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폭풍' SNS로 격정토로… "나를 구태로 몰다니" 맹비난김종인도 윤석열 질타 "김건희 언행, 대통령 영부인으로 적합한가"
  •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정상윤 기자
    ▲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정상윤 기자
    국민의힘이 또다시 내홍에 휩싸일 위기다. 당의 유력 인사인 홍준표 의원과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동시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 주변 인사들을 질타하고 나선 것이다.

    홍준표, '폭풍' SNS… "공천 꼬투리 잡아 나를 구태로 몰다니"

    홍 의원은 21일 오전 페이스북에 4개의 게시글을 연이어 올리며,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향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홍 의원은 "문제의 본질은 국정운영 능력 보완 요청과 처갓집 비리 엄단 요구에 대한 불쾌감에 있었다고 해야 할 것인데, 그것은 비난할 수 없으니 공천 추천을 꼬투리 삼아 '윤핵관'을 앞세워 나를 구태 정치인으로 모는 것은 참으로 가증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의원은 지난 19일 윤 후보와 만찬 회동에서 서울 종로와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각각 최재형 전 감사원장,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의 '전략공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다음날인 20일 오전 회의에서 홍 의원을 겨냥한 듯 "당의 지도자급 인사면 대선국면인 이 절체절명의 시기에서 지도자로서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며 "구태를 보이면 지도자 자격은커녕 우리 당원 자격도 인정 못 받을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또 윤 후보는 같은 날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최 전 원장과 회동하고 '공천 추천' 문제를 사실상 일단락 짓고 '원팀 정신'을 재확인했다. 이 자리에서 최 전 원장은 종로 출마 여부와 관련 "사전 논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 의원의 공천 요구와 이에 따른 선대본의 불편한 견해가 나오면서 당의 '공천 집안싸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다.

    洪 "이진훈이야 내 사람이지만, 최재형이 어찌 내 사람이냐"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 "누구나 공천에 대한 의견 제시는 할 수 있는 것이고, 그것은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다루어지면 되는 것인데, 그걸 꼬투리 삼아 후보의 심기 경호에 나선다면 앞으로 남은 기간 선거를 어떻게 할 거냐"며 "내가 공천 두 자리로 내 소신을 팔 사람이냐. 내가 추천한 그 사람들이 부적합한 사람들이냐"고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자신을 위해 사전 의논 없이 공천 추천을 해주었는데 그걸 도리어 날 비난하는 수단으로 악용하는 데 이용 당하는 사람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지적한 홍 의원은 "모처럼 좋은 분위기에서 합의된 중앙선대위 선거 캠프(선대본 지칭 추정) 참여 합의가 일방적으로 파기된 점에 대해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약 두 시간 뒤 재차 글을 올려 "아무리 정치판이 막 가는 판이 되었다 하지만, 두 사람이 만나 당 내 현안을 논의한 것을 공천 요구 구태로 까발리고 모략하면 앞으로 어떻게 국정을 논의를 할 수 있겠나"라며 "대구 이진훈 후보야 내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만, 최재형 원장이 어찌 내 사람이냐"고 따져 물었다.

    "대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한 공천 추천을 선대위 합류 조건으로 둔갑시키고, 대선 전략 논의를 구태로 몰아 본질을 회피 하는 모습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니다"라고 개탄한 홍 의원은 "그 외 대선 전략 논의는 왜 공개하지 못하냐. 참 유감스런 행태들"이라고 쏘아붙였다.

    홍 의원은 이로부터 약 40분 뒤 세 번째 글을 올려 "선대위 합류 무산을 두고 나를 구태 정치인으로 몰아가고 있는 윤핵관들의 언론대책은 2018년 6월 위장평화 지방선거 때 문재인정권이 나를 모함할 때와 거의 비슷하게 흘러간다"며 "그때도 모든 언론들이 나를 퇴출 정치인으로 몰았다. 그러나 숨겨진 진실은 반드시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洪 "화기애애한 만찬이었는데… 윤핵관, 음흉한 사람들"

    그러면서 "이준석 대표가 '윤핵관'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할 때 설마 그럴리가 하곤 했는데, 실제로 당해보니 참 음흉한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또 오전 11시16분 네 번째 페이스북 글을 올리고 "아무런 이견(異見)도 없었던 두 시간 반 동안의 화기애애한 만찬"이었음을 강조하며 "공천 추천 문제는 막바지 가서 1분도 소요되지 않았고, 그 외 향후 대선 전략에 많은 것을 논의했던 보람된 만찬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런데 이튿날 느닷없이 수하들이 나서서 잠깐 제안했던 합류 조건도 아닌 공천 추천 문제를 꼬투리 잡아 나를 구태 정치인으로 공격하고 순진한 최재형 원장까지 동원해 나를 비난했다"고 분개한 홍 의원은 "다른 건 몰라도 합의 결렬의 원인에 대해서는 바로잡아야 한다. 그런 모함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뉴시스
    ▲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뉴시스
    김종인도 尹 측 질타… "김건희, 말을 너무 함부로 한다"

    김종인 전 위원장도 이날 윤 후보 측을 향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를 두고 "그 사람이 말을 너무나 함부로 하다보니까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나 이렇게 본다"고 질타했다.

    이는 지난 16일 MBC '스트레이트'를 통해 공개된 김씨의 '7시간 통화 녹취록'에서 그가 자신을 "먹을 것 있는 잔치판에 오는 거지"라고 언급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우리가) 정권 잡으면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는 김씨의 발언과 관련해서도 김 전 위원장은 "과연 저런 언행을 하시는 분이 사실 대통령의 부인으로 적합하겠느냐 하는 이런 여론을 갖다 만드는 잘못을 일단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현재 당 상황과 관련해서는 "비교적 지금 순탄하게 잘 가지 않나 이렇게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국민의힘 선대본 복귀와 관련해서는 "일단 한 번 내가 나온 이상 다시는 돌아가거나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