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청년세대에 큰 실망" 자인… "잘 모르는 것 인정, 새로 시작하겠다"신씨 영입 후 尹 20대 지지율 28%→18%→10%, 30대 23%→19%→18%2030 지지 철회에 새준위직 사퇴… 신씨 영입한 김한길도 결국 사퇴
  •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해 12월20일 서울 여의도 새시대준비위원회 사무실에서 새시대준비위 수석부위원장으로 합류한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 환영식을 갖고 있다.ⓒ뉴시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해 12월20일 서울 여의도 새시대준비위원회 사무실에서 새시대준비위 수석부위원장으로 합류한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 환영식을 갖고 있다.ⓒ뉴시스
    영입 논란이 일었던 신지예 씨가 3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직에서 전격사퇴했다.

    신씨를 영입한 김한길 새준위 위원장도 논란의 책임을 통감하고 이날 오후 사의를 표명했다.

    '페미' 논란 신지예 사퇴… '신씨 영입' 김한길도 동반 사의

    김 위원장 측은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김한길 위원장은 신지예 수석부위원장 사퇴와 관련해 그에게 덧씌워진 오해를 넘어서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 후보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사퇴는 새준위 현판식을 치른 지난해 12월12일 이후 23일 만이다.

    김 위원장이 영입한 후 논란에 휩싸인 신씨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수석부위원장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후보의 지지도 하락이 모두 저 때문이라고 한다"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 "그동안 무엇 하셨나"며 억울함을 드러냈다.

    신씨의 하차는 그가 지난해 12월20일 전격 영입된 지 보름 만이다. 신씨는 다만 수석부위원장 자리는 내려놓지만 새준위에는 잔류한다는 전언이다.

    윤 후보도 이날 오후 1시쯤 페이스북에 "애초에 없어도 될 논란을 만든 제 잘못"이라며 신씨의 사퇴 선언을 군말 없이 수용했다. 

    윤 후보는 "젠더 문제는 세대에 따라 시각이 완전히 다른 분야인데, 기성세대에 치우친 판단으로 청년세대에 큰 실망을 준 것을 자인한다"며 "앞으로 기성세대가 잘 모르는 것은 인정하고, 청년세대와 공감하는 자세로 새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신씨는 페미니스트 정치인을 자임하면서 2030 남성층과 대립하던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강성 페미니스트로 분류되는 신씨의 영입은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의 한 원인으로 지적받았다.

    신지예 영입 후… 윤석열 2030 지지율, 이재명에 역전패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퍼블릭이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해 12월30~31일 진행한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윤 후보는 29.9%를 얻는 데 그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39.4%)에게는 오차범위 밖인 9.5%p 차로 밀렸다.

    한 달 전인 지난해 11월26~27일 조사(윤석열 38.9%·이재명 36.1%) 대비 선두 자리가 뒤바뀐 결과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번 조사에서 윤 후보의 2030 지지율이 이 후보에게 크게 역전됐다는 점이다. 한 달 전 조사에서 윤 후보는 20대 21.9%, 30대 39.4%로 이 후보(20대 19.7%, 30대 28.9%)를 각각 2.2%p, 10.5%p 차로 앞섰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윤 후보는 20대에서 8.7%p, 30대에서는 19.3%p 하락해 각각 13.2%, 20.1%를 얻는 데 그쳤다. 반면 이 후보는 20대에서 6.1%p 상승한 25.8%, 30대에서는 15.4%p 오른 44.3%를 기록, 윤 후보를 각각 두 자릿수 차로 압도했다. 특히 30대에서는 '더블 스코어'였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정례 조사에서도 신씨의 영입을 기점으로 윤 후보의 2030 지지율이 요동친 것으로 확인된다. 

    신씨의 영입 직전인 지난해 12월17~18일 실시된 TBS 의뢰, KSOI 조사에서 윤 후보의 20대·30대 지지율은 각각 37.7%, 33.8%였다. 이 후보는 20대 26.9%로 윤 후보에게 10.8%p나 밀렸고, 30대에서는 38.8%로 윤 후보를 5%p 앞섰다.

    그러나 신씨 영입 이후 진행된 지난해 12월24~25일 조사에서 윤 후보의 20대 지지율은 12.5%p 하락한 25.2%, 30대는 3%p 떨어진 30.8%였다. 12월31일~1월1일 조사에서도 윤 후보의 2030 지지율은 계속 하락세였다.

    이 조사에서 윤 후보는 20대 18%(7.2%p↓), 30대 26.3%(4.5%p↓)로 집계됐다. 반면 이 후보는 20·30 연령층에서 지난 조사(12월 24~25일) 대비 각각 8.9%p, 4.8%p 상승한 32.2%, 43.6%를 기록했다.

    이 사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후보는 전체 지지율 상승세와 더불어 2030 연령층의 표심을 점진적으로 끌어들였다. 안 후보는 20대에서 지난 조사(12월24~25일) 대비 2.4%p 오른 18%, 30대에서는 5.1%p 오른 11.2%를 얻었다.

    엠브레인퍼블릭·캐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한국리서치 등 4개 기관의 정례 조사에서도 신씨의 영입을 전후로 2030세대의 지지율 변동이 감지된다.

    4개 기관의 지난해 12월6~8일 조사에서 윤 후보의 2030 지지율은 각각 28%, 23%였다. 그러나 신씨가 영입된 같은 달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진행된 조사에서 윤 후보는 20대 18%(10%p↓), 30대 19%(4%p↓)를 얻는 데 그쳤다.

    같은 달 27~28일 조사에서는 윤 후보의 20대 지지율이 8%p 떨어진 10%, 30대에서는 1%p 하락한 18%였다. 이 조사에서 이 후보는 20대 26%(5%p↑), 30대 42%(11%p↑)를 얻어 윤 후보를 2배 이상 앞섰다.
  •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해 12월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시대준비위원회 사무실에서 현판식에 앞서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강민석 기자(사진=윤석열 캠프)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해 12월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시대준비위원회 사무실에서 현판식에 앞서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강민석 기자(사진=윤석열 캠프)
    "2030에게 신지예 영입은 5060에게 이석기 영입과도 같아"

    한 국민의힘 30대 남성 청년당원은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2030이 느끼는 신지예 영입의 충격은 이석기를 영입했을 때 5060이 느낄 충격에 버금갔다"고 표현했다.

    당 내에서는 "신씨의 사퇴로 일단락될 사안은 아니다"라며 김한길 새준위원장의 책임론과 후보 직속 기구인 새준위 개편론이 제기됐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지난달 31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새준위의 역할에 의구심을 드러낸 바 있다. 

    이 대표는 "그동안 선거를 앞두고 특별기구를 설치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정권교체에는 동의하지만 입당할 수 없는 분들을 위한 공간'을 만든 적은 없었다"며 "국민의힘 자체가 다양한 스펙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지, '국민의힘에 들어올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라는 것이 사실 당 대표로서는 의아하고 모욕적인 얘기였다. 그런 것들이 오히려 오해를 많이 불러일으킨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당 안팎의 분위기와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에 따라 김 위원장도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의를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尹의 하락세는 자신이 자초한 문제… 尹 스스로 쇄신해야"

    일각에서는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를 신씨 영입 건만으로 단편적인 분석을 할 것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의 또 다른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후보의 지지율이 내려가는 것은 후보 자신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도 "신씨의 영향력을 과대평가해 줄 필요는 없다. 신씨는 나무 전체에서 새싹 정도 되는 변수였다"며 "누가 뭐래도 현 사태는 후보 자신이 자초한 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교수도 통화에서 "윤 후보 스스로 쇄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부득이하게 국민의힘 입당' '빈자는 자유를 모른다' 등 말실수와 김건희 씨 관련 의혹, 당 선대위 분열 등 총체적인 난국"이라며 "선대위는 쇄신은커녕 '그래도 우리가 이겨'라는 오만함과 자만심의 결합체였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