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혁신통합에 청신호” 호평… 통합신당 위기설 '일단락’
  •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당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4.15 총선에서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박성원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당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4.15 총선에서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박성원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장고(長考) 끝에 7일 4·15총선에서 서울 종로 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험지 출마’를 선언한 지 35일 만이다. 

    다만 황 대표가 우물쭈물하는 사이 부정적으로 기울었던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당 공천관리위원회 등 내부 압박에 못 이겨 ‘등 떠밀려’ 출마하는 모양새를 자초했기 때문이다. 황 대표로선 종로 출마를 망설이는 사이 불거졌던 리더십 위기와 ‘겁쟁이’ 이미지를 극복하는 게 급선무다. 

    “靑 있는 종로서 文정권 심판하겠다” 

    황 대표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한국당 중앙당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가 위치한 서울 종로에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황 대표는 “4·15총선은 무너지는 대한민국을 살릴 결정적 기회이자 문재인 정권을 끝장내는 정권 심판의 분수령”이라며 “이번 총선은 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이 선택할 시간이다. 500년 역사를 품은 종로, 산업화와 민주화의 중심 종로를 ‘무능정권 심판 1번지’ ‘부패정권 심판 1번지’로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이어 “종로는 고등학교부터 대학 시절까지 청년 황교안의 꿈을 키운 희망의 땅이다. 가로수 하나, 골목 곳곳에 젊은 시절 내 추억이 배어 있다”며 “가슴을 뜨겁게 하던 청년 황교안의 꿈을 이제 종로구민과 함께 꾸겠다. 종로에서 저를 진정한 정치인으로 일으켜세워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그는 종로 출마 결심이 지연된 이유와 관련해 “내가 어떤 행보를 하는 게 통합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통합신당 관련) 조직과 기구를 만들면서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이제는 나서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종로 출마 지연 사유… “보수통합 논의 고려”

    황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출마지를 결정하지 못하는 동안 “우유부단하다"는 등 비판여론이 형성된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 대표는 지난달 3일 서울 광화문집회에서 “올해 총선에서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한국당은 이른바 ‘3대 친문농단 게이트’(우리들병원 특혜대출 의혹, 유재수 비위 감찰 무마 의혹, 친문 인사들의 2018 6·13지방선거 개입 의혹)에 당력을 집중하던 때로, 문재인 정권에 성난 민심은 황 대표의 결단에 환호했다. 

    하지만 황 대표는 오늘까지 35일간 구체적으로 출마지를 결정하지 못하며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다. 그 사이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4·15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종로 주자로 나설 것을 공표했고, 황 대표를 향해 “이 전 총리가 무서워 망설인다”는 일각의 조롱까지 쏟아졌다. 

    이런 탓에 황 대표의 ‘장고 끝 결심’에도 아쉬움 섞인 목소리가 대체적이다. 등 떠밀려 출마하는 모양새가 돼 스스로 실책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이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지금이라도 결단을 내린 황 대표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면서도 “‘타이밍이 조금 빨랐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이미 언론을 통해 황 대표가 내부에서 압박받는 모습이 너무 알려져 불리한 분위기가 됐다”고 우려했다. 

    “이번 결단, 오로지 내 몫”… ‘압박 때문에 종로行’ 비판 일축 

    이날 기자회견도 황 대표의 결정이 늦어진 이유를 추궁하는 데 집중됐다. “공관위에서의 최후통첩이 종로 출마 결정에 계기였느냐”는 질문에 황 대표는 “당내 의견이 정말 분분했다. 그러나 이번 결단은 오로지 나의 몫이었다”며 “내 목표는 한 지역의 선거에서 이기는 게 아니라 ‘우리’가 이기는 것이다. 나라를 살리기 위한 고민을 거듭한 끝에 이제는 말씀드릴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출마 결정이 늦어지면서 총선국면에 안 좋은 영향을 끼쳤다는 지적이 있다”는 지적에는 “나만 생각했다면 결정은 간단했다. 하지만 우리 한국당이 되살아나고 자유우파가 통합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면 얼마든지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점을 고려해 총선을 승리로 이끄는 것이 시대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종로 출마 결심이 늦어지면서 본의 아니게 공관위와 마찰을 빚는 모습을 연출했다. 여전히 공관위의 독자적 활동을 보장하겠느냐'는 물음에는 “공관위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공관위 내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는데,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이 잘 수렴돼서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공천을 이뤄내고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전 여론조사에서 이 전 총리에게 뒤진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내가 이기려고 하는 상대는 문재인 정권이다. 문 정권과 나 황교안의 싸움”이라며 “나는 이제 막 출발했다. 반드시 이겨내겠다”고 피력했다. 

    통합신당 드라이브 명분… 하태경 “혁신통합에 청신호” 호평 

    황 대표의 종로 출마 결심이 보수통합신당 위기설에는 소기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황 대표가 ‘험지’로 자진해서 나섬으로써 뒤숭숭했던 당내 분위기를 수습하고 보수통합신당에서 더 강한 메시지를 낼 명분을 얻게 된 셈이다.  

    보수통합신당 추진 파트너인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공동대표는 황 대표의 기자회견 직후 페이스북에 “황 대표의 종로 출마는 혁신통합과 보수 승리의 청신호가 될 것”이라며 “박수를 보낸다. 제가 오늘 오전에 보수의 혁신을 강조했는데 그에 대한 화답이다. 혁신통합과 보수 승리의 청신호”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하 대표는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고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혁신통합을 기필코 성공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교안 대표가 유승민 만남 거절했다" 오보 소동도

    한편 황 대표와 함께 보수통합신당 논의의 '투 트랙'으로 분류되는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의 기싸움을 놓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동안 황 대표와 회동을 망설이던 유 의원이 이날 황 대표에게 만남을 제안한 것으로 기자회견 직전 알려졌다. 그런데 이를 놓고 "황 대표가 기자회견 후 이를 거절했다"는 노컷뉴스 보도가 나왔다. "통합신당추진준비위원회 가동 전 회동은 의미가 있었겠지만, 구체적 당명·강령 등의 논의 단계에 접어들어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노컷뉴스는 "유 의원이 최근 꺼내든 '선거연대' 카드에 대한 거절 의사"로도 풀이했다.

    이와 관련, 황 대표 측 김명연 비서실장은 즉각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김 비서실장은 "복수의 한국당 핵심관계자가 그랬다고 하는데 그게 누구인지 당사자(황교안)에게 확인도 안 했다. 사무총장에게도, 비서실장에게도, 대변인한테도 확인하지 않고 기사를 썼다"면서 "매우 화가 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