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 12일까지 연차… 대검 "이가 심하게 흔들려 발치하려 병가 냈다"대검 본관~별관 연결통로도 폐쇄… 기자단 내부선 "김오수 자리 피했다"법조계 "대변인 휴대전화 압수, 인권침해·절차 논란… 검찰총장이 해명해야"
  • ▲ 김오수 검찰총장이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김오수 검찰총장이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김오수 검찰총장이 대검찰청 감찰부의 전·현직 대검 대변인의 공용 휴대전화 압수를 놓고 출입기자단과 마찰을 빚은 다음날 돌연 연차를 냈다. 

    김 총장은 10일 오후부터 12일까지 연차를 사용하기로 했다. 대검 본관과 기자실이 있는 별관을 잇는 구름다리도 김 총장이 연차를 냄과 동시에 폐쇄됐다.

    검찰 등에 따르면, 김 총장은 10일 오후 치과 치료를 이유로 반차를 낸 데 이어 11~12일에도 연차를 냈다. 

    김 총장이 연차를 냈다는 소식은 법조 출입 언론사들의 팀장급 기자들이 11일 오후 2시 김 총장에게 면담을 요청한 상태에서 전해졌다.

    김오수 오후 2시 면담 요청한 당일… 대검, 연차 소식 전해

    지난 9일 대검 출입기자단은 김 총장을 찾아 대변인 휴대전화 압수에 따른 상황설명을 요구했지만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했다. 이에 팀장급 기자단은 언론 취재활동 위축과 관련한 우려를 전하고 재발 방지 약속을 받기 위해 면담을 요청했다.

    대검은 "김 총장이 이가 심하게 흔들려 발치하려고 병가를 냈고, 12일 연차는 원래 계획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대검은 본관과 별관 연결통로를 폐쇄했다. 별관 측 통로 출입구에서는 취재진용 출입카드도 인식되지 않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본관-별관 연결통로 폐쇄… "김오수, 기자들 피하려는 것 아니냐"

    이와 관련해 대검은 "검찰청 청사 보안과 직원 복무 관리가 취약하다는 얘기가 나와서 청사 출입구를 민원실 하나만으로 최소화해 외부인들의 출입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진행한 작업"이라며 "복무점검이 진행 중인데 언제까지 출입을 통제할지는 알 수 없다. 취재진뿐 아니라 검찰 직원들도 이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기자단 내부에서는 그러나 김 총장과 출입기자들 간 대치로 김 총장이 자리를 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대검 출입기자들은 대검이 전·현직 대검 대변인의 공용 휴대전화를  압수한 것에 따른 설명을 듣기 위해 김 총장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기자들은 김 총장에게 휴대전화 압수를 사전 승인했는지 여부를 물었지만, 김 총장은 통보받은 사실만 시인했을 뿐 구체적인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대검 감찰부는 지난달 29일 서인선 현 대검 대변인과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함께 근무한 이창수·권순정 전 대변인이 사용했던 공용 휴대전화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압수했다. 

    감찰부는 해당 전화기를 포렌식 하는 과정에 사용자를 참관시키지 않은 데다 영장도 없이 제출받은 증거품의 포렌식 자료를 공수처에 넘겼다. 게다가 대변인들이 기자들과 통화에 사용한 전화기여서 '언론 검열'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대변인 휴대전화 압수 설명해 달라" 기자들과 대치… 김오수 "공무방해" 으름장

    대검·대법원 출입기자단은 이를 '언론자유 침해'로 규정하고 지난 8일 대변인실을 통해 김 총장과 한동수 감찰부장 등 감찰부 차원의 구두해명을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대검이 별다른 견해를 내놓지 않자 출입기자 10여 명은 검찰총장실을 찾아 설명을 요구했다. 

    이 상황에서 김 총장이 교육 일정을 이유로 자리를 떠나려 하면서 양측은 1시간가량 대치했다.

    당시 기자들이 "설명해 주셔야 할 것 아닌가" "해명이라도 하셔야 하는 것 아니냐"고 요구하자, 김 총장은 "여러분들 때문에 공무가 방해돼 늦었다고 전국의 검사장들에게 설명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김 총장은 그러면서 출입기자단을 향해 "제발 진천에 가 검사장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면서 "제가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느냐"고 사정하기도 했다. 김 총장은 이어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다. 계속 방해할 것이냐. 공무집행 방해다"라고 엄포를 놓은 뒤 수행 직원들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

    법조계 "휴대전화 압수, 인권·언론검열 논란… 검찰총장이 해명해야"

    결국 김 총장이 오는 12일까지 자리를 비움에 따라 휴대전화 압수사건에 따른 설명은 다음주에나 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김 총장의 처신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변인 공용 전화 압수'가 부적절한 증거 수집에 언론 검열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마당에 검찰총장이 적극 해명해야 옳다는 것이다.

    경제를생각하는변호사 모임 유정화 공동대표는 통화에서 "휴대전화 압수가 적법절차에 부합하는지 등에 대한 논란이 있는 것 아닌가"라며 "해명을 피하고 연차까지 내는 것은 굉장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서울중앙지검, 대검 감찰과장 고발사건 수사 착수

    김태훈 전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회장은 통화에서 "김오수 총장이 명확한 입장을 밝히기를 꺼리고 회피하는 것 같다"며 "자신의 처사가 온당하지 않고 적절치 않았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주는 것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한편 검찰은 대변인 전화 압수와 관련해 시민단체가 대검 감찰과장을 고발한 사건 수사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은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가 지난 7일 감찰과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혐의'로 대검에 고발한 사건을 넘겨받아 반부패·강력수사1부(정용환 부장검사)에 배당했다. 반부패·강력수사1부는 공무원의 직무 관련 범죄 수사를 전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