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영토 돌려받아야"… 러시아 "돌려 줄 수 없다" 겉으론 팽팽푸틴 "용감한 군인들 보상 받을 것… 이제 쉬어야 한다" 휴전 시사양국 입장 달라 당장은 어렵지만… 러시아 결정하면 늦여름 휴전 가능성
  • ▲ 지난 4월 초순 우크라이나 전황. 현재는 러시아군이 더 많은 지역을 장악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4월 초순 우크라이나 전황. 현재는 러시아군이 더 많은 지역을 장악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크라이나전쟁이 현재 전선이 고착된 상태로 머지않아 휴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미국 언론에서 나오고 있다. 이런 전망에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휴전 가능성을 강하게 부정했다.

    푸틴 “루한스크 참전 병사들 쉬어야” CNN “러, 휴전 선포 가능성”

    CNN은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 일대를 비롯해 돈바스 지역 대부분을 장악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가 도네츠크 지역까지 완전히 점령하고 ‘돈바스 해방’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면 휴전을 선포할 수 있다는 전망을 소개했다. 

    이 같은 전망은 지난 4일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이 보도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메시지를 근거로 삼았다.

    루한스크 지역 전황과 관련해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의 보고를 받은 푸틴 대통령은 해당 지역에서 러시아 군대가 승리를 거뒀다면서 “루한스크인민공화국 전투에 기여한 군인들은 그들의 용감함에 따른 보상을 받을 것이며 이제는 쉬어야 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전선에 배치된 모든 부대는 이전에 세운 계획에 따라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면서 “나는 그들이 (루한스크) 지역에서 승리를 거둔 것처럼 다른 모든 임무에 성공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마이클 오핸런, WP 기고문서 “서방의 제안 따라 러, 휴전협상 할 수도”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일 브루킹스연구소 마이클 오핸런 선임연구원의 기고문을 실었다. 오핸런 선임연구원은 최근 서방 진영을 중심으로 나오는 우크라이나 휴전설과 관련해 평화협상이 재개되면서 올 여름 중 또는 가을에 휴전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오핸런원은 러시아가 현재 점령한 크름반도와 돈바스 지역, 그리고 이곳과 러시아를 잇는 회랑(回廊)을 우크라이나에 돌려주지 않으려 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방은 “휴전하면 제재를 완화할 수 있다”는 조건을 앞세워 러시아를 유인할 수도 있다고 오핸런은 전망했다. 이와 함께 러·우크라이나 간 ‘휴전선’을 감시하기 위한 국제평화유지단을 배치하자고 제안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빼앗긴 영토를 돌려받지 않으면 휴전은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러시아는 점령한 땅을 내주지 않으려 하기에 양자 간 휴전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휴전하게 되면 우크라이나는 푸틴 대통령이 물러난 뒤 다음 지도자와 영토 반환에 관한 협상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오핸런은 지적했다.

    오헨런은 또한 우크라이나가 휴전협상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돼 있지만 서방으로부터 제공받은 무기로 러시아와 격렬한 전투를 몇 주간 더 벌이게 되면 마음이 바뀔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렇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휴전협상을 할 마음이 생기면서 평화협상이 재개되면 휴전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게 오핸런의 전망이었다.

    러, 점령지역서 국민투표로 합병하거나 자치 지대 만들려 할 것

    오핸런은 또한 지난 5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내놓은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를 러시아에 양보하고서라도 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은 비난을 받았던 사실을 언급한 뒤 러시아가 세 가지의 선택지를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첫째는 2014년 3월 크름반도에서 했던 것처럼 돈바스 지역과 다른 점령지역에서 ‘러시아와 합병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해 점령과 합병의 명분을 확보하는 것, 둘째는 마리우폴과 같이 현재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에 루한스크인민공화국이나 도네츠크인민공화국 같은 자치 지대를 만드는 것, 셋째는 현재의 전쟁을 계속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핸런은 “이상과 같은 아이디어들을 혼합해 적용한다고 해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구체적인 (휴전)협상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론적으로는 향후 몇 주 안에 (휴전)을 제안하고 협상을 재개할 수 있으며 아마도 늦여름 정도에 (휴전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젤렌스키와 푸틴, 바이든까지 이구동성 “휴전할 수 없다”

    CNN은 이 같은 휴전설이 알려지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모두 강하게 부정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리시친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 병력의 철수를 명령한 지난 4일 연설을 통해 돈바스 지역 탈환을 다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대식 무기 공급을 늘려 돌아오겠다”면서 “어떤 것도 포기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 또한 휴전 의사가 없어 보인다. 앞서 CNN이 전한 러시아 국영매체 보도에서 푸틴 대통령은 “돈바스 지역에서의 특별군사작전을 계속 수행해야 한다”며 “루한스크에서 한 것처럼 계속 승리하기 바란다”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또한 지난 6월30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패배시키는 식으로 전쟁이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지금처럼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 등을 점령한 상태로 휴전이 되는 데는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