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민 "대장동 의혹, 청와대도 굉장히 비상식적으로 본다"

유영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이 대장동 개발 의혹 관련 "청와대도 굉장히 비상식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영민 비서실장은 26일 오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 경호처 등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의혹 관련 청와대의 견해를 묻는 이영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대해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대장동 관련 의혹을 철저하게 수사하라는) 그런 지시도 내렸던 것이고 그걸 지금 지켜보고 있다고 말씀드리겠다"며 이처럼 답했다.

유 실장은 "부동산이 가장 아픈 곳이기도 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 해야 할 부분"이라며 "이런 부분들에 대해 국민들의 분노가 당연히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유 실장은 "비상식적으로 본다는 건 어떠한 의미인가"라는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는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의 (민간업체) 이익에 대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의 이익이 보도됐다"라며 "그 부분에 대해 사실인지 어떤지는 수사 단계에서 검증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초과이익환수규정 삭제 및 이에 따른 민간업체의 과도한 이익 등 문제점을 언급한 유 의원의 지적에는 "죄송하지만 사실 여부는 수사 중이어서 조금 더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 실장은 이어 검찰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한 견해를 묻는 유 의원을 향해 "대통령의 말씀이 수사 가이드라인 내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현재 (대장동 의혹) 이게 정치적 현안이 돼 버렸다"라면서도 "검찰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의 특별검사(특검) 요구에 대해서는 국회에 공을 넘겼다. 유 실장은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려는 특검 요구를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한다'는 유 의원의 비판에 대해 "국회에서 특검의 필요성 등을 논의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논의해주면 대통령이 특검을 임명하고 이런 식으로 할 텐데, 나중에라도 논의를 해달라"고 했다.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간의 회동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비판도 잇따라 나왔다.

"과거 전례를 보면 조사를 받고 있는 사람을 대통령이 절대 만난 적 없다"(성일종 의원) "대통령이 민주당 소속이니 (민주당 소속) 후보를 만날 수 있지만 역사상 수사 범주에 있는 대선 후보를 대통령이 만난 적은 없다"(전주혜 의원) 등의 지적이었다.

이와 관련, 유 실장은 성일종 의원과의 질의 답변 과정에서 "(이 후보가) 수사 대상자인지 피의자인지 저희는 알지 못한다"며 "다만 여당 대선 후보이기 때문에 관례로서 (만났다)"라고 말했다. 전주혜 의원의 질의에는 "저희도 충분히 그 점을 고려했다"고 했다.

유 실장은 특히 "청와대에서는 대장동의 '대'자도 안 나왔다지만, 이심전심이라는 말이 있듯 판례상 '묵시적 청탁'도 있다. 꼭 말을 꺼내서 뭉개는 것만이 다는 아니다"라는 전 의원 비판에는 "저희도 그 부분 굉장히 유의깊게 보고 있고, 이 후보를 만날 때도 지적한 그런 오해가 있을까봐 염려했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오전 예정됐던 운영위 국감은 오후에 열렸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착용한 '대장동 특검 수용' 근조 리본과 마스크를 민주당이 제거해달라고 요구하면서다. 이와 관련 여야 간 공방이 이어지면서 오전 운영위 국감은 시작 30여분 만에 파행됐다. 

국회 운영위 소속 강민국·김정재·성일종·유상범·태영호 의원은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 국감에 대한 고의적인 민주당의 파행 행위에 대해서 그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민주당의 무리한 국감 파행은 금일 문 대통령과 이 후보 간의 회동을 부각시키기 위해 기획된 의도가 아닌지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