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추석까지 당헌·당규 개정, 새 비대위 방침… 전당대회 시기 못 정해이준석, 본안판결 확정까지 권성동 비대위원장 등 직무 중지… 가처분 신청주호영, 법원 결정에 불복하며 가처분집행정지 제기… 법정다툼 지속
  •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리위 징계 과정과 비대위 전환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정상윤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리위 징계 과정과 비대위 전환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정상윤 기자
    국민의힘이 계속되는 사법 리스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가 권성동 비상대책위원장직무대행 등을 상대로 추가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고,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법원의 직무정지에 반발하며 가처분의 집행정지를 신청하면서다.

    이 전 대표와 국민의힘 간 추가 법적다툼에 이어 내부에서마저 원내대표 사퇴 등 혼란을 거듭하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카운터파트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시기도 좀처럼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지도부'를 선출하며 2024년 총선 대비 전열을 정비했으나 집권당인 국민의힘은 혼란에 허우적대며 좀처럼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준석, 비대위 가동하자 추가 가처분 제기

    29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추석 전까지 당헌·당규 개정과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법원 결정에 대응한다는 방침이지만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두고는 논의를 이어가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권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직무대행'을 맡아 비대위 출범을 주도할 예정이지만, 이 전 대표 측이 현 국민의힘 비대위를 대상으로 추가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며 사법 리스크의 골이 깊어지게 됐다.

    이 전 대표 측 변호인들은 이날 서울남부지법에 본안판결 확정 시까지 권 비대위원장직무대행, 성일종 정책위 의장, 엄태영·전주혜·주기환·최재민·이소희 비대위원이 직무를 집행해서는 안 된다며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 전 대표 측은 신청이유에서 "주호영 비대위원장에 대한 직무정지가 합당하게 결정됐음에도 채무자 국민의힘이 법원의 결정을 정면으로 위반·부정하면서 계속해 위법한 비대위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반법치적 행태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수석부장판사 황정수)가 지난 26일 국민의힘이 비대위를 설치할 정도로 '비상 상황'에 있지 않다며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직무를 정지한 만큼 비대위원들의 활동도 적법하지 않다는 것이다.

    주호영도 사법절차로 맞대응

    주 비대위원장도 물러서지 않았다. 주 비대위원장은 이날 법원의 직무정지에 불복해 법원에 가처분의 집행정지 신청서를 제출했다. 

    혼란이 거듭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당헌·당규 개정에 착수하며 비대위 출범의 정당성을 갖추기로 했다. 법원이 당의 현 상황을 '비상 상황'이 아니라고 규정한 만큼 요건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당헌 96조에 따르면, 당 대표가 궐위되거나 최고위원회의의 기능이 상실되는 등 당에 비상  상황이 발생한 경우 안정적인 당 운영과 비상 상황의 해소를 위해 비대위를 둘 수 있다. 여기에 '최고위원 3명 사퇴' 등 구체적 문구를 넣겠다는 것이다.

    차기 주자들은 갑갑한 당 상황에 활로 모색

    그러나 이마저도 새로운 가처분 신청 등으로 결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차기 당권주자들은 기약 없는 전당대회에 답답한 상황이다. 민주당이 '이재명 지도부'를 선출한 상황에서 선거에 이긴 여당은 초유의 당 대표 징계사태를 한 달 넘게 해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측 관계자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김 의원이 답답한 상황이지만, (전당대회는) 원래 밟던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며 "비대위가 1, 2년 갈 수도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해 "떳떳한 당 대표가 되려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직접 해명하고 수사에 임하는 것이 먼저일 것"이라고 주문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개딸'들의 광기 어린 지지와 친명 그룹의 당헌 개정이라는 꼼수 충성서약으로 민주당을 장악하는 데는 성공했는지 모르겠지만, 민주당의 자성과 반성을 촉구하는 대다수 민주당원으로부터 외면받은 이상 이재명 대표의 방탄에 매몰된 민주당의 앞날도 그리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후반기 국회 상임위원회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있는 국방위원회로 옮긴 김 의원이 '이재명 저격수' 역할을 자처해 자신이 상대로 적임자임을 대내외적으로 보여주려는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당내 현안과 관련한 메시지를 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하자는 주장은 법원의 판결 취지에 맞지 않으며, 법적다툼의 미로 속으로 들어가는 길"이라며 "권성동 원내대표는 스스로 현명하게 판단해 구성원들의 집단지성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즉시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 새로운 원내대표를 뽑아 직무대행 체제로 돌아가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