 글로벌 중추국가가 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한반도전문가의 평가가 나왔다. 이 전문가는 북핵 대응이 이미 시작됐다고도 주장했다.

    후커 전 NSC 선임보좌관 “글로벌 중추국가 되겠다는 尹의 목표 지지”

    동아일보는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 코리아소사이어티에서 열린 한미관계포럼에서 앨리슨 후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선임보좌관, 캐슬린 스티븐슨 전 주한 미 대사, 카틀린 프레이저 카츠 코리안소사이어티 밴플리츠 선임펠로 등이 발언한 내용을 전했다.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언급하지 않은 최초의 한국 대통령”이라며 그의 연설과 대외정책 기조 등을 호평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후커 전 선임보좌관은 “윤 대통령이 한미관계를 북한과 안보분야를 넘어 더욱 깊고 넓은 관계로 지향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글로벌 중추국가가 되겠다는 그의 목표가 한미관계를 깊게 만들고 있으므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후커 전 선임보좌관은 북한의 7차 핵실험 대응과 대만 유사 사태 발생 시 한국의 개입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북핵에 대한 대응은 이미 시작됐다”면서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함의 부산 입항과 연합훈련 실시를 거론했다. 

    후커 전 선임보좌관은 이를 두고 “윤 정부 들어 강화된 한미연합훈련”이라며 “힘을 통한 평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대만문제 개입 여부와 관련해서는 “윤 대통령이 결국 관여 여부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티븐슨 전 대사 ‘러시아에 관여’ 강조… 경제분야에서는 韓의 노력 필요

    윤 대통령이 한국을 ‘글로벌 중추국가’를 만드는 데서 더 나아가 러시아 문제에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또 경제에서는 한미 간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이 있으므로 한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스티븐슨 전 대사는 “윤 대통령이 유엔에서 공적개발원조(ODA) 역할을 강화하고, 특정 가치를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구체화하지는 않았다”면서 “지금 이 순간 세계에서 가장 큰 안보문제는 러시아다. 워싱턴에서는 한국이 러시아 문제에 더욱 나서 주기를 바랄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과거 한반도 문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고 현재에도 한국은 러시아를 에너지 등 잠재적 경제 파트너로 보고 있어 한국의 러시아 문제 개입은 복잡한 문제”라며 “한국에 어려운 선택임은 분명하다. 한국은 선택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스티븐슨 전 대사는 분석했다.

    스티븐슨 전 대사는 이어 현재 바이든정부의 ‘아메리칸 메이드’ 기조, 한국 전기차 차별문제 등이 향후 한미동맹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스티븐슨 전 대사는 “미국 내 정치상 현재 자국보호무역주의 기조가 매우 강하다”면서 최근 북미산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지적하며 “러시아·대만 등의 문제에 동맹이 필요하지만 미국은 동맹국이 ‘미국우선주의’라고 부르는 법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는 자국 내 경제문제가 동맹보다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었다.

    스티븐슨 전 대사는 “한국기업이 올해 260억 달러(약 37조2500억원)를 (미국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한국기업이 높아지는 미국의 무역장벽에 불안감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경제안보시대에서 경제안보가 정확히 무엇인지 한미가 함께 정의해 나아가야 한다. 한국이 인도-태평양경제포럼(IPEF)에서 주도적 역할을 통해 (원칙을) 정립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카틀린 프레이저 카츠 코리안소사이어티 밴플리츠 선임펠로는 한일 정상 간 약식회담을 평가절하하는 일각의 목소리와 관련해 “일본이 한일 정상 간 약식회담 의미를 축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한일 정상의 만남은 관계 복원에 의미 있는 진전”이라면서 대만해협의 긴장이 지속되고 북한 7차 핵실험이 임박한 가운데 한일관계 복원은 한·미·일 3자 협력에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