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선대위, 실무진 배치 차질 빚자 초선들 "느리고 비대해"양정철, 17일 국회서 與 의원들과 간담회… 총선 1년7개월 만
  • ▲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뉴데일리DB
    ▲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뉴데일리DB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원팀'을 강조하며 출범한 지 15일이 지났지만, 정작 실무진 구성도 완료하지 못하면서 당 내에서 '역동성 결여'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속출했다.

    이에 민주당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의 등판론이 떠올랐다. 양 전 원장은 17일 국회를 찾는다. 

    선대위 합류한 의원들조차 "조직 체계적이지 못해"

    강훈식 민주당 선대위 정무조정실장은 16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 후보도 선대위에 신속성과 기민한 대응을 요구했다"며 "이는 국민이 민주당을 비대하고, 느리고, 현장성을 잃었다고 평가한다는 초선의원들의 주장과 궤를 같이한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정당쇄신·정치개혁 의원모임 소속 초선의원 10명(김남국·김승원·김용민·유정주·윤영덕·이탄희·장경태·전용기·최혜영·황운하)은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은 민주당이 비대하고, 느리고, 현장성을 잃었다는 차가운 평가를 하고 계신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당 선대위가 국회의원 중심, 선수 중심으로 구성돼 현장성이 떨어진다"며 "사회 각계각층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외부 인재를 영입해 전면배치하고 이들에게 실질적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선대위 출범 이후 줄곧 '원팀 선대위' '용광로 선대위'를 강조하며 169명의 소속 의원을 모두 선대위에 합류시켰다. 하지만 정작 대부분 선대위 조직에 실무진 배치조차 완료되지 않은 실정이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후보의 지지율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에게 두 자릿수 격차로 밀리는 여론조사가 속출하면서 민주당 내의 위기감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게다가 위기를 수습하고 조율해야 할 이 후보 핵심 측근들의 구심력도 약하다는 평가다. 

    민주당 선대위의 한 의원은 16일 통화에서 "선대위 직함을 달고 있는 의원들조차 누구와 어떤 말을 하고 어떤 의논을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 상황이다. 그만큼 조직이 현재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이야기"라며 "게다가 후보의 핵심 전략가들이 대장동 여파로 언론의 주목을 받는 상황이라 구심점이 약해져 신속한 대응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양정철, 17일 국회 찾아 간담회

    민주당 내부에서 선대위 구성과 관련한 불만이 제기되면서 자연스럽게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의 등판이 거론된다. 

    양 전 원장은 이호철 전 민정수석, 전해철 행정안전부장관과 함께 '3철'로 불리며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평가받았다.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연구원장을 맡아 정책과 공천을 주도하며 민주당에 180석을 안기는 데 핵심 역할을 하기도 했다. 

    마침 양 전 연구원장은 17일, 총선 이후 1년7개월 만에 국회를 찾아 민주당 영입인재·비례대표 의원모임이 주최하는 간담회에 참석한다. 대부분 양 전 원장의 추천으로 공천을 받은 의원들이 많아 이뤄진 행사다. 

    간담회는 양 전 원장이 기조발제를 하고 이후 자유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양 전 원장의 선대위 합류 이야기도 나올 전망이다.

    행사에 참석하는 민주당의 한 비례대표 의원은 16일 통화에서 "당 구성원 모두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만 다양한 방법론이 제대로 논의되지는 못하는 상황"이라며 "양 전 원장이 선대위 참여도 수많은 방법론 중 하나다. 간담회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라고 말했다. 

    다만 양 전 원장이 민주당 선대위에서 공식 직함을 맡을지는 미지수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여론이 높게 나오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핵심 인사를 기용할 경우 오히려 중도층 표심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양 전 원장도 선대위 합류보다 외곽조직에서 이 후보를 돕는 방법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