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 국립중앙의료원 특혜채용 의혹… 복지부 "레지던트 증원은 공공의료 수행용"
  • ▲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 정시확대추진전국학부모모임 관계자들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의 의사 국가고시 합격을 규탄하고 있다. ⓒ뉴시스
    ▲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 정시확대추진전국학부모모임 관계자들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의 의사 국가고시 합격을 규탄하고 있다. ⓒ뉴시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딸 조민 씨의 국립중앙의료원(NMC) 인턴 지원 특혜의혹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근 의사국가고시에 합격한 조씨가 NMC 인턴직에 지원한 사실을 두고 의혹이 확산하자 이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문재인정권의 내 사람 챙기기"라며 의혹을 이어나갔다.

    의혹의 핵심은 △조씨가 NMC 피부과 인턴에 지원했다 △보건복지부가 올해 NMC 피부과 레지던트 정원을 현행 1명에서 2명으로 늘렸다 △증원 배경은 조민 씨의 채용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 등으로 요약된다. 이와 함께 정기현 NMC 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점도 조씨와 관련한 모종의 특혜의혹을 부추긴다. 

    NMC 원장이 文 측근… 조민, 하필 레지던트 증원한 NMC에 지원

    순천 현대아동병원장을 지내다 2018년 1월 NMC 원장으로 파격발탁된 정 원장은 2017년 1월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모임인 '더불어포럼' 창립을 주도했다. 2012년 대선 때는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했고,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산하 전남정책연구원 설립추진공동위원장도 지냈다. 

    조씨 특혜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한 것은 27일 NMC가 진행한 '2021년도 전반기 1차 인턴 면접' 전형에 조씨가 지원한 것이 알려지면서부터다. NMC는 이 전형에서 인턴 9명을 선발하는데, 이날 면접에는 총 16명의 대상자 중 조씨를 포함해 15명이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일보는 28일 NMC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국시 성적(65%)과 의대 성적(20%), 그리고 면접 성적(15%)을 더해 합격자를 가리는 만큼 면접이 적지않은 비중을 차지한다"며 "합격자 발표는 29일이지만 병원 안팎에서는 조씨의 합격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조민, 피부과에 관심 있다" 주장, 이미 정치권서 공식 제기 

    실제로 조씨가 피부과에 관심이 있다는 주장은 정치권에서 공식적으로 제기된 바 있다. 지난달 19일 부산 중·영도구가 지역구인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은 성명을 내고 "부산대에는 조민에 대한 소문이 파다하다. 피부과나 정신과를 지원한다는 소문부터 개명을 준비한다는 소문도 있다"고 주장했다. 황보 의원은 그러면서 "피부가 뒤집힐 일이며, 정신이 돌아버릴 일"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의혹이 확산하자 조 전 장관은 28일 트위터에 "조선 기사 및 중앙 칼럼 때문에 문의가 많아 일괄하여 간단히 답합니다. 제 딸은 인턴 지원시 '피부과'를 신청 또는 희망한 적이 전혀 없습니다"라고 해명했다. 

    조국 "내 딸, 피부과 신청도 희망도 안 해" 해명했는데

    하지만 이번 NMC 인턴 선발 과정에서는 전공과를 선택하지 않게 돼 있는데도 조 전 장관의 해명은 마치 조씨가 '다른 전공을 지원했다'는 뜻으로도 풀이돼 비판이 일었다. 

    박기녕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전공의 시험 후 레지던트로서 전공과목을 수련하게 되므로 (인턴 지원 과정인) 현재는 과를 지망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며 "인턴 수련 후 피부과에 레지던트 지원이 가능함에도 해당 내용을 모르는 국민들을 비웃는 듯한 말장난에 화가 난다"고 조 전 장관을 비난했다. 

    박 부대변인은 "국립중앙의료원은… 마침 레지던트 전체 정원을 4명 더 늘렸다. 비교적 인턴 및 레지던트 수가 적은 국립중앙의료원으로서는 대폭 증원한 것"이라며 "보건복지부에서는 '별도 정원' 명목으로 정원을 늘렸는데… 미리 정원을 늘려놓아 명분을 만드는 듯한, 누구를 위한 '별도 정원'인지 안 봐도 알 것 같은 이 느낌적인 느낌을 어찌 설명해야 할까"라며 특혜의혹을 제기했다. 

    박 부대변인은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 동안 '(내) 사람이 먼저다'를 똑똑히 보여주면서 다방면에서 국민을 우롱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문 정권 및 여당에 양심을 기대한 것이 부끄럽고 국민께 송구스러울 뿐"이라고 개탄했다.

    국민의힘 "누구를 위한 '별도 정원'인지 안 봐도 알겠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NMC 레지던트 증원과 조민 씨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복지부는 "국립중앙의료원의 피부과 레지던트 정책적 정원은 조민 씨가 의사국가고시에 합격하기 이전인 2020년 11월26일에 배정완료되어, 조민 씨의 국립중앙의료원 지원과 유사한 시기라는 보도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또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외상·화상 및 피부질환 치료 등 공공의료를 수행하도록 하기 위해 피부과 정원을 배정한 것"이라며 "통상적 전례를 벗어난 것이라는 보도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도 해명했다.
  •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가 국립중앙의료원 인턴 선발 과정에 지원해 면접을 본 것으로 알려져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사진은 28일 국립중앙의료원 출입구 모습. ⓒ뉴시스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가 국립중앙의료원 인턴 선발 과정에 지원해 면접을 본 것으로 알려져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사진은 28일 국립중앙의료원 출입구 모습. ⓒ뉴시스
    NMC도 해명 "'특혜 채용'은 낭설… 면접은 당락에 영향 작아"

    한편, 이날 NMC도 홈페이지에 해명자료를 올렸다. '중앙일보 28일자 기사에 대한 국립중앙의료원 입장'이라는 제목의 해명자료에서 NMC는 "국립중앙의료원의 인턴 정원은 2015년부터 올해까지 32-31-30-29-28-29명으로 올해는 지난해보다 1명 늘었으나, 그것은 예전 정원을 회복한 것에 불과하다"며 "따라서 특정 개인의 인턴 지원과 국립중앙의료원의 전공의 정원 변화를 엮은 보도 내용은 전혀 사실관계가 맞지 않는 억측"이라고 주장했다. 레지던트 증원과 관련해서는 복지부의 반박자료를 그대로 인용했다. 

    NMC는 또 "15%의 면접 성적 반영 비중은 일반적인 면접 기본점수를 고려하면 당락에 큰 영향을 주기 힘들다"는 것이 NMC의 해명이다. 

    NMC는 이어 '병원 안팎에서는 조씨의 합격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는 중앙일보 기사를 "시중에 떠도는 개인적 주장과 낭설"로 치부했다. 그러면서 "(인턴 채용) 최종 결과는 복지부의 지침에 따라 내일 1월29일 오후 1시에 발표될 것이고, 그 과정은 적법한 절차가 있으면 모두 투명하게 공개될 내용"이라며 "중앙일보를 상대로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