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5곳 중 3곳, 1주일 만에 설립했다 동시 폐업… '매출 7만원' 등 부실경영 드러나
  • ▲ 더불어민주당 14호 영입인재로 임명된 청년창업가 조동인 씨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영입인재 발표 행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 더불어민주당 14호 영입인재로 임명된 청년창업가 조동인 씨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영입인재 발표 행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4·15총선에 내보내기 위해 열네 번째 인재로 영입한 '청년창업가' 조동인(30) 씨가 2015년 일주일 만에 기업 3개를 일제히 설립했다 2년3개월 후 같은 날 동시에 폐업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조씨는 현재 ㈜미텔슈탄트 대표를 맡고 있다. 민주당은 조씨를 영입하면서 "8년 동안 다섯 번이나 회사를 창업한 스타트업 청년창업가"라고 소개했다. 또 "대학 시절 대기업 취업을 마다하고 도전정신으로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고도 했다. 이로 인해 조씨는 사업 실패를 거듭하며 치열한 스타트업 창업현장을 누빈 청년기업인인 것처럼 인식됐다.

    매출도 없는 부실기업 창업 경력으로 민주당 인재로 영입

    그런데 조씨는 자신이 설립한 기업 중 일부의 대표이사 직함을 유지하면서도 기업활동은 거의 하지 않은 정황이 나타났다. 그가 설립한 일부 기업은 매출 기록도 없었다. 서류상 회사인 '페이퍼컴퍼니'를 운영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

    민주당에 따르면, 조씨는 해피위켄위드어스(2012)·(주)미텔슈탄트(2013)·(주)디바인무브(2015)·(주)플래너티브(2015)·(주)다이너모트 등의 창업 경력이 있다.

    그런데 본지 취재 결과 조씨가 기업경영을 부실하게 해온 정황이 다수 확인됐다.

    2015년 3월17~24일 개업, 2017년 6월30일 동시 폐업

    본지가 국내 기업정보 제공업체 '크레탑(CRETOP)'을 통해 기업정보를 조회한 결과 디바인무브·플래너티브·다이너모트 등 3개 기업은 모두 2015년 3월17~24일 일주일 사이에 설립된 것으로 밝혀졌다. 디바인무브와 플래너티브의 경우 2015년 3월17일 같은 날 설립됐다. 이들 3개 기업은 2017년 6월30일 동시에 모두 폐업신고됐다.

    이들 3개 기업의 재무재표 현황을 보면 자본금은 각각 100만원이었다. 조씨가 지분 100%를 보유했다.

    디바인무브는 컴퓨터 시스템 통합 자문 및 구축을 업종으로 신고했는데, 설립일부터 폐업일까지 매출 등 재무재표 자료가 조회되지 않는다. 교육 관련 자문 및 평가업을 했다는 플래너티브는 2016년 12월 기준 매출 7700만원, 당기순이익 –2700만원이 신고된 이후 자료가 없다.

    전자상거래업체(인터넷 쇼핑몰)로 등록된 다이너모트 역시 2015년 12월 기준 매출 6400만원, 당기순이익 –1900만원이 신고된 이후 기록이 없다. 서류상으로 보면 조씨는 장기간 기업을 방치했고, 기업경영 성적도 '0점'에 가까웠다.

    조씨가 2012년 처음으로 창업했다는 해피위켄위드어스는 사업자등록만 돼있을 뿐, 매출실적 등 영업활동을 했다는 기록은 전산상으로 조회되지 않았다. 조씨가 현재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미텔슈탄트는 기업정보를 조회할 수 없는 상태다. 크레탑 관계자는 "기업이 정보 제공을 거부하면 조회할 수 없다"고 밝혔다.
  • ▲ 더불어민주당 14호 영입인재로 임명된 청년창업가 조동인 씨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영입인재 발표 행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 더불어민주당 14호 영입인재로 임명된 청년창업가 조동인 씨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영입인재 발표 행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인터넷 쇼핑몰, IT 개발업체 경영했다는데... 매출은 0원?

    민주당은 전날 보도자료에서 조씨와 관련 "2013년 본격적으로 스타트업에 뛰어들어 미텔슈탄트를 창립하고 이후 디바인무브·플래너티브·다이너모트 등 인터넷 쇼핑몰에서 IT 개발업체까지 다양한 기업을 창업하고 경영해왔다"고 밝혔다. 이는 조씨가 기업경영을 통해 수익활동을 했다는 의미다.

    그런데 조씨가 운영한 디바인무브·해피위켄위드어스 등은 전산상 매출기록이 없었다. 해피위켄위드어스의 경우 개인사업자로 등록했다. 다만, 조씨는 민주당에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해피위켄위드어스에서 7만원의 매출이 있었다고 밝혔다.

    조씨가 기업활동에서 얻은 현금성 수익이 있는데도 이를 매출에 반영하지 않고 누락했다면 횡령죄에 해당할 수 있다. 또 개인사업자이면서 매출을 누락했다면 탈세에 해당할 수 있다.

    조씨가 기업을 다수 창업하던 때는 박근혜 정부가 청년창업자금을 대폭 풀던 시기다. 박근혜 정부는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2014~17년 3년간 총 4조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창업자 발굴과 육성을 위해 1조598억원, 선도기업 육성에 2조2000억원, 재창업지원에 773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이 가운데 청년창업자 발굴 및 육성 예산으로 편성된 1조598억원의 경우 수혜 대상이 1만3000명으로 추산됐다. 1인당 8100만원씩 지원되는 꼴이다.

    조씨는 정부와 공공기관에서 주는 창업·기업인 관련 상도 싹쓸이했다. 2015년 교육부의 대한민국 인재상을 받았고, 2016년에는 중소기업청에서 주는 청년기업인상을 받았다. 2017년에는 창업유망팀에 선정돼 교육부장관상을 받았고, 2019년에는 기업가정신 교육 우수사례에 선정돼 중소벤처기업부장관상을 받았다.

    창업경력 '스펙 쌓기용'이었나?

    조씨가 2015년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했을 때 교육부가 배포한 보도자료를 보면, 평가에 '2012~15년 개인 및 법인 사업체 다수 창업'이 공적에 올라 있다. 조씨는 다수의 기업을 창업한 시기에 경북대학교에 재학 중이었다. 조씨가 창업 경력을 일종의 '스펙'으로 활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조씨는 본지와 통화에서 "일주일 동안 3개 기업을 설립한 것은 기존에 운영하던 미텔슈탄트의 사업을 분야별로 확장해 다각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2017년 6월에 3개 기업을 동시에 폐업한 것은 부채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채가 해결되면서 동시폐업을 결정했다"며 "기업을 많이 설립한다고 (정부 지원금 등) 실익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다수의 창업 경력이 '스펙 쌓기용' 아니냐는 지적에 조씨는 "실제로 지방에서 사업하면서 그런 말을 들었지만, 저는 창업이 스펙으로 쓰이기 전에 시작한 경우다. 제가 창업한 지 2~3년차 되니 대기업에서 창업을 스펙으로 보기 시작했다"며 "결코 스펙을 쌓기 위해 창업한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